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폴오스터 선생이 발자크 소설을 오마주한 줄... 알았다. 발자크 <어둠 속의 사건>을 아직 읽어 내지 못한 영향일수도 있겠고.. 









어둠~ 시리즈로 만들어 읽어 볼까 하는 재미난 상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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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케이크의 맛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혜진 지음, 박혜진 그림 / 마음산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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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를 애정하는 입장에서 끌리는 제목이 아닐수가 없다. 그러나 정작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책이다.<오직 그녀의 것>을 읽게 된 덕분에 찾아 읽게 된 소설이다. 개인적으로는 오직.. 보다 <완벽한 케이크의 맛>이 좋았다. 무심한듯 훅 치고 들어오는 순간들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런 순간이 '완벽한'에 가까운 무엇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정(?)한 건 아니지만, 기회가 만들어졌으니 달려가야 했다. <완벽한 케이크의 맛>을 챙겨 앤트러사이트를 찾았다. 시즌케익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착하지 않은 가격을 잊을 만큼 밤몽블랑의 유혹을 나는 뿌리칠수 없었고... 소설 속 '완벽한 케이크의 맛'은 어떤 맛일까 뻔한 상상을 하며 책장을 열었는데.깜짝 놀랐다. 아주아주 짧은 글이라 놀랐고,에세이같은 단편 느낌을 받았다. 굳이 이런 말도 안되는 구분을 짓고 싶어진 건, 단편의 매력이라 생각하는 반전 보다, 소설인데, 소설 같지 않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내가 알것만 같은 '북엇국'집 장소가 언급되서 그런건 아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인데, 그 속을 관통하는 주제가 보였다.우리는, 오로지 나(만의) 입장에서 모든 걸 바라보는 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기도 하고, 오해도 하게 되며, 누군가를 미워하고, 의심하게 된다. 당연히 나의 입장이 아닌 시선으로 타인을 보게 된다면 장례식장이 꼭 슬픈 것만도 아닐테고,더 명확한 내 모습이 보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완벽한 사람이 아니라서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서 '완벽함'에 대한 기준이 넓어진 기분이 들었다. 완벽함은..서로 다른 무언가가 잘 콜라보를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거였구나.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 내가 겪었을 만한 상황들과 만났다. 화를 냈던 건, 어쩌면 내 시선으로 보려고 했기 때문은 아닐까.. 억울한 순간들도 있었을 테지만... 역지사지 입장은 왜 이렇게나 힘든 건지.. 이제 그럴때마다 케이의 맛을 떠올려봐야겠다^^


"하지 않아서 좋았던 것, 하지 않았으므로 그가 지킬 수 있었던 것,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잃지 않았던 모든 것 케이크의 맛은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응축시켜놓은 것처럼 이주 진하고 깊다"/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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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케이크의 맛>을 읽다가 '음식'을 제목으로 단 이야기들을 찾아 보고 싶어졌다. 기억나는 대로 생각난 이야기들은 비교적 최근 읽은 이야기와, 강렬했던 이야기로 추려졌다.해서 다시 <케이크와 맥주>를 읽어 보고 싶은 마음에 예전 독후기를 찾아보고는 놀랐다. 이미 두 번이나 읽었다는 사실. 매우 재미나게 읽었다는 후기. 그러나 정작 세세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점. 무엇보다 11월에 이 소설을 읽었다는 사실..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다시 나를 이끈 모양이다. <케이크와 맥주>를 다시 읽어봐야 겠다.^^










