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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도시 2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6
에두아르도 멘도사 지음, 김현철 옮김 / 민음사 / 2010년 10월
평점 :

제법 두꺼운 1부를 읽어내기가 힘들었다. 페이지의 압박이 아니라, 도시라는 공간에서 풍겨지는 온갖 악취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걱정하며 꺼내든 2부는 1부에 비해 페이지 압박이 전혀 없다.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생각했다, 읽기가 조금은 덜 힘들것 같아서... 악취나는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복잡한 스페인 역사가 덜 등장해서 힘들지 않았다. 어리버리했던 십대소년 오노프레는 이제 더이상 가난하지 않다. 오히려 독재라로 군림할 정도의 재력과 정치력을 두루갖춘 성인이 되어 있었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부를 쌓아올린 오노프레였기에..성인이 된 이후 삶이 어떨지..인생의 마지막이 어떨지 궁금했다. 너무 뻔한 결말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으면서..그가 호위호식 하는 삶으로 누구처럼 죽는 그날까지 고통받지 않는다면 그것도 용서하고 싶지 않은 이중적인 마음...그때마다 그는 자신을 돌아보는 질문을 한다. 그것조차 그의 진심일까.. 지금 자신의 무언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해보는 쓸데없는 오만일까.. 생각했다. 그러나 이건 지극히 작은 눈으로,,오로지 오노프레 개인의 삶에만 집중하려는 독자의 시선일텐고.. 조금은 반어적인 '경이로운 도시' 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도시란 곳이 얼마나 거짓과 위선과 허영으로 가득찬 곳인가를 말해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의 표정에는 한결같이 궁금증이 담겨 있었다. 자신들이 들었던 소문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아보기 위해 오노프레의 얼굴을 살펴보았던 것이다.사람들은 오노프레의 평범하지만 어딘지 신중해 보이는 얼굴을 살피며 생각했다.저 사람이 젊었을 때 무정부주의자에 도둑놈에 총잡이었던 말인가? 저 사람이 정말로 전쟁이 벌어졌을 때 무기를 사고팔았단 말인가? 저 양반이 진짜로 유명한 정치인들과 장관들을 통째로 매수했단 말인가? 아무런 도움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시작해서 그렇게 많은 돈을 벌었단 말인가?(..) 사람들은 모두 그 모든 게 사실이기를 바랐고 또 그렇게 믿었다.모든 사람들의 꿈은 오노프레를 통해 이루어졌고 모든 사람들은 오노프레를 통해 이 한 많은 세상에 복수할 수 있었다.그 사람이 과거 한때 범죄자였다고 해도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사람들은 그렇게 말했다(...)"/310쪽 사람들의 마음 한 줄을 읽기 위해 '경이로운 도시'가 씌어졌다는 생각을 했다. 오노프레가 아니어도..누군가 하지 않았을까.. 그가 범죄자였다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았다...성공할 수 만 있다면...이것이 지금까지 도시들이 경이롭게 유지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