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전쟁 1 - 문학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전쟁 70년, 1950~2020 사람의 전쟁 1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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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었다. 몇일 전 늦은 귀가후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되던 비무장지대인 화살머리고지에서 정전 이후 최초로 전사자 유해발굴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촬영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었다. 함께 보던 막내 딸이 유엔군으로 참여한 프랑스대대 참전군인의 전쟁회상 인터뷰를 보면서 왜 우리나라를 도와줬는지 솔직히 의문스럽다고 했다. 판에 박힌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자는 정부의 방침에 자신의 목숨을 바쳐 먼 나라로 찾아 온 것이다라고 답해 줬지만 전후세대인 나 역시 이 의문에 속시원한 대답을 줄 수 없음에 안타까웠던 적이 있다.

 

<사람의 전쟁 1/2>는 한국전쟁의 참화를 다룬 책이다. 독특한 점은 70여년전 발발한 한국전쟁을 스토리밥협동조합의 작가들이 대전을 중심으로 벌어진 전쟁과 시대별 해석되는 에피소드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장르도 시와 동화가 있는 반면 당시 전쟁을 경험한 세대들의 인터뷰를 통해 철저하게 사실 위주로 묘사해 내고 고발한 르포 형태가 있으며 소설, 희곡의 전쟁문학도 배치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전쟁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새살이 돋도록 삶의 여유와 의미를 다시금 부여하는 역할을 트로트 가요들이 했었고 이에 대한 비평문이 들어가 있는 점이다. 전쟁 당시 수복된 서울 명동거리를 거닐던 가수 고 유호씨는 작곡가 박시춘을 우연히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전쟁상황을 이야기하다 노래가 바로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라는 가사로 유명한 <전우여 잘 자라>가 탄생하게 되었다는 점, 이 외에도 <전선야곡>과 독특한 바이브레이션 창법의 대가 고 현인의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1.4 후퇴때 월남한 실향민들의 고단한 삶을 표현해 내면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이 책 2권은 멀티미디어북으로 엮었다. 처음 얇은 책자를 펼쳤을 때 주로 삽화와 사진 위주여서 1권을 보충 설명해 주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QR코드를 배치해 놔 여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고 구동시키면 다양한 영상과 인터뷰 음성을 들을 수 있다. 1권의 희곡도 연극배우들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상당히 인상깊다. 이는 IT 위주의 4차산업혁명을 거치고 있는 현세대가 전쟁이라는 무겁고 암울한 주제를 접근하는데 좀 더 용이한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작가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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