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어머니가 뭐냐하면..
초등학교 각 반에서 몇명씩 엄마들이 지원해서 등교길 교통지도를 해주는거다.
신호등이 있어도 안지키는 아이들도 있고..신호등이 없는 건널목도 있고..
아침 8시부터 30분정도 교통지도를 해주는데..
녹색옷이나 앞치마를 하고..
커다란 깃대를 들고 녹색이면 건너가라...빨간불이면 정지해라 신호를 보내주는데..

수요일에 감기로 헤롱대는데 재진이가 깃대를 가져온다
"엄마. 내일부터 녹색어머니 하시래요"
난 녹색어머니회 안들었는데..ㅠ.ㅠ

녹색어머니를 해도 일학기 이학기 3일씩만 하면 되기에 아주 힘든것은 아니다.
전에 학교에선 일,이학기를 다 섰는데..
일학기에 봉사하신 엄마가 사정이 생기면 바꿔주는데..
재진이 담임선생님은 녹색어머니 신청이 적으니까
임원엄마들에게 도움을 청한듯 싶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너무나 심한 감기에 걸려서 도저히 나갈수가 없다는거..

당장 회장(반장)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가 내일 녹색을 도저히 나갈수가 없는데요.ㅠ.ㅠ"
회장엄마가 아는 엄마를 수소문해서 대타를 세워주었다.
하루만 부탁을 했는데..목요일 오후에도 상태가 안좋아서 다시 전화를 했다.
"죄송하지만..00엄마에게 금요일도 해달라고 해주시면..ㅠ.ㅠ
 제가 토요일은 꼭 설께요"

목,금은 00엄마가 나대신 녹색을 서주고..
드디어 오늘...마스크까지 해서 중무장을 하고 녹색을 섰다.
30분이지만...초등학교,중,고생까지 섞여서 아이들이 많다.

내가 선곳은 중학교앞이라서 우리학교 초등학생은 조금만 지나가는 곳..
중학생들의 두발상태며 멋부린 교복차림을 보니 웃음만 나온다.
부시시한 머리가 뭐가 멋있다고 정성껏 다듬고 다니니..
샤기컷도 아닌 이상야릇한 헤어스타일 하며..
교복도 수선한건지 요상한 것도 많고..
사람 구경하니 30분도 금새 지난간다.

남편은 오늘 연수가 있어서 경북대학교로 출근을 한다고..
차를 두고 버스를 탄단다. 시간도 늦게 나가도 돼서
"버스 타러가면서 나 볼텐데..이쁘게 입고 나와.
 다른 녹색엄마가 자기 볼테니까..알았쥐?" 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남편은 안지나가고..
핸드폰을 했더니..
"건너편에서 지나가면서 자기가 보이기에 손 흔들었더니 아는척도 안하던데.."
한다.
내가 선 반대편으로 지나갔던 것..

나중에 녹색 끝나고 녹색엄마들끼리 길거리에서 자판기 커피 마시면서
"재진아빠가 지나갔는데..난 못봤다"했더니
내 반대편 신호등에 섰던 엄마 왈.
"어쩐지...총각같은 남자가 지나가면서 손을 흔들기에 봤더니
 재진엄마는 아는척을 안하고..
 건너편에 신호등 기다리는 아가씨가 있어서 그 아가씨에게 손 흔드는줄 알았어요.
 남자분이 너무 어려보여서.."

남편이 열심히 손을 흔들어도 내가 아는척도 안하고...
내옆에 녹색불 기다리는 아가씨가 있었으니 착각을 한거다.

내 대타를 해준 00엄마는 얼굴도 못봤는데...추석 지나면 대청소를 하자고 했으니
그때 내가 점심을 사기로 했다.
지난번 청소때는 회장엄마가 점심을 사주셨으니..

어제 아이들 학예회에 참여할 작품을 4시간 동안 만들고 그렸단다.
문제는 다른반 임원엄마들이 오후에 대청소를 했단다.
우리 회장엄마는 그 소식에 사색이 된다.
"어쩌죠? 우리만 안들어 가서.."
"괜찮아요. 추석 지나고 청소 하죠..뭐..3학년은 자기들끼리 청소도 잘하드만.."
대충 넘어가는 나에 비해 걱정이 많은 회장엄마는 고민이 많다.

작년엔 1,2학년만 엄마들이 청소를 들어가 주고..
3학년 이상은 한학기에 한,두번만 했다는데..
올해엔 엄마들이 열성적이다.
내입장에선 그러던지 말던지...대충하면 된다인데..
아이를 맡긴 엄마 입장이 약자가 될수도 있지만..
선생님에게 알아서 기는게 너무 심한듯 싶다.
다행이지만 우리 담임샘은 그런것에 크게 신경 쓰시지 않는편인데..
만약 선생님이 청소등을 자주 해주길 바라신다면 정말 피곤할뻔 했다.

