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달에 한번 점심을 먹는 먹자곗날이다.
다들 바쁜 아줌마들이라서 느즈막히 12시에 롯데에서 만나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일찍 만나면 드라이브 가서 점심을 먹는다.)
요즘 보고 싶어진 영화가 오로라 공주..플라시보님의 후기 읽고는 필이 꽂혔다.
같이 보자고 하려니 귀찮아서 나혼자 조조 보러 갔다.
오늘 만날 사람들은 오전에 시간이 없고..다른 사람 데리고 가면 나혼자 점심 먹으러 가야하니 미안하고..
9시30분 조조 보러 들어가니 극장에 10명정도는 앉아 있다.
처음부터 시작되는 살인은..혼자 보기엔 조금 무서웠다.
옆에 아는 사람이 있어야지 "무섭다!! 끔찍하네" 하면서 보기라도 하지..
혼자서 손으로 눈가렸다, 내렸다하며 봤다.
영화 줄거리는 엄정화가 5명을 죽이는데..
마지막에 그들이 죽은 이유가 나오게 되고..
엄정화는 형사인 문성근과 부부였는데..이혼했고,
일년전 6살 딸아이의 생일날..
딸이 유괴되서 성폭행후에 쓰레기장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범인은 비싼 변호사를 써서 정신병으로 인정 받아 병원에서 형기를 채우고 있다.
엄정화가 살인을 저지르고.. 문성근은 혹시하다가 결국 엄정화가 범인임을 알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다른분들의 생각을 봐도 엄정화는 잡히고 싶어한다.
왜? 자신의 딸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이젠 자신말고는 아무도 생각도 안하고 살고 있으니까..
오히려 세상에 알리고 싶어하는것 같다.
문성근은 딸이 유괴된 날, 실종됐다는 엄정화의 전화에 자신은 범인 잡느라 바쁘니까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해 준다.
영화 내내 문성근의 역할에 화가 났다.
엄정화가 수상하다고 생각하고도 혼자만 조사하다보니 결국 엄정화를 막다른곳까지 몰고 간것 같다.
왜 그랬을까?
남자란...화성남자 금성여자를 보듯이 다른 별에서 온것처럼 남녀의 생각과 표현은 차이가 난다.
우리 남편은 머릿속을 들여다 보면
회사일 30%+온라인 바둑두기20%+은영이 30%+재진이10%+나머지 10%가 아닐까 싶다.
단순하다면 단순하고..옆에서 볼때 답답할때가 많다.
그렇다고 울남편이 특이한 남편이야 하면 그렇지도 않다.
주위에서 보기엔 그정도면 쓸만하다고 하는데도 여자가 보기엔 답답하다.
문성근은 아이를 잃은 슬픔에 힘들어하는 엄정화에게 힘이 되주지 못한다.
살인을 저지르면서 흘리는 엄정화의 힌트는 문성근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아닐까?
아이가 그날 겪은일을 아빠도 다 알텐데...엄정화가 일을 저지르고 나서야
문성근은 아차!! 싶어서 뒷북을 친다.
엄마처럼 그날일을 뒤돌아 본다면 추리했다면..하지만 직업이 경찰이지만 문성근은 알지 못한다.
이것은 부부간의 단절..소통의 부재를 말한다.(이혼은 했지만)
문성근은 엄정화에게 '대화를 하자'고 하지만 엄정화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마지막에 엄정화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소리친다. 아이 목소리로..
왜 남편이..아빠가 그전에 그런 마음을 치유해 주지 못했을까?
엄정화가 가장 용서 하지 못하는 존재는 바로 자신이다.
그날 아이를 그런 상황에 몰아넣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자신..엄마..
결국 이 모든 복수는 자신을 향한 복수가 아니었을까?
영화 내내 불편한 점..나비효과처럼
~~ 했다면...이렇게 했으면 아이가 안 죽었을텐데..
순간의 선택이 삶과 죽음을 바꾸기도 한다.
나이에 따라 영화에서 받는 느낌이 다르다는것..
오로라 공주란 영화를 난 부부 관계에 더 신경을 쓰고 보게됐다.
영화끝나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데이트 하는듯한 대학생 커플이
"재미없다" 하는데...
속으로 너희들도 아이 낳고 살아 봐봐..생각을 했다는...
(추신: 세계에서 가장 낮은편에 속하는 출생률..아이 안낳는 여자들에 대한 마녀재판식 책임론들..
일하는 여자가 아이 맡길 환경이 안되는 대한민국을 욕하고..바꿔야할것.
오로라 공주는 그래서 죽었기에..)
(추신2: 친절한 금자씨를 안봐서 비교가 안된다. 비디오로 봐야지
엄정화 연기가 물이 오른듯..
볼에 보톡스를 맞았는지..부담스럽긴 했지만..연기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