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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속 숫자의 거짓말 - 정부와 여당, 기업, 정치가는 통계로 우리를 어떻게 속이고 있는가?
게르트 보스바흐 & 옌스 위르겐 코르프 지음, 강희진 옮김 / Gbrain(지브레인)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현 집권여당의 대통령 선거에서 내세운 슬로건이 있었다. 이른바 '747공약'....
세금은 줄이고, 간섭과 규제는 풀고, 법치주의를 확립하여 7% 성장, 4만불 소득, 세계 7위 경제를 이룩하자는 이 공약은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자신의 목표와 정책을 설명하는데 통계 숫자만큼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알리는데 제격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747공약은 허공에 뜬 '공약(空約)'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면에 자리한 현 대통령의 실상보다는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미지 포지션과 함께 사용된 '747공약'의 상징성이 그를 대선에서 어마어마한 표차로 당선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이 숫자를 달리(?) 해석하거나 적절히 수정해서 이용한다면? 수치가 가지는 공신력 높은 이미지가 정부 공무원, 기업, 정치가들의 아전인수격 해석이나 숨은 의도가 가미된다면 의미없는 숫자의 나열일 것이다. 하지만 통계 숫자 그 이면에 의도를 국민들이 알아차리기는 쉽지가 않다.
<통계 속 숫자의 거짓말>은 어떻게 정부, 기업, 정부산하단체들이 자신의 업적을 부풀리거나 실책을 숨기기 위해 통계를 이용하는지 사례와 통렬한 비판을 통해 실상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유용한 역할을 해 준다고 볼때 그 효과는 아마 우리나라가 더 크지 않을까 싶다. 물론 외국인 저자이지만 외국 역시 통계숫자의 속칭 '맛사지'(연구기관이나 통계 관련 업무를 하는 이들은 통계숫자의 조정을 통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연구결과를 도출할 때 숫자를 '맛사지'한다고 했었다. 지금도 그런 용어를 사용하는지 궁금하지만..)를 통해 국민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여론을 호도하는 데 있어서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성장 일변도의 정책을 유지하는데 골몰하고 국민들 역시 성장률에 큰 관심을 보이는 우리나라라면 더욱 통계 숫자의 해석을 유리하게 가져감으로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유혹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이 실상을 알게 된다면 각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의료보험 ( 건강보험 ) 지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마찬가지다 . ( 인구 고령화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 해마다 물가가 오르니 지출이 늘어나는 건 당연하다 . 물가상승률을 감안하거나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을 놓고 살펴봐야 정확한 비교가 된다 . 변수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통계는 전혀 다른 결과를 끌어낸다."
통계는 분명히 우리가 어떤 사안을 바라보는데 중요한 판단지표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통계는 이용하기에 따라 현상을 미화하고, 허풍을 떨고, 대중을 호도하고, 현실을 조작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숫자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숫자를 올바르게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통계자료에 대해 스스로 의심하고 확인하는 방법이 그 활용법에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