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진이를 입학 시키면서 가장 큰 관심사는 당연하게 담임선생님이다..

제비뽑기도 아니고 누구를 만나느냐가 일년을 좌우하고..

12년동안의 학교생활을 결정지을지도 모르는것이기에..

 

작년에 3월,4월 신문을 보면 엽기적인 선생님이 많이 있었다.

유치원과 구별을 못하는 일학년이 수업시간에 떠들었다고 가방을 싸서 집에 보냈다는 기사...

체육시간에 벌받다가 다쳐서 수술한 아이...학교에 보낼 아이가 있는 엄마맘에는 그기사들이

남의 일이 아닌것으로 느껴졌다.

그불안감에 결정타를 날린것은 우리아들의 유치원 공개수업때...

재진이가 개그맨이 된듯이 분위기를 흐리는데..선생님들도 힘들어하고..

신문 기사속의 아이들이 재진이의 미래인듯 느껴져서 우울해져서 집에 돌아온 기억이 생생하다.

주변의 엄마들은 아들이 밝고 명랑해서 좋다는데..그말이 이렇게 들리거다..

"아이가 산만해서 엄청 찍히겠구만".....그런데 다행히도 가을 공개수업을 가니 차분하게 앉아있는거다..얼마나 고마운지...

입학식에 일학년 오반이라고해서...선생님을 찾아보니...

에구구..너무나 예쁘다...얼굴도 예쁘고 긴머리도 셋팅한건지 웨이브가..그리고 일학년 선생님중에 가장 젊어보인다..

외모로 판단하면 안되지만..나도 예쁜 선생님이 좋다^^

입학식은 선생님 얼굴 보기로 만족하고 돌아왔다..

 

첫수업일인 어제..

재진이는 혼자 간다는데..피곤해서 혼자가라 하고 싶기도햇지만...괜히 챙겨주는 열성엄마인척하면서 아들 손잡고 학교로 갔다..그리고 이층교실에 혼자 간다는것을 또 쫓아가서..교실 유리창에 코박고 수업하는것을 구경하는 열썽...엄마가 되버린것이다..

병아리같은 어린것들이 39명이 있는 교실은 말그대로 양계장이 아닌 꽃밭이었다...

선생님이 수업시작하면서 제일먼저 키대로 세워서 자리잡기를 시킨다.

남자아이들은 교실뒤에서 일렬로 서고..여자아이들은 교실앞에서 일렬로 서고...

키대로 세운후에 아이들에게 자리 찾아가라고하는데..아이들 뭔소리여 하면서 눈만 깜박인다...

선생님이 교실문을 열더니 엄마들에게 도와주실분은 들어와서 아이들 앉히는것을 챙겨달란다..

그김에 7명정도 문에 붙어있던 엄마가 들어가서 아이들을 제자리에 앉혔다.

그다음에 하시는 말씀이.,.,'추우신데 교실뒤에서 수업하는거 보셔도 되요'란다..

이게 원떡이냐 싶어서..그냥 교실뒤에서 구경을했다.^^

1~4분단까지 5줄인데..우리아들은 맨앞줄에 그것도 3분단에 앉았다..

선생님이 재진이 책상앞에서 수업을 진행하기에..우리아들은 선생님을 보려고 머리를 90도로 뒤로 꺽다가..심심하면 책상을 손으로 닦다가..한번 누웠다 일어나고..손톱을 물어 뜯다다..입술에 붙은 각질도 한번 떼어내고..갖은 짓을 다한다..

40분씩 2시간의 수업을 구경하고 그냥 오기 그래서 청소대열에 동참해서 알아서 기는 엄마가 되버렸다..입학전에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이야기..입학초에 청소다녀서 눈도장을 찍어야 일년이 편하다였는데..아랫집,윗집 엄마들도 등교첫날부터 청소간다고하는데..얼굴 간지러워서 어떻게 청소가냐. 다음에 눈치보고 가자했던걸 이렇게 코껴서 청소까지 하고 오니..마음이 뿌듯하다..열..썽엄마 대열에 동참하게된거다..

우리남편은 이런 엄마들의 치맛바람을 뭐라하지만 우리아들의 일년이 편해진다는데..어찌 모른체할수있겠는가..이렇게 스스로를 자위해보지만...청소 한가지에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데..앞으로의 환경미화, 스승의 날등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걱정이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것은 돈으로 약을 안쓰려면 몸으로라도 떼우라고..청소 열심히하라는 엄마들의 충고다..아무래도 나는 청소나 해야겠다..

