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없다
댄 바커 지음, 공윤조 옮김 / 치우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 세계 출판가를 들썩이게(?)했던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는 서문에서 이 책의 독자들을 고해신부로 지칭한다. 저자인 댄 바커가 독실한 기독교인의 삶을 떠나 무신론자 내지 불가지론자로 남은 생을 살아가는 과정에 대한 고백을 독자들에게 마치 신부 앞에 자신의 어리석었던 삶을 털어 놓기 때문이다.


<신은 없다>는 사람들이 마주치기를 꺼려했을 정도로 광신적인 전도자이며 복음주의에 입각한 기독교 근본주의 삶을 살면서 저명한 종교인으로 살아왔던 댄 바커가 19년간 몸담았던 세계에서 무신론자 내지 불가지론자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독실한 종교인이었던 그가 정반대의 세계로 발을 들여 놓기까지 겪었던 신앙에 대한 고뇌는 만만치 않은 몰입도를 갖게 만든다. 이 책의 주제에 대해 기독교인들은 물론 불쾌감 내지 부담스러움을 느끼겠지만 여러 나라를 종횡무진하며 펼쳤던 독실한 전도생활과 신앙심을 나타낸 처음 100여 페이지 가까운 분량은 좀 더 깊은 신앙심을 갖기를 원하고 이를 실천하기를 노력하는 수많은 기독교인들에게  귀감이 될 정도이다. 물론 그 이후는 종교인으로서 쌓아 올렸던 그의 성과와 지위를 버리는 과정이니 외면하고 싶겠지만...


<신은 없다>는 단순히 깊은 신앙생활을 했던 저자가 자신의 종교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택하는 것만을 묘사한다고 생각하면 금물이다. 저자는 자신의 결정(기독교를 버린 것)에 대해 합리화와 기독교를 비난함으로서 독자의 시각을 끌지 않는다. 그보다는 종교를 가짐으로서 기대하게 되는 삶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신에 대한 의지는 믿음과 종교를 갖지 않는다고 해서 없어지거나 ‘탕아’의 세계로 빠지는 것이 아님을 무신론자가 된 그의 삶을 보여줌으로서 증명해 낸다.


자신의 마음 속 불안함을 평정하고 개인적 수양을 통해 삶에 대해 좀 더 너그러워지고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 신앙인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라면 요즘의 종교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을까?


독실한 종교생활을 하는 기독교인들도 자신의 삶의 자세와 다르다는 이유로 외면하기 보다는 또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 그중에서도 자신들의 삶을 같이 하다가 그 세계로 정착한 이의 고해성사를 보면서 좀 더 다른 시각, 미처 깨닫지 못했던 시각에서 종교를 바라보는 측면에서 쓴 약을 복용한다는 심정으로 읽어보길 권한다.


 성경에서 나오는 하늘에 맞닿기 위한 바벨탑을 쌓던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벌을 내리셨던 하나님은 지금 교회의 대형화와 세속화에 왜 침묵하고 있을까? 자신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타 종교에 대한 배려보다는 도발을 서슴치 않고 정치세력화를 꾀하며 목사직의 세습을 통해 부를 독점하는 모습은 아무리 일부 교회의 문제라고 하지만 오랜 기간 고쳐지지 않는 점에서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을 기독교를 비난하거나 기독교인들의 편협(?)한 시각을 바로 잡는데 좋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저자와 이 책이 의도한 바를 잘 못 이해한데 따름이다. 그 보다는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종교에 대해 접근하고 삶에 동반자로서 의지할 수 있으며 개인적 수양을 통해 자신을 내면적으로 한층 더 성장시키는 데 적합한지 결정하기에 앞서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으로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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