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교양서적을 구입하는데 투자하는 비용은 얼마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3·4분기 전국 가구당 월 평균 서적·인쇄물 지출액은 1만397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월평균 소비지출액인 204만8902원의 0.5%에 불과한 수치다.
서적·인쇄물 지출액은 신문과 잡지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학습용 교재·참고서를 제외한 동화·교양서적 등까지 포함하고 있다. 신문구독료가 월 1만2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책 구입비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얘기가 된다.
과거보다 도서 구매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제로 수준이라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산하 출판연구소가 2004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도서(참고서 제외)와 잡지 구입비가 가구당 월 평균 1만400원(도서 8800원,잡지 1600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여기에는 신문 구독료가 빠져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일반도서의 연간 매출규모는 2조5000억원으로 이를 4800만명으로 나눴을 때 1인당 월 평균 4333원으로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할 때 가구당 월 평균 1만7333원이 된다”며 “책 구입비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신문구독률은 40% 정도인데 모든 가구의 서적·인쇄비 지출액에서 일률적으로 신문구독료 1만2000원을 제외해 도서구입비가 제로에 가깝다는 분석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통계청도 실제 소비지출과 통계지표간에 괴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적·인쇄비 지출액은 가계부에 기재하는 것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기재되지 않은 지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모를 위한 이미용·장신구비는 작년 3·4분기에 월평균 5만9611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월평균 5만7670원보다 3.4%가 늘어 서적·인쇄물의 5.7배에 달했다.
또 작년 같은 분기에 교양오락서비스 지출액은 월평균 6만3587원,교양오락용품기구 지출액은 월평균 3만3859원으로 오락분야 비용이 9만7446원으로 집계됐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