그리고 오늘은 청소도 못갔다..

내일은 청소를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 선생님 이야기하다가 딴길로 빠져서 청소이야기만했다..

 

일단 재진이 선생님은 예쁘고 따뜻한분인것 같다..옆반 엄마들은 두시간동안 밖에서 기다리느라 동태가됐지만 우리반은 교실에서 히터쬐고 따뜻하게 기다렸으니..선생님에대한 내점수가 마구...상승 곡선을 향하고 있다...너굴님의 글을 보니 앞으로 선생님에 대한 여러 정보를 수집해 봐야겠다. 문방구로 가야할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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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4-03-05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첫날을 그렇게 배려해주시는걸로 봐도 재진이담임선생님은 좋으신분 같아요.....초등1학년담임선생님들은 지긋한나이의 경력많으신분들도 좋지만.....가끔은 의욕에 넘치는 젊은여선생님도 괜찮을듯해요.....전 2,4,5,6학년담임을 그런 갓부임한 젊은예쁜여선생님을 담임했었는데.......괜찮았던것 같았어요....나또한 선생님의 열의(?)에 같이 동참했었던것같기도하고....그리고 울시큰댁형님이 예전에 큰아이 학교들여보내고.....죽어라고 학교에 가서 청소만 해주었다고 하시대요....봉투주는거 못들은척,못본척...그러면서 암생각없이 매일 학교가서 청소만 했답니다.....^^......그리고 올해 둘째때는 한번도 학교에 가보지 않았다는~~~~ㅋㅋ....암튼...내생애의 아이들책에서도 신선한 충격이었지만....내아이의 담임선생님 정말로 염려되는 부분이어요....책에서의 선생님...주위에 많이 있을꺼라고 믿어요....기사화된 선생님이 다가 아닐꺼에요.....

ceylontea 2004-03-05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성엄마 맞네요... ^^
책읽는 나무님 말씀처럼... 첫날 엄마들에 대한 배려로 보면 사려 깊고 좋으신 분인 것 같네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

다연엉가 2004-03-07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현이 학교 보내고 입학식날 딱 한번 선생님 얼굴을 먼 발치에서 보았습니다. 어머니 모임있는 날도 핑계대면 가지 않고 중간에 학예발표하는 날 가서 두번째 선생님 보았습니다. 우리 동네 모 엄마는 제가 간이 큰 엄마라고 하더군요. 자기는 봉투를 선생님 맛있는 것 사드시라고 깔판밑에 넣어 놓고 왔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저는 아이에서 만큼은 제 주관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늘 생각하기에 눈도 까딱하지 않았죠. 그 대신 알림장에 써 있는 것 야무지게 챙겨주고 숙제 야무지게 하고 모든 아이의 것은 딱 부러지게 제가 챙겼어요.
소현이는 1학년때 상도 제일 많이 받았고 선생님께 칭찬도 무지 많이 듣더군요.
소현이의 1학년 담임선생님을 볼때 모든게 엄마들의 자격지심이가 생각이 들더군요.

너무 걱정 마세요.
걱정이 되지만 아이것만 야무지게 챙기세요.
오히려 너무 많은 관심은 선생님을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시고.
재진인 잘 해 낼거예요.
2학년때에는 학교 문턱에도 갈 생각이 안되네요.

다연엉가 2004-03-07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스승의 날엔 획기적인 것으로 준비하세요.
전 그때 가방들어 주는 아이랑 책 두권을 예쁘게 포장해서 선물했어요. 한권은 이름이 생각
나지 않지만.
곧은 선생님은 반갑게 읽었을 것이겠고 안 그런 분들은 책 속에 봉투를 찾아셨겠죠.
전 한해가 끝나고 소현이 선생님께 무지 감사드려요.
그러나 인사도 못드렸네요.
휴대폰 메일 한통 밤늦은 시간에 보냈어요.
"한 해동안 감사합니다"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sooninara 2004-03-07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울타리님^^ 제일순위가 아이가 잘하면 된다는 맞지요...
잘하기를 바라기보다는 안찍히고 안튀기를 바라는 마음이랍니다.
가까이하기도 그렇고 무조건 멀기에도 그렇고..딱 시집식구같네요..선생님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