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superfrog > 부모되기의 어려움..

하지만 과연 그럴까. 무분별하게 사랑만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가하는 피해를 깨닫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가 과연 올바로 성장하는 것일까. 왜 그 아이의 부모는 아이에게 조용히 해야 한다는 걸 말해주지 않는 것일까. 결국 그렇게 자란 아이는 '유치원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들'을 깡그리 무시한 채, 목소리 크고 술마시면 노상방뇨를 하고 지나가는 아가씨를 흘낏거리는 파렴치한 아저씨가 돼버리는 것이다..

아이가 저지르는 잘못이, 아이에게는 아이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지만 그 면죄부가 부모에게도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부모들은 깨닫지 못한다. 고스란히 자신의 앞으로 돌아오는 책임이라는 것을 모른다.

한 아이의 부모가 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올바른 아이의 부모가 되기는 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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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님이 철없는 아이와 싸가지없는 부모덕에 맘고생을 하셨다..

나는 어떤부모인가? 내가 남보다 도덕적이라서가 아니라 성격상 생겨먹은게..맘이 차가와서 그런지 우리아이들에게 엄청 엄격하다....재진이가 아주 어릴때부터 투정은 안들어주고..원칙으로 정해놓은것을 벗어나면 무자비하게 응징했다...그것은 은영이도 마찬가지지만 둘째라서 그런지 개김성이 강하고 고집이 쎄서 그나마 조금은 엄마의 자비심을 받고 컸다..불쌍한 재진이는 큰아이라서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너무 잡아서 키우긴 했다..그리고 아이들에게 사랑표현에 인색했다고 자책한다..왜그리 아이들에게 엄하게만 했는지..ㅠ.ㅠ

내가 생각한 부모란 아이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쳐야하고 아이 스스로 하게끔 만드는것이 당연했다..그런데..은영이 친구인 남자아이는 아직도 옷을 엄마가 입혀주고 양말을 신겨준다고 한다..나는 단추중에 똑딱단추등 은영이가 하기 힘들어 하는것 외에는 절대로 안해준다..당연히 자기혼자 옷입고 준비 다하면 엄마가 머리만 묶어준다..어릴때부터 옷을 안입혀주어서 아이들도 당연한줄 안다..재진이도 학교에서 동물가면 만들기를 숙제로 내주었다..혼자하라고 시켰다...처음부터 내가 만들어주면 자꾸해달라고 할것 같아서...재진이는 혼자서 미용실에가서 머리 자르고 온다..오천원 한장 쥐어주면..미용실에서도 단골이라 알아서 잘라준다..게으른 엄마가 내세우는 '느림보 학습법'이 나에겐 딱이다..엄마가 게을러야 아이가 클수 있다..아이가 스스로 하게끔 내버려두는것이 필요하다..부족하고 맘에 안들어도 아이를 믿어보자..

책임감있는 아이로 키우기..남에게 피해 안주는 아이로 키우기가 나의 목표라고 할수 있다..글쎄? 본인도 모자른 인간이 왜 아이들에게 이렇게 엄격할까...나는 오빠가 하나 있다..나보다 6살이 위인데..지금 올케와 6살 조카와 사는데..경제적 능력이 없다..아니 대충 벌어서 조금 먹고 살만하면 일저질러서 쪽박 찬다..게으르고 책임감 없고...평생 아이같은 사람이다..술,친구, 도박 다 좋아한다..말만 번지르하고 인물도 멀쩡하다..아니 어른들이 보면 잘 생겼다고한다..그런데 왜 이리 답답하게 사는지..그뿌리를 찾아가보면 우리 외가 쪽이 문제가 있다..친가 ,외가 다 8남매이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셨고..땅이 꽤 있어서 가난하진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그런데 다른점은 친가쪽은 8남매가 다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고 알콘달콩 산다는거고..외가쪽은 큰딸인 우리엄마와 돌아가신 작은딸인 이모가 잘 산다는것 외에는 둘째외삼춘부터 막내외삼춘까지중에서 두아들 뺀 4아들이 약간 한심하게 살다가 일찍 돌아가셨다..그런데 우리오빠가 외가쪽의 외삼춘들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것이다..

그래서 나는 재진이를 어려서부터 외삼춘같지 않은 책임감 있는 사람 만들기로 키우고 있는것이다..아니 지금에서 생각해보니 나에게 그런 잠재의식이 있었나보다..말도 처음 배울때부터 존댓말만 시켜서 지금도 주변에서 말 잘한다고 이쁘다고 한다..그러나 아이는 아이인건지 그래도 부산스럽고 부족해 보인다..내가 우리 아이들 잡는거 보면 옆에서 뭐라한다..아이가 다 그렇지..우리아들 기를 엄마가 다 죽인다..칭찬에 너무 인색하게 살아온것이다..오히려 지금은 오버도하고..일부러 칭찬하면서 키운다..

