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승리를 얻을 수도 있고
재앙을 겪을 수도 있지만,
그 두 가지 허깨비를 똑같이 취급해야 해요.
난 의무적인 독서는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요.
의무적인 독서보다는 차라리 의무적인 사랑이나
의무적인 행복에 대해 얘기하는 게 나을 거예요.
우리는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해요.
: 보르헤스
p. 15 또 다른 비밀의 섬을 얘기해 볼까요? 맨해튼을 얘기하는 건 어때요? 맨해튼을 생각할 때, 사람들은 뉴욕을 공공의 도시로 생각하죠. 그렇지만 여러분들은 그 도시에 눈이 멀게 돼요. 태양에 눈이 멀게 되듯이 말이에요. 태양은 물론 비밀스러운 것이에요. 오직 독수리만이 태양을 볼 수 있다고 하죠. 나는 뉴욕을 볼 수 없어요. 내가 눈이 멀어서 그런 게 아니고, 뉴욕이 내 눈을 멀게 해서 그런 거예요. 동시에 난 뉴욕을 사랑해요. 나는 뉴욕을 말할 때 즉시 월트 휘트먼을 떠올리죠. 오클랜더 이곳에 앉아 계신 모든 사람들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알고 싶어 합니다. 보르헤스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나는 그 사람이라면 넌더리가 나는 걸요. : 카페에서 읽고 있다가, 푸하하 웃음이 터질 뻔했다. 내 웃음소리 엄청 크다고 소문났으니, 막 터졌다면 큰일이었지. -_- 카페에 몇 사람 더 있었는데, 민폐 끼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하며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
p. 16 오클랜더 우리에게 당신만의 도서 목록을 알려주시겠습니까? 젊었을 때 어떤 책을 즐겨 읽으셨는지요? 보르헤스 지금도 즐겨 읽는 책들이에요. 나는 스티븐슨을 읽고, 키플링을 읽고, 성경을 읽고, 『아라비안나이트』를 에드워드 윌리엄 레인 번역본으로 읽고, 나중에는 그걸 버턴 번역본으로 읽었지요. 그리고 그 책들을 다시 읽고 있어요. 나는 살아오는 동안 적지 않은 책을 읽었고, 그걸 다시 읽는 경우도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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