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민주주의의 모험 - 대립과 분열의 시대를 건너는 법
신기욱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6월
평점 :
잊혀지고 싶다던 前대통령은 수시로 SNS를 통해 근황을 전하면서 분란을 일으킨다. 이정도면 가히 역대급(?)이 아닐수 없다. 물론 그를 지지하는 문빠들은 엄청난 반론을 제기하겠지만 상당수가 수긍하고 있다면 그 이유에 대해서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의 모험-대립과 분열의 시대를 건너는 법>에서 1983년 미국을 건너간 이래 40여년간 활동해 온 저자의 진단을 보면 더욱 그 확신을 공고히 하게 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적폐청산은 민주주의를 일부나마 발전시켰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고 단언한다. 특히 정치적, 이념적 이해를 달리 하는 반대편을 악마화해 오히려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했고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갔다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정권이 교체되어 한국 민주주의의 후퇴가 멈췄지만 윤석렬 정부의 1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여전히 반자유주의, 포퓰리즘, 정치 양극화 등 전 정부에서 극단으로 치닫던 이슈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반대편으로 질주하는 정치집단의 모습에 ‘올바른 다스림’이 무엇인지 회의감을 들게 한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희망을 갖는데서 찾을 수 있다. 현재의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감이 자칫 출구가 없는 위기 상황으로 인식할 수 있지만 오히려 희망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한국만의 독특한 집단 위주 민주주의 현상을 돌아보면 역사적으로 군인, 운동권, 검찰이 직접 권력을 잡은 것인데 앞으로 검찰 중심의 권력이 약해지게 되면 그 후에는 민주주의 토양에 맞는 정치세력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물론 이런 진단에 쉽사리 동의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약점을 보완해서 더 나은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과거에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부패를 걱정했는데 상당히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뀐 점이 달라졌다. 민주주의의 위기 근원과 우리가 민주주의를 좀 더 나은 사회체제로 만들어 가야 하는 지향점을 명확히 설명하는데서 이 책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