 다시 읽어도 <케이크와 맥주>는 처음 읽은 것처럼 잘 읽혀졌다.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새로운 시선.미처 내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지점... 올해는 '서문' 부터 재미나게 읽혀서 놀랐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면서.하고 있는 생각을 건드려 준 덕분일수도 있겠고..무튼 중편에 가까운 이야기다. 노작가의 죽음 이후...회고록을 쓰기 위해 드리필드 작가를 알고 있는 각자의 시선들이 오묘하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 읽을 때는 출판게의 위선과 가식이 가장 두드러지게 보였을 뿐인데 말이다. 성공한 누군가의 자서전을 그닥 신뢰하지 않는데.<케이크와 맥주>를  읽고 나서는  더 확고해진 기분이다. 성공한 작가에게  굴욕이 될만한 장면이 소개 될 수 없다니..설령 있다고 해도 아름답게 포장이 가능해야만 한다고 하면..그건 기만 아닐까 싶은데,반대로 작가를 추앙하는 이들에게는 찬양에 대한 나열이 많을수록 기쁠수도 있겠다 싶다. 몸선생께서 건드리고 싶었던 부분도 바로 그와 같은 지점이 아니였을까...  소설이 씌여지고 나서 소란스러웠다는 설명을 듣지 않아도..이 소설을 읽으면서 출판계 쪽 이들은 특히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읽고 싶은 책에 유난히 도서리뷰가 많으면 서평도서일수 있겠다는 생각에 망설이는 1인이라 그렇다. 그래서 처음 읽을 때는 예술가를 둘러싼 위선과 가식이 눈에 들어왔다면..다시 읽을 때는 로지가 툭 던진 한마디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그이가 그날 밤 일을 꽤 잘 알고 있다는 게 놀라웠어.그걸 글로 쓰다니 어처구니가 없었지.누가 봐도 그런 건 책에 넣을 만한 것이 아니잖아.참 별난 종자들이야.당신네 작가들"/294쪽 로지의 시선에서 보면 작가들은 이상하지만..다른 이들의 시선을 보면 작가들은 또 그 나름의 고충이 있다 문제는 그런 아킬레스건을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세계라는 점이다. 드리필드의 회고록 책임을 맡은 앨로이의 모델이 소설가 휴 월폴로 추정된다고 했다. 몸선생에게 편지까지 보냈다고 하니....(그런데 아마 스스로에게 앨로이 같은 모습이 있었던 건 추측이 가능할 것 같다^^) 그런데 서머싯 몸의 편지가...이 소설의 서문에 씌여진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정말 어떻게도 부정할 수 없는 말 아닌가 싶다."만약 자네가 이 작품에서 자네의 모습을 보았다면 우리가 대동소이할 뿐 결국은 같은 인간이기 때문일세"/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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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갈까마귀 캐드펠 수사 시리즈 12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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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죽었는데, 애도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건 (어쨌든) 슬픈일이다. 하물며, 살릴수도 있는 골든타임이 있었을 지도 모를 그 순간 조차, 그것이 신이 그에게 행하는 심판이라 구원하지 않는다면,그럼에도 도적적으로 죄를 짓게 되는 걸까?  나쁜짓 많이 하는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특히 전쟁을 벌이고 있는 높으신 분들을 볼때마다. 무신론자인 입장에서도 신에게 간절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왜 무고한 이들이 죽어야 하는 가 라고. 반대로 전쟁을 벌인 자가 죽음의 문턱에서 허덕인다면,도와야 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


"아무도 그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

폭력을 행하는 이들은 폭력에 위해 죽기 마련입니다. 그게 공정하지요" / 285쪽


신부님이 살해당했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그는 살해당하지 않았다. 자기 분에 못이게 실수로 죽게 되었을 확률이 높다.적어도 공식적으로 드러난 진실은 그렇다. 다만 그를 구할 수도 있었을 목격자가 있었는데, 묵인했을 뿐이다. 신부님에게 도움을 주지 않은 그에게 주어질 죄목은 법적으로 없을 뿐 만 아니라, 신부가 신도들에게 저지른 만행은 그도 똑같이 당해야 하는 것이 옳다는 시선이다. 전쟁을 벌인 자들에게 맞서 싸우는 것이 옳은지,최선의 방어를 하며 기다리는 것이 옳은지 여전히 혼란스럽다. 최근에 보았던 영화가 다시 생각났다.(그저 사고였을 뿐)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여전히 그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살아간다. (물론, 자신들의 가족들의 안위를 끔찍하게 생각하긴 하지만...) 이 모든 사단은 전쟁 때문일까, 저마다 가진 신념과 규율에서 비롯된 일이였을까... 융통성이라고는 1도 보이지 않던 신부의 미래가 밝아 보이지 않았다. 그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건 신을 통한 자비가 아니라, 규율이었기 때문은 아니였을까... 에일노스 신부를 죽게 한 건, 그가 지닌 '칼날 같은 정의' 였다. 신념이 그를 죽게 만들었다.


