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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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심오(?)한 제목이라니.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부정하고 싶은 사람들은 살짝 마음이 찔릴것 같은 제목. 거짓말을 하지 않는 다는 말 자체가, 거짓말 이기도 한데, 자신을 소개하는 문장 가운데 하나를 '거짓'으로 말해야 한다면,소설에서는 어려워도, 현실에서는 아주 쉬운일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도 나는 왜 그토록 엄마가 열렬히 삶을 원한다고 단정했을까? 어째서 삶이 누구나 먹고 싶어하는 탐스러운 과일이라도 되는 양 굴었을까? 내가 원했으니까? 매일 아침 엄마가 또렷이 보이길 누구보다 바랐으니까?"/194쪽


"내가 이 편지를 부칠 수 있을까? 나는 이걸 부치고 싶을까? 모르겠어.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어.이제 누구의 자식도 되지 마. 채운아,그게 설사 너와 같은 지옥에 있던 상대라 해도,가족과 꼭 잘 지내지 않아도 돼"/182쪽




나는 아주 오랜만에 김애란 작가의 책을 읽었다. 라고 적고 보니, 가벼운(?) 거짓말 하나가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오롯이 읽은 그녀의 책은 정말 오랜만이지만, <음악소설집>에 실린 김애란작가의 책을 읽었더랬다. 그 덕분에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읽고 싶었던 거다. 그런데 여기에도 거짓말이 또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도서관에 갈때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추천도서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 소개되고 있어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읽고 싶어진거다. '음악소설집' 에 실린 단편을 읽은 덕분에 '이중 하나는 거짓말'에 등장하는 '영어'가 재미있게 다가왔고, 작가의 언어 가운데 하나 이겠구나 생각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은 뭐랄까, 평면적인 느낌이었다. 영화에서, 일상생활에서 너무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그런데 그 인물들에게 '거짓' 말이라는 '삶'이 부여되는 순간 마음 속으로 많은 것들이 나를 일렁이게 만들고 말았다. 그러니까, 그러한 순간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거다. 그리고 그 마음을 작가는 너무 잘알고 있었던 건 아니였을까. 가족과 꼭 잘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단정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그래서..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삶에 어느 정도의 기만이 있을 수 있다는 위로.. 비겁한 변명도 아니고, 작위적인 위로도  아니었다. 살아가는데 어느 만큼의 거짓말은 필요하다는 위로... 거짓말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에, 면죄부 처럼 위로 받는 기분을 받았다. 재미난 주제를 조금은 평범하게 이끌고 간 듯한 기분이 들때의 아쉬움은 있지만, '거짓말'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해 준 점이 좋았다. 거짓말 덕분에 순간순간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책을 읽고 나서 무심코 찾아보게 된 영화  '프라이멀 피어' 에서 '거짓말'에 대한 아주 인상적인 말을 들었다. '거짓말은 사적인 삶을 위해서 남겨 두겠다고...'


 <이중 하나는 거짓말>에 대한 한줄평에 '거짓말' 을 하나 넣어 볼까 싶었는데 쉽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나도 모르게 들어갔다. 모르고 하는 거짓말까지 합치면,숨쉬는 것만큼 거짓말을 하며 살아가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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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갈때마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 을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책으로 꼽아 놓은 이유가 궁금했지만..나는 그냥 무심코 지나쳤다. 그러다 최근 우리나라 소설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면서..읽어 보고 싶어졌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도 그랬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책으로 뽑힌 걸까... 작가의 고향과 연관이 있는 걸까....


