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가을산님의 페이퍼처럼 1,2,3,4..이렇게 번호 붙여서 간단하게 근황을 쓰려고 하다가..
실패해서 책상 이야기만 길게 써버렸다.

2번째 이야기.

우리문고 회장님을 맡아주셨던 분이..남편의 병으로 여름에 그만두셨다.
나보다 한두살 많은 분으로 이년여를 문고를 같이 끌어오던분이라 참 서운했었다.
남편이 폐가 안좋다고..병원을 왔다갔다하시고..시골로 요양을 간다고 하다가 다시 올라오고..
우리끼린 상태가 안좋은것 같다고 했었지만 본인이 뭐라고 말을 안해서 몰랐었다.

목요일 아침 전화가 왔다.
"00씨 남편 돌아가셨어요. 00병원이니 가봐요"
전화를 받고 손이 떨렸다. 가슴은 콩당콩당..
습관적으로 문고 봉사자들에게 전화를 했다.
"00씨 남편이 돌아가셨답니다. 오늘 같이 가실래요?"

대학교때부터 사귀어서 졸업과 동시에 결혼 했다고 하는 동갑내기 부부..
남편분은 나는 잘 모르지만 부부사이가 엄청 좋아보이던 부부였다.

목요일이라 여성회관에서 독서논술을 듣고 2시쯤 두명과 만나서 병원을 가기로 했다.
부시시한 머리를 다듬고 화장을 하고 검정 투피스에 구두까지 신고..
여성회관을 가니 다들 놀란다. 모자 쓰고 운동화에 화장도 안하고 배낭 매고 다니다가
갑자기 스타일이 달라졌으니..

병원을 가보니 불면 날아갈듯한 앙상한 어깨의 그분이 보였다.
"남편이 미워.우리만 두고 먼저 가고.."
세명의 아줌마는 말이 막혀 위로도 못해주고 눈물만 흘리다 왔다.

폐암이었단다.
올봄에 남편이 폐암이라고 해서 농담인줄 알았다고..
"이렇게 갈줄 알았으면 살아보겠다고 그 고생 안하고 여행도 다니고
영화도 보면서 즐겁게 남은 시간을 살기나 할것을...살아보겠다고.."

태어나는 순서는 있지만 저 세상 가는 순서는 없다고 한다.
내주변의 사람들에게 마지막 날인것 처럼 사랑한다고 말해주자.

 

세번째 이야기.

이것도 죽음에 관한거라 말하기가 ...그렇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이야기 해봐야지.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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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10-24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부사이가 넘 좋아도 시기하나봐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나저나 세번째 이야기 궁금해요.

sooninara 2005-10-24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찌찌뽕^^
세번째 이야기라고 거창하게 제목만 썼더니..가슴이 너무아파서 조금 쉬었다 쓰려구요. 쓴김에 써버릴까요?

비로그인 2005-10-24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일이 있었네요. 아흐...친분있는 사람들의 죽음, 정말.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ㅠ_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피곤하실텐데. 오늘은 이만 쓰시고 쉬시는게 어떨까요? ^-^

sooninara 2005-10-24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은 가족이 안됐지..나도 옆지기에게 갑자기 잘해주고 있다니깐.

ceylontea 2005-10-24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더라도 역시 살아보겠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