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커피를 잘 안마신다..달콤 쌉쌀한 그맛을 싫어하는것은 아니지만 카페인이란 성분이 내 가슴을 콩당콩당 뛰게 만들어서 오후에 커피 한잔 마셨다간 밤에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일수 있기때문이다..
커피 중독인 사람을 많이 보았는데 아침에 눈뜨고 나면 한잔 마시기 시작해서 하룻동안 몇잔씩 마신다고 한다..나도 예전에 일할때는 하루에 몇잔을 마셔도 끄덕 없었으니, 요즘 한잔 마셔도 효과가 직빵인것은 커피를 안마시기 때문에 카페인에 내몸이 무방비하기 때문인가 보다..
내가 마시고 싶어서 일부러 타 먹진 않아도 여러 모임이나 동네 아줌마들과의 수다시간에는 한잔씩 마시게되고...어쩌다 두잔을 마시는일도 생기는데 그럼 하루종일 가슴이 두근거려서 이젠 한잔 이상은 사양하던지 녹차를 마시곤 한다..
오늘 오랫만에 나혼자 우아하게(?) 커피를 마셨다..어젯밤에 올림픽의 꽃인 남자 마라톤을 보기위해서 잠을 설쳤더니 눈이 붙어서 도저히 못 참겠다..이봉주가 일등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모르것은 아니지만 올림픽에서 우승하기가 쉬운것도 아닌데..언론에서 몇일전부터 계속 이봉주를 우려 먹는것에 염려가 됐다..황영조가 해설하던 SBS방송도 잠시 봤지만, 다른 방송보다 해설이 뒤지는것 같아서 채널을 돌렸다..
황영조는 올림픽 마라톤 우승후에 은퇴해서 지도자의 길을 가지만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이봉주는 계속 현역으로 뛰고 있다..이봉주가 자신이 올림픽 금메달을 딸거라고 믿어서 현역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오히려 다른선수들의 견제와 부담스러운 팬들의 기대속에서 더 외롭고 힘든 싸움을 하리라 생각된다..일등하면 본전이고 성적이 나쁘면 욕얻어 먹는 신세...그런데도 몇년째 묵묵히 마라토너로서 열심히 운동하는 이봉주 선수가 좋다..
황영조 선수도 이유가 있겠지만 올림픽 우승후에 금방 은퇴한것은 어려운 운동을 그만 쉬고 싶어서이지않을까...황영조는 지도자로서도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성공적이지 못한것 같은데..두 마라톤 스타가 비교되서 보여지는 밤이었다..
그리고 이봉주선수..올림픽에서 아쉽게 14등을 했지만...그래도 봉주르 라이프 만세다...!!! 나이도 있지만 현역으로 열심히 뛰는 그가 자랑스럽고...성실한 선수 생활처럼 앞으로 은퇴후에도 좋은 지도자가 되리라 기대된다..
어젯밤의 또 다른 스타 브라질의 리마 선수...25km부터 선두로 나와서 2위 그룹과 30여초 차이로 거리를 벌리면서 역주를 했다..자신에 찬 그의 발걸음을 보면서 저렇게 계속 가면 우승을 하겠구나 싶은 찰라...이상한 관중의 진입으로 갑자기 관람객들에게 밀려서 몇초만에 다시 레이스를 펼칠수 있었다..그사이에 다리에도 부상을 입었었나 보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마음의 평정을 잃었는지 현격하게 달리는 자세가 안정을 잃었고 속도도 제페이스를 잃고..그사이에 2위그룹에서 다른 선수가 쫓아와서 금메달을 뱄겨 버렸다..
리마선수가 관람객의 난동없이 끝까지 달렸어도 우승을 할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금메달을 딴 선수도 마지막에 힘이 넘치고 자신있게 들어왔기에 정상적인 시합에서도 리마선수를 제끼고 일등을 할수도 있었을것 같다..하지만 리마선수도 선두로 달릴때 자신있는 레이스를 펼쳤기에 제페이스만 잃지않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것이었다..
마지막 우승점을 앞둔 5분여 시간동안 이봉주 선수보다는 리마 선수를 응원하면서 보았다..2시간동안 죽을 힘을 다해서 달려 왔는데 눈앞에서 우승을 놓치다니..저러다가 3등도 못하면 불쌍해서 어쩌나? 리마 선수 제발 3등안에라도 들어 와라....
내기도가 통했는지...리마 선수는 3등으로 들어와서 동메달을 땄다..그런데 더 감동적인 것은 마지막의 리마 선수 모습이었다..나도 이렇게 아쉬운데 금메달을 눈앞에서 날려버린 그는...마지막에 웃으면서 장내 관중에게 손으로 키스를 날리면서 우승점을 들어오는 것이었다..스타디움의 관중들도 이미 전광판으로 리마 선수에 대해 알고 있었겠고..그를 위해서 박수를 쳐주었지만...그가 슬퍼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기쁘게 결승점을 들어오는 모습은 그 어떤 영화보다 감동적이었다..가슴이 뭉클하고 눈물 한방울이 눈가에 맺혔다..
금메달보다 더 영광스런 은메달,동메달이란 소리를 하지만 우린 금메달을 놓쳤을때 너무나 아쉬워 한다..조금만 더 잘했으면..여자 핸드볼에서 은메달을 땄을때 난 하늘이 무너지게 한숨을 쉬었다..아쉽다면서...그런데 리마 선수는 우리가 접대성으로 말하는 올림픽 정신을 느끼게 해주었다..
리마 선수가 금메달을 놓친것을 아쉬워했다면 이렇게 감동적이진 못했으리라..3등한 리마선수..14등한 우리의 봉주선수...전부 너무 잘했다...여러가지 비리와 상혼으로 얼룩진 올림픽이지만 이런 감동의 드라마가 있기에 우리는 올림픽을 보느라 잠을 설치는가보다..
4년후에 북경 올림픽에서도 이봉주 선수가 뛸지 모르지만...등수와는 상관없이 리마 선수와 이봉주 선수 같은...4년간 연습하고 노력한 선수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또 텔레비젼을 켜고 잠을 설치리라.....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 ,동메달이라고 아쉽다는 배부른 소리 하지 말자..메달을 못 땄다고 죄인처럼 미안해 하지 말자..우린 4년 동안 고생한 그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왔는가? 고생한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자...짝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