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02

나는 그때 그곳에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긴 시간을 흘려보내기 위해
이 세상의 모든 것과 싸웠다.
그러나 그 시간은 결국 끝났다.
기다리는 대상이 소중하면 소중할수록
그 시간은 아픔이 되고 슬픔이 되고
끝을 알 수 없는 우물이 된다.
지금도 나는, 그때의 그 시간을 떠올리면 아득해진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때 난 그곳에서 평생을 기다렸다, 라고.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렇게 간절히 기다렸던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이미 오래전에 잊어버렸다.

 

 

- 그때 나는 그곳에서 평생을 기다렸다,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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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13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왠지 저도 훗날에 저 대사를 읊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잔잔한 피아노곡을 듣고 있는데. 어쩜 이리도 잘 어울리는 글인지.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