아라의 당구홀릭 1 아라의 당구홀릭 1
아라.폴 지음, 김정규 감수 / 글로벌콘텐츠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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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3학년 시절, 담배연기 자욱하던 당구장 구석에서 처음 큐대를 잡았을 때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결국 대입 재수와 맞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지만 큐대를 떠난 공이 목표한 공을 맞을 때 딱!~ 울리던 경쾌한 소리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쾌감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수많은 시간과 셀 수 없이 많은 꼬깃돈을 갖다 바치며 얻었던 당구실력 250... 타고난 몸치에 운동신경이 부족한 내게 이정도 성과면 그래도 잘한 편이라 애써 만족하며 살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료들과 당구를 할 때 나타났던 기복있는 플레이는 결국 당구를 어깨너머 배웠던 기본기 부족임을 절감하게 만들었다.

 

세월이 변하면서 당구에 대한 일반이 시선도 상당히 누그러졌고(내가 들락거렸던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만 해도 동네 건달들이나 다니는 곳이 당구장이라는 인식이 강했었다.) 이를 반영하듯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당구서적들도 당구를 배우고 싶어하는 이들에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지만 만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독자들의 가독성과 시각적 효과를 배제한체 이론만 장황하게 늘어 놓은 책들은 오히려 혼선을 불러일으킬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아라의 당구홀릭1>은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일러스트레이트를 도입하여 독자들의 이해와 가독성을 높였고 특히 당구의 저변확대를 위해 그간 노력해 온 전 당구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김정규 프로의 감수를 통해 정확한 당구기술 보급에 신경을 써서 출간하였다.

 

모든 스포츠의 관건은 기본기이고 기본기가 얼마나 충실하느냐에 따라 동일한 잠재력을 갖고 있더라도 그 결실의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수없이 많은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의 당구실력이 얼마나 거품이었고 형편없는 기본기로 인해 늘 안정적인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브릿지의 흔들림, 스탠스의 어중간함, 상황에 따른 큐대 그립의 다양화, 스트로크의 부정확성으로 인한 수구의 두께조절 실패 등은 결국 탄탄한 기본기가 마련되지 않은 채 우격다짐으로 쳐왔기 때문이다. 결국 한동안 당구를 안쳤기 때문에 과거 내가 쳤던 점수를 낮추고 치겠다고 우겼던 것은 스스로 기본기가 형편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라의 당구홀릭1>은 당구의 기본을 익히는데 충분한 도움이 될 것이다. 시리즈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아주 기초적인 자세, 브릿지와 스탠스, 스트로크와 공의 두께조절 등에 치중하고 있지만 이 부분만큼이라도 완벽하게 마스터한다면 기본기가 충실하지 못한 채 허우적 거리는 다른 이들에 비해 훨씬 빨리 당구 점수를 높일 수 있으며 기복없는 플레이로 상대와의 긴장감 넘치는 점심내기에서도 위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 강조하는 스트로크와 공들의 분리각 계산, 밀어치기/끊어치기 등 샷에 좀 더 주의 깊게 공부하고 연습하면 당구가 훌륭한 레크리에이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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