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에만 부여를 두 번이나 찾았다. 처음에는 수덕사갔다가,부여에 있는 책방이 궁금해서였고, 이번에는 부여에 있는 부소산성을 제대로 걸어 보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해필이란 책방을 한 번 더 가고 싶었던 거였는데, 일욜일은 휴무였다. 아쉬운 마음에 검색하다가,이름이 이뻐서 보늬책방을 찾았다. 아주 작은 책방이었지만, 읽고 싶은 책들이 어찌나 많은지..아니 구입하고 싶은 책들이...그 마음을 꾹꾹 참고... 봄주제로 씌어진 단편집 한 권 챙겨왔다. 책방지기님의 달콤한 과자는 보너스...^^ 서점에서 눈여겨 보았던 책들을 도석관에서 빌려왔다
속초에 있는 서점만 다녀왔다. 가 본 서점보다 가보지 못한 서점들이 훨씬 많을 텐데..소개된 책방을 보면서,피식 웃음이 난 건 내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에 있는 책방도 아직 방문해 보지 않고는..저 멀리 있는 책방들만 기웃하는 심리가 궁금해서 웃음이 났다. 언제든 갈 수 있는 곳과, 언제나 갈 수 없는 곳 사이에서 언제나 후자가 이기게 되는 상황. 며칠전 강화도에 있는 책방을 다녀오면서, 책방여행기는 이제 가야할 곳이 아니라, 가고 싶을 때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좋지 아니한가...생각하기로 했다. 마음을 다해 그곳에서 책방들이 묵묵히 잘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오랜만에 명동을 나갔다가,내가 이방인이 된 것 같아 당혹스러웠다. 포장마차에서 뿜어내는 다양한 음식들은 정신을 차릴수가 없을 정도였다. 나도 한 때는 포창마차에서 이것저것 주정부리도 했을 텐데...이방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음식냄새로 가득한 명동거리가 불편했다. 그런데, 여행객의 시선으로 본다면 다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부럽다,부럽다, 노점 문화, 가게에 들어가서 식사할 시간이 없지만 뭔가 조금 먹고 싶다..... 그럴 때 이런 노점이 딱이다.시부야 거리에 입식 오뎅 노점이 상설로 선 모습을 상상하고 황홀해졌다."/156쪽
충청에 갔다가 충청도를 느낄수 있는 책을 구입하는 것이 촌스러운 일은 아닌데, 한 권만 구입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봄볕 아래에서>에게 밀렸다. 5월 초 수덕사 여행에서 충청도식 유머를 경험한 기억이 있어..더 읽고 싶었던 것 같다. 막상 펼쳐 보니 훨씬 재미나다. 뭔가 생동감과 유머가 함께 느껴지는 기분... 그런데 읽다가 빵하고 터진 건 이순신장군이 충청도 사투리로 말하는 장면을 지금까지 상상해 보지 못했다는 거다.
"<<승정원일기>>등에 기록된 바로는 "싸움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했다고 전해진다. 정찬주 작가는 <<이순신의 7년>>시리즈에서 "싸움이 한창 급허니께 내가 죽었다는 말을 당최 허지 말으야혀" 라고 표현했다. 이순신의 부모가 충청인이고 자신도 충청도 아산에서 자랐기에 이순신이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것은 당연할 터.정 작가가 쓴 대사가 실제 충무공의 말에 더 가깝지 않을까"/27쪽
<충청의 말들> 이 아닌 <봄볕 아래에서> 가 선택된 이유는,단순했다. 봄이니까..
그러나 소설 속 이야기기들이 봄처럼 따스하지만은 아닐거란 예상은 적중했다.모파상의 소설 '봄날'은 몰랐지만 오 헨리의 단편 '봄한 접시'는 '봄날의 메뉴'라는 제목으로 읽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연인이 그리워 흘린 눈물 한방울이 봄날 메뉴를 타이핑 한 곳에 떨어진 덕분에 찾아내는 스토리다.조금 오글거리는 연애소설이라 생각했던 기억이 강렬했던 것인지,2021년에 읽은 걸 아즉까지 기억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