"(...)손바닥만큼의 땅도 한 푼의 돈도 그는 빼앗지 않았다. 칼날 같은 정의만이 그의 잣대였다"/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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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미스터리 캐드펠 수사 시리즈 1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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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리즈 10까지 있는 줄 알고 마무리 했을 때의 뿌듯함은 잠깐이었다. 총 21권이었던 거다. 해서 다시 캐드펠 시리즈  찾아읽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읽은 기억이 다 사라지지 않아, 인물 때문에 헤매고 있지 않다. 물론 인물이 기억에서 사라졌다 해도, 읽는데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 변함없이 등장하는 인물과,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구조이기도 하고,이야기가 독립적인 형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은 극단적인 모습을 드러내다가도 이내 스스로 제 형태를 바로잡고 잃은 것의 절반 정도는 회복하게 해주지 않는가. 인간의 계절 또한 그렇게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약간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를 바로잡을 수 있으리라. 이번 여름의 폭우처럼"/346쪽



위대한 미스터리 같지 않으면서,위대한 미스터리라는 생각을 했다. 캐드펠수사는 신의 뜻으로도 설명되지 않아서, 아니 신의 뜻은 설명되는 것이 아닐수도 있어서..일테고, 무신론자인 독자 입장에서도 설명되지 않는..그러나 이해되는 그 지점에서 '미스터리' 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읽은 이야기에서 처음으로 '살인'을 수사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한결 더 심오했던 것 같다. 내가 죽음으로 인해 네가 살게 되는 순환..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서. 물론 이야기 시작에서 치열한 전쟁이 묘사된다. 격하게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건 여전히 세계가 전쟁으로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전쟁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벌이는데, 고통은,평범한 이들의 몫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권력이 사라졌을때 오히려 평화로운 세상이 찾아온다는 건 아이러니하다. 너무 뻔한 설정이라 의심하다가, 그것이 또 함정인가 싶었는데...끝내 그 부분은 <위대한 미스터리>에서 중요하지 않았다고 본다. 물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트리거였음을 분명하지만.. 그것 보다는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겸손과 충실함이란 이름을 가진 두 수사의 관계는 충실한 이름을 가진 수사를 설명할 때 예상되는 부분이었다. 그것이 드러나는 과정은 그래서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오히려, 삶과 죽음, 행복, 인생에 대한 화두를 만날때 고개가 끄덕여졌다. 전쟁과 사랑, 욕망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에 휴밀리스 수사의 이야기가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다. 오기가미나오코 감독의 영화 '동그라미' 볼 기회를 놓쳐 아쉬워 하고 있었는데 보지 않은 영화를 떠올릴 법한 이야기를 만난 것도 반가웠다. 왠지 영화 제목을 '동그라미'로 정한 이유가 이야기와 닮은 결일수도 있겠다 싶어서..


"(..)피데일리스 인생이란 하나의 원이네.우리는 우리의 근원이 되는 곳에서 빠져나와 인생의 절반을 보내지.친족과 친숙한 장소들을 뒤에 남겨두고 먼 나라들과 새로 사귄 친구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거야 그러다가 시작한 곳에서 가장 아득한 지점에 이르렀을 때 다시 먼 길을 돌아가기 시작하거든.우리가 나왔던 곳으로 점점 다가가는 거야. 그래서 원이 완성되면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떠날 시간이 된 것이지.그러니 슬퍼할 것 없네(..)"/276쪽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라서 미스터리했던 것이 아니라, 특별한 사건(?) 없이 묘한 긴장감을 주었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설명할 ..는 없는 미스터리였다. 죽음을 슬프게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는 걸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은데 휴밀리스와 캐드펠 수사가 들려주는 '죽음'에 대한 시선은 마음 속에 잘 저장해 두고 싶어졌다.


"행복이란 대단한 무엇이 아니라 사소한 일들에 깃드는 법이지. 그를 바라보며 캐드펠은 생각했다. 죽을 시간이 다가오면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그 사소한 일들이고 이 작은 이정표들을 따라 마침내 겸손한 마음으로 다른 세계에 들어가는 거야"/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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