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돌된 아들을 둔 동서는 지금 임신중이다.
입덧이 시작되서 힘들다는데..
싸이에서 내 생일사진 보고 전화를 했다.
"형님. 추석이 생일이라고 생각해서..못 챙겨드렸네요"
"아니야. 우리 그냥 안주고 안받기 운동하자"
이러면서 한시간 넘게 통화를 했다.
늦게 퇴근하던 시동생은 요즘 더 늦어져서 밤 12시에 귀가하기 일쑤고..
토요일,일요일도 없이 출근을 한단다.
그렇게 10여년을 살아 본 내가 그 어려움을 왜 모르겠는가?
남자가 놀면서 그러냐? 일하러 가는 남편 잘 챙겨야지..이런 반응들.
정말 상처가 된다.
아이도 같이 키우고 알콩달콩 살고 싶은데 ...
아빠의 빈자리가 커져만 가는걸 보는 엄마의 심정..
"동서..나도 그렇게 살아서 힘든거 알어.
이젠 주변에 애 키우는 엄마들을 사귀어서 같이 시간도 보내고..
점심도 만난거 사먹기도 하고..그래.
안그럼 동서도 우울증 걸리니까..
알았지? " 충고라고 해주어도 힘이 안나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잔소리와 충고가 많아진다.
두돌된 아들 교육에 조언을 구하길래..
"공부보다는 직접 체험하고 책 많이 보는게 공부야.
학교 다니면 아무래도 학습적으로 가르치게 되니까..
7살까지 많이 데리고 다니고 책 읽어줘"
그러면서도 또 줄줄줄...한참을 떠들었다.
동서 주변의 엄마들은 4살된 아이들에게 학습지를 시작했다고..
자신도 언제 해야 되는지 흔들린다고..
엄마들끼리 정보 교환도 좋은데 잘못하면 과하기 싶다.
"동서..자기가 딱 중심을 잡고 목표를 잡고 가야해.
정보 교환도 좋은데 잘못하면 휩쓸려 가거든."
다행인지 우리 조카는 책을 아주 좋아한다.
두돌짜리가 엄마가 책 읽어주면 잘 듣고 있다.
동서 주변엔 책을 읽어주면 거부반응을 보이는 아이도 있단다.
"내 생각엔 그런 아이는 첫째..너무 활동적인 아이일수 있어.
그런 아이들에게 가만히 앉아서 책 읽는거 들으라면 통하겠어?
둘째는 아마 엄마의 말이나 행동에서 책 읽어주는것에
교육적인 목적이 강해서 아이가 거부반응을 보이는것일거야.
아이도 눈치로 다 아는데 엄마가 자꾸 학습적인 목적으로 끌고 가면 재미가 없지.
셋째는 집안에 자극이 너무 많아서일거야. 텔레비젼이나 컴퓨터등이 너무 재미있는데
책이 눈에 들어오겠어? 일단 텔레비젼을 꺼야돼"
이러고 나니 내가 무슨 육아 전문가 같다.
동서도 그렇게 느꼈는지
"형님. 대단하세요" 한다.
ㅋㅋ 아이 둘 키우면 다 전문가가 돼.
동서에게 마지막 충고
"동서가 둘째 낳고 큰아이에게 못해준다고 죄책감이 생길지도 몰라.
하지만 길게 보면 큰아이 입장에선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며 동지가 생긴거고..
형제자매와 같이 커가며 사회를 아는게 가장 큰 공부야.
혼자 크면 자기가 최고인줄 아는데..같이 크면서 좌절도 겪어보고. 동생때문에 부당하고
억울한 대우도 받아가면서 사는법을 배우는거야. 동생과 사이좋게 노는 법도 알게 되고
엄마.아빠 눈치도 보게 되고..그런것은 돈주고도 못 배우는거니까...
동서가 둘째 가진것은 정말 축복이야. "
이쁜 동서...내년 1월엔 입주 아파트에 들어가는데..
이사 잘하고 4월에 순산하길..
이번 추석에 전주로 가서 볼일 보고 시댁을 간다니까..
더 좋아한다.
"형님. 전주 와서 같이 구경 다녀요."
큰동서가 자러 온다면 싫을수도 있겠지만..우리 동서는 무조건 오란다.
나이가 비슷하면 견제하는 동서지간도 있다는데..
아예 어려버리니 부담도 없다.
이쁜 동서와 추석 연휴 재미있게 지내고 와야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