아직 몸이 딱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어제보단 많이 좋아졌다.
오늘도 나갈 계획을 세웠는데..
내일부터 푹 쉬고 재충전해서 추석 연휴를 알차게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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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9-3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쓰셨네요. 저는 한번도 못섰어요..ㅠㅠ;
게을러서리.;; 감기 빨리 나으삼!

달콤한책 2006-09-30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원 엄마이시면서 녹색어머니를 서신 거군요. 저는 녹색어머니이면서 학교 일 하게 된 요상한 케이스입니다 ㅋㅋ
아이가 항상 앞반이 되어 3월 초에 서게 되는데 무지 추웠습니다. 저희는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이나 서 있어요 ㅠㅠ
쌍화탕 하나 사서 드시고 푹 쉬세요. 추석 맞이 컨디션 회복하셔야잖아요^^

sooninara 2006-09-3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일하시는데..아침은 무리시죠.

달콤한 책님. 저도 작년엔 전학오기전 학교에서 녹색했었는데..
일,이학기 다 추울때 걸려서 고생했어요. 그학교는 8시에서 9시까지 섰는데..
이학교는 아이들 등교가 빨라서 8시30분 이후엔 초등학생은 거의 없어요.
30분까지 학교에 가야하거든요^^ 대구시가 아침에 10분씩 독서시간이 있어서
등교가 빨라요. 감기는 시간 지나면 낫겠죠. 감사합니다.

물만두 2006-09-3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 읽고만 갔다가 다시 왔음... 수고했는데 겨울에도 하면 감기 빨리 나아야되겠구만. 그럼 좋은 하루 보내시오!!!

sooninara 2006-09-30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성님. 아니어요. 이번으로 녹색은 끝.^^ 한학기에 3일만 하면 되어요.

클리오 2006-09-30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초등학교들은 점점 학부모(정확히는 엄마)들에게 의존하는 방향으로 가는거죠? 일하기 힘든 사람들도 많은데 말이죠..

sooninara 2006-09-30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사실 제가 쓴 글의 주제는....엄마들이 알아서 긴다며 청소등을 너무 열심히 해준다..입니다. (주제가 안들어나죠? ㅠ.ㅠ)
임원엄마중에서 전업주부들은 특히 학교일에 무심할수가 없고 그러다 보니 열성적이 되고..그러면서 점점 더 부담은 커지고..그렇다고 나 몰라 할수도 없고..
그런 상태인것 같아요. 선생님들이 의존한다기 보다는 엄마들도 문제가 있어요.ㅠ.ㅠ 선생님의 말한마디, 다른반 엄마들이 뭐했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것은 정말 피곤한 일인데..그런 일이 일어나더군요.

클리오 2006-09-3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일부러 와서 다시 안써주셔도 보러 오는데... ^^ 맞아요, 저도 비슷한 생각. 사실 급식도우미 같은 것도 힘들텐데.. 엄마들이 해주면야 교사들은 편하고, 그러다보면 더 바라게 되고.. 악순환이 되고. 초등은 또 다른 반들과 너무 비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3학년 정도라면 청소 안해줘도 되는거 아닌가요. 어떤 엄마가 일을 맡느냐에 좀 달려있는 것 같고, 같이 안하면 또 삐지고.. 아줌마, 애기 엄마(!) 사회는 푸근하긴 하지만 가끔 이상한 삑사리가... 애 친구 엄마들은 골라만날 수가 없는거잖아요... ㅎㅎ 이제 남일 같지가 않은가봐요, 벌써... ㅋ~

sooninara 2006-09-30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흔들리니까..더 문제가 돼요. 우리 회장엄마도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세우시는 편이라서...그 옆에서 무조건 "그냥 대충 해요. 됐어요" 하기엔 저도 마음이 약하고..ㅎㅎ
너무 그래도 저만 재수없는 엄마가 될까봐 그냥 따라가는 편이예요.

전호인 2006-09-30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을 위해 신호등에서 깃발을 들고 계실 님을 한번 상상해 보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프레이야 2006-09-30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도 아직 덜 나은 것 같은데 아침부터 고생 하셨네요. 여기 희령이 초등학교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고 길을 건너지 않아도 되어서 엄마들이 이런 봉사를 할 필요는 없어 다행이에요. 전에 큰아이 초등학생땐(다른 동네) 저도 이거 몇 번 했었죠. 엄마들이 교실청소에 급식도우미에 어떤 선생님은 소풍 때나 견학때도 도움을 청한다고 하더군요. 맘에 안 듭니다. 제 친구같은 경우는 3학년 딸아이가 좀 산만하여서 이런 경우에 앞장서서 도우미로 나서더군요. 선생님 눈밖에 날까봐요. 반면에 희령인 2학년인데 젊은 여선생님이 작은 빗자루를 개인소지하게 해서 아이들 스스로 자기주변을 쓸게 해요. 야무진 선생님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