/나는 그녀와 산책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연미정입니다/ 내 '최고의 날' 내게 일어난 일은 이렇습니다/내가 말하면 그녀가 듣습니다 그녀가 얘기하면 내가 듣습니다/우리는 함께 웃습니다/그곳에 큰 사건은 없습니다/대신 그녀가 있습니다/ 160쪽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 연미정,제미꼬리를 닮아 붙여졌다는 이름 연미정. 무엇보다 너무 가까이 다른 공간이 있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곳... 그렇게 강렬하게 각인된 곳이라, 소리가 엄마를 추억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나는 '연미정' 이란 이름이 혹시 그곳에서 오지는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거짓말 처럼 예전에 찾았던 연미정 사진을 찾아 보다가, 무심코 서 있는 정자 앞 나무가 조금 특별하게 보였다. 엄마를 생각하는 소리의 마음이 보였고, 소리를 마음으로 걱정하고 있을 엄마(연미정)의 마음....민통선안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묘한 기분이 드는 곳 연미정,.소리 엄마의 이름을 연미정으로 한 이유에는... 어쩌면..아닐까 ..혼자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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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해 놓은 그림첩을 찾아 보다가, 새롭게 보인 그림이 있어 반가(?)웠다. 예전과 같은 기분으로 보였다는 건, 르바스크의 강렬한 무엇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화가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오독하고 싶은 장면..은 나무다. 마치 커다란 개 한마리가 여인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는 것 같은...


얼마전,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 전시에 갔다가 터너의 말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장면이기도 했다.  "자연을 바라보는 모든 시선은 예술을 새롭게 정의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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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있고 감각을 느끼는 곳"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그림이다.(사람 몸의 구조) 문제는 뇌를 설명한 지점이었다. 영혼이 있고..그래서 감각을 느끼는 곳... '뇌'를 설명한 부분에 시선이 가게 된 건 마침 <바움가트너>를 읽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신간코너에서 봤을 때는 정원과 관계 있는 이야기인가 생각했더랬다. 꽃과 구름이 보여서... 그런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면서 아니란 사실을 알았고, 그러면서도 표지를 무심코 지나갈 뻔 했는데, 절묘한 타이밍에 보게 된 베살리우스의 해부도 '사람 몸의 구조' 덕분에... 표지가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영혼이 있는 곳인 동시에...감각을 느끼는 곳. 에세이같은 소설이란 느낌을 받았다. 아내가 죽고 난 후의 공허함을 다른 것들오 채워 가는 삶은...살아 있어도 완전하게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감각이 잠시 사라진 것 같은 기분..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사랑했던 아내를 잃은 남자가..다시 살아내기 위해 찾게 되는 것들... 그래서 특별한 것 같지 않은 이야긴것 같으면서도 뭔가 특별하게 읽고 싶은 마음이 순간순간 들었는데.. 유한한 삶을, 잘 받아들이고 싶다는 마음이 그것이 아니었나 싶다.


"인간 삶이란 외로움과 잠재적 죽음이라는 고속 도로를 따라 빠르게 달려가는 통제 불가능한 차라는 독한 비전으로부터. 그러다 자동차라는 단어에 관해 생각하게 되면서 비로소 그의 생각이 구체화하기 시작했고,이것이 결국 <<운전대의 신비>>가 되었다"/228~229쪽


얼마전 국도를 달리다가, 얌전하게 손질된 전원의 한 집을 보면서, 우리 삶은 유한한데, 무한대로 살것 같은 마음으로 집을 꾸며 놓았구나..생각했더랬다. 그런데,<바움가트너>를 읽으면서 내가 했던 생각에 다시 수정을 하고 싶어졌다. 삶은,유한하지만...그것에 방점을 둘 것이 아니라.. 지금을 즐길것.그것도 수많은 것들과 연결되어 둥둥 떠다니는 수수께끼처럼...살아볼 것. 


"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수많은 작은 것들과 연결된 작은 것, 잠시 자기 자신을 떠나 삶이라는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수수께끼의 일부가 된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151쪽










<<운전대의 신비>가 언급되는 순간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이 생각났다. 아직 완독 하지 못한 탓이 크다. 분명 재밌는 책인데,두께가 만만치 않아..매번 앞페이지에서 더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다, 욕심에는, 두 권으로 다시 개정판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데...올해는 기필코 읽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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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가
김개미 지음, 이수연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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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해
가슴속에 사라지지 않는 구멍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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