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도시 스트루가츠키 형제 걸작선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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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정한 적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만들어 내야 하니까요. 그리고 세계의 경험에 빗대어 보면 가장 무시무시한 적은 만들어 낸 적이었지요. 장담하건대 믿기지 않을 만큼 끔찍한 괴물일겁니다. 군대를 배로 중대해야 할걸요.."


<죽은 등산가의 호텔>을 재미나게 읽게 된 바람(?)에 형제의 컬렉션을 다 읽어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저주받은 도시>를 끝으로 당분간 다시 마주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재밌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심오해서 버거웠다. 알라딘 벽돌책깨기 이벤트가 없었다면, 숨이 막혀오는 기분이 들때마다 내가 '저주 받은 도시'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 받지 못했다면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결말에서 바란 혹시나 하는 기대감은 (물론) 없었다. 오히려,sf 소설이란 생각을 하지 못해서 당혹스러웠다.현실과 너무 닮은 상황들이라서, 오늘 뉴스에서 적을 스스로 만드는 어느 나라의 대통령 기사를 접했다. 그는 나름 확고한(?) 철학으로 말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누가 봐도 스스로 적을 만들지 못해 안달난 사람처럼 보인다. 형제의 이야기 속으로 그가 들어오는 모습을 상상한다면, 권력을 소망하는 이를 실험하는 순간이 저절로 상상되어진다. 어떤 역활이 주어지는 가에 따라,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되는 모양이다. 형제는 왜 이런 실험을 담은 소설을 상상했을까..굳이 하지 않아도 될 질문을 해 보고 싶었던 건, 그래야..뭔가 이유가, 내가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칠지도 모른 숨은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나 보다.


"(...)모든 역사가 가르치듯 개별 인격으로서의 인간은 다름 아닌 혼돈을 지향한다. 인간은 본래의 모습대로 있고 싶어 한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만 하고 싶어 한다. 인간은 언제나 자연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라며 시끄럽게 떠들어 댄다(...)"/693쪽



'저주받은 도시'를 읽으면서 마냥'저주'를 저주' 만 할 수 없었던 이유,끝내 내가 고백하고 싶지 않았던 진실과 마주했다. 취향을 존중받고 싶다는 말 이면에, 나는 내가 원하는 것(만) 하고 싶었던 거다. 음모론을 주장하는 어느 나라의 리더도,따지고 보면, 그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은 본능에 충실할 뿐인지도 모르겠다. 권력을 갖고 싶은 마음을 굳이 물을 필요가 없는거다. 그래서.. 요점은 인간이 사실 할 수 있는 건 딱히 없다는 결론이다. 스스로를 위해 살아갈 뿐... 애민의 마음 보다 자기애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저주가 벗어나길 바라는 건 욕심일지 모른다. 역자후기를 읽어 보면 원제목은 저주..라는 표현보다는 '파멸이 결정된 도시'에 가깝다고 했다.  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은 의미로 이해받았다. 파멸이 예정된 이유 자체가, 이미 저주..받은 도시라는 의미가 될테니까.. 어떤 재앙으로 인해 저주 받은 도시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그냥, 우리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져 놀라고, 당혹스러웠다. 심지어 포기할 수 없었던 신비한 마력까지..(단지 벽돌책깨기 도전에 성공하고 싶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그 덕분에 오히려 집중해서 읽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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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문학이 존재해야 할 이유다. 저주받은 도시..일수록!!


"근데 가이거" 이쟈가 말했다. 뭐 하러 일부러 문제를 만들어? 재능 있는 작가들이 나온다고 해도 자신들의 천재적인 작품 속에서 널 가차 없이 비판할 텐데.너와 네가 만든 질서, 그리고 너의 고문관들까지 비판하겠지...넌 가장 불미스럽고도 불쾌한 일들을 겪을 거야. 처음에는 그들을 회유하러 들다가 나중에는 위협할 테고 그러다가 감옥에 넣을 수밖에 없을걸...."/5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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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짓을 증오하지만, 당신들의 진실은 거짓보다 못하다. 당신들은 도시를 잘 지은 축사로 바꿔 버렸고, 도시의 시민들을 배부른 돼지들로 바꿔 놓았다"/477쪽









<죽은등산가의 호텔>을 읽을 때만해도 스트루가츠키형제의 책을 다 읽어보겠노라 생각했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를 읽으면서 급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연휴에 벽돌책 도전 미션 유혹에 빠져 <저주받은 도시>까지만 읽어 보겠노라 약속하고.힘겹게, 종종 웃음나게, 또 공감하다 보니 벽돌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그런데 정말 깨지는게 맞나..싶을 만큼, 또 다른 책들의 유혹이 생기고 있다. '도시'를 제목으로 달고 있는 책들을 읽어 보고 싶어지는 마음..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꼭 일년전에도 나는 도시..이름이 들어간 책을 읽었던 거다...아마 그때 <저주받은 도시>와 <외로운 도시>를 구입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알라딘 덕분에 과거의 시간을 시시때때로 불러내는 것이 아직은 즐겁다. 너무 새로워서... 내년 이마음 때도 내가 도시를 주제로 한 책을 꺼내 읽게 된다면 즐거움이 될수도 있겠다 싶어..잘 묵혀 둘까 싶기도 하다... 가급적 많은 책들을 리스트에 담아놓아야 겠다, 한 권이라도 나와 만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읽고 싶은 책, 여전히 읽지 못하고 있는 책, 읽어 보고 싶은 책 등등 <저주받은 도시> 가 쌓아 올린 탑이 엄청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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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미술관에 갔다가 글의 출처가 있어 찾아 보았더니,책으로 읽을수 있다는 사실










출판사와 가격으로 보면 현대지성으로 읽어야겠으나,출간순으로 보면 또 살짝 고민이... 일단 현지에서 나온 책으로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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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죽이는 것 혐오!


"혐오! 혐오는 우리를 죽입니다! 거짓된 사랑은 이제 그만둡시다!/3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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