어제 보리밥먹으러 갔는데..일행중 한엄마가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5살,7살 아이를 유치원을 안보내고 있어서 데리고 왔다..그런데 아들놈이 자꾸 징징거리고 엄마에게 투정을 부린다..큰딸아이도 귀걸이가 없어졌다니..뭐가 어떻다고 계속 엄마에게 요구를 했다..아이들때문에 계속 왔다 갔다 제자리에 앉아 있지도 못했다.이엄마는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체할것 같다고 한다..같이 밥을 먹는 일행으로 나도 체할것 같았다..내가 한마디 했다.."내가 oo엄마라면 작은아들은 한번 혼내고 그래도 말안들으면 나가 있으라고 벌을 세운다. 큰딸아이는 지금은 식사중이니 식사 끝나면 귀걸이 찾아준다고 말하고 그냥 앉아서 밥을 먹는다. 내가 먼저 밥 다 먹고 다른 요구를 들어준다..아이들때문에 밥 못먹는것은 바보다"

엄마들도 여러 유형이 있어서 정답은 없다..예스맘들은 아이들의 요구에 끌려다니면서 지치고 힘들어한다..노맘은 엄마가 법이요 진리라 아이들의 요구보다 엄마의 명령이 먼저다..물론 두엄마의 혼합형이 좋은엄마겠지만...어제모임에서 다른한엄마와 내가 계모형이라서 우리들은 비슷하다..이엄마는 아이를 셋을 키우기에 왠만하면 아이들에게 참견을 안하고 혼자 하도록 하는것이 비슷하다..그리고 아이때문에 밥 못먹는다는것은 있을수 없다고한다..이것 또한 나와 비슷하다..물론 아이가 어리면 요구사항이 많고 엄마가 들어주어야하지만 5살 이상 정도면 아이도 알거 다 알게되는데 이때부터는 엄마가 어떻게 키우냐에 따라 아이의 행동이 달라진다..주변에 피해를 줄 정도라면 엄마 스스로도 자신의 육아를 뒤돌아 보아야 하겠다..

계모중에서도 최고계모과 (새엄마를 비하하는것은 아니다..)인 나는 아이들을 조금 풀어주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하는 솜사탕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래도 아직도 힘든것은 부모 노릇이다..나중에 우리 아이들은 나를 어떤 엄마로 추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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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5-08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무래도 예스맘 과인듯. 성질이 좋아서 예스가 아니라...가장 큰 원인은 <게을러터져서>인 것 같습니다. 사실, 양말 신는 법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얼른 신겨주고 마는 것이 편하니까요. 아...게으른데다가 미련하기까지 한 이 엄마 밑에서, 딸아이는 점점 고집쟁이가 되어가고.TT

다연엉가 2004-05-08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 만세!!!!!. 나두 그렇지롱^^^^^

다연엉가 2004-05-08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이에 진우밥이....
지금부터라도 시작해도 안 늦을 듯하네요... 잠깐 예진이가 양말 신는 사이 딴 일을 보면 어느새 예진이는 끙끙거리더라도 양말을 거꾸로 신었더라도 신고 있지롱,,, 그럼 돌려주기만 하면 되지롱....그래야 우리 귀차니즘 아지매들이 편하지롱^^^^^

비로그인 2004-05-08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스와 노를 잘 절충한 것이 좋긴 하지만, 그게 정말 쉽지 않죠~ 최소한의 노! 도 설정해 놓지 않은 경우에는 주위에서도 엄청 피곤할테구...전 나중에 어떻게 키울런지...ㅎㅎ

nugool 2004-05-08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똑부러지시는 군요. 미장원에가서 머리도 혼자 자르고 오는 재진이, 정말 놀라운데요. 진형이에겐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아이들 키우는 데 있어서 정답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혼합형이 제일 합리적인데... 에구.. 그게 어디 쉬운 일이야말이죠...ㅠㅠ 요새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있다"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요, 나름대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많더군요.

다연엉가 2004-05-08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너굴님 저도 지금 읽고 있어요. 다 읽어가는데 뭔가 느끼게는 하더군요.

nugool 2004-05-0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항~ 책울타리님께서도 읽고 계시는군요. 부분 부분 잘난척이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어느 분 말씀이.. "시류에 반해서 이것 저것 안시키는 것에 대해 나름대로 위안이 되는 책"이라고 해서 저도 위안 좀 받아보려고 읽기 시작했는데요, 음... 위안이 되었습니다. ^^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상을 심어주는 것이 앞으로 만날 어려운 공부나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뭐 그런식의 이야기가 저는 새삼 절실하게 와닿았어요... 주변사람들도 한번쯤은 읽어 봤으면 싶더군요.

다연엉가 2004-05-08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너굴님 잘난척 부분 있었죠^^^ 그러나 다 덮어주고 ...저도 주위에 학원에다 꼭 1등만 고집하는 엄마들이 꼭 읽어 봤으면 싶었죠...

sooninara 2004-05-10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일하는 엄마야 시간에 쫓기다보니..어쩔수없이 해줘버리게 될것 같네요^^
너굴님...우리아들은 엄마에게 단련되서 혼자서도 잘해요 어린이랍니다..그리고 머리카락이 완전히 직모라서 스포츠나 반스포츠머리만 가능하거든요..그러니 제가 가줄 필요가 없는거죠..
저도 아이인생은~~~책을 보았죠..잘난척이야 본인이 잘났으니 어쩔수 없겠고..초등학교 초보 부모로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으려고 읽었습니다..재진이를 3월,4월 두달 정도 못살게 했는데..처음 학교에 보내보니 요구가 많아지더군요..좀더 잘 해주길 바라는 엄마의 욕심을 비우는것이 중요하겠죠...
울타리님..주변에 그런 엄마는 이런 책 안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