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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목소리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
버넌 리 지음, 김선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드문드문 찾아 읽던 휴머니스트세계문학시리즈에 본격적으로 반한 건 '시리즈'5 부터다. 해서 시리즈6과 시리즈7를 읽고 나서..다른 시리즈도 찾아 읽고 싶어 고른 책이 '사악한 목소리' 다. 단편집으로 처음 읽은 '유령 연인'은 힘들었다. 그만 포기할까 싶어질 만큼..그런데 이 책의 타이틀이기도 한 '사악한 목소리'는 좀 다를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한 번 더 도전했는데...(역시나)힘들었다. 그동안 너무 재미난 책들을 읽은 탓에..상대적으로 덜 재미나게 읽힌 것일수도 있겠지만...몰입이 쉽지 않았다. 이럴때는 번역의 문제일까, 작가의 문체가 갖는 특성일까 궁금해진다.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창가에 몸을 기댄 채 머물러 있었다.이 푸른 달무리,심연 같은 하늘을 수놓은 별들처럼 파르르 떨고 있는 이 갓 내린 이슬과 꽃향기와 고요한 정적에 풍덩 몸을 던지고 싶은 갈증 같은 갈망이 일었다 그 어떤 음악이라도 아무리 바그너라해도 아니면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노래한 위대한 음악가 신성한 슈만마저도 세상 그 어떤 음악이라 해도 사람의 영혼 속에서 노래하는 목소리 없는 사물들의 이 위대한 콘서트 이 위대한 침묵에 감히 비길 수 있을까?"/217쪽
처절한 예술가의 고뇌가 보인 점은 짠한 마음이 들긴 했다. 감히 예술가의 고통을 헤아릴수 없으니..그가 탄생하고 싶은 그 경지를 이해할..수가 없었다.너무 지나친 욕심은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어 불안과, 망상..급기야 자기 혐오에 빠지는 모습을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 소리에 함몰된 예술가의 비애를 보는 건..그가 감추고 싶었던 목소리를 여과없이 듣게 된 탓에..어쩌면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악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유쾌할 리는 없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