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기억된 메데이아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 놀랐다. 그리고 예전 읽었던 리뷰(공연 리뷰는 남겨 놓지 않아 아쉽다..) 를 읽으면서,다시 생각했다. 그녀의 잔인함 속에 안타까운 마음을..배우는 읽어냈을 지도 모르겠다고..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믿고 보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2017년)3월에 보게 될 연극을 예매했다.그리고 찾아보게 된 <메데이아> 지만지에서 출간된 책들은 읽은 책들마다 만족도가 높긴 하나 어려운 책이면 어떡하나 싶어 도서관에서먼저 빌려보기로 했는데,읽다가 너무 재미나서 바로 구입을 하게 되었다.


에우리피데스는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와 더불어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했다.그런데 내게 중요한 건 그가 그리스 3대 비극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사실보다(사실 그리스 비극은 많이 접해보지 못한 터라 아는 바가 거의 없다) 지난해 보려다 놓친 오페라<엘렉트라>의 작가라는 사실의 반가움이었다.어렵고 난해할 것 만 같아 그냥 패스한 오페라였는데,<메데이아>를 읽고 나니 책으로라도 읽어봐야 겠다는 마음이 든다.우선 에우리피레스 라는 작가가 당시로서는 진보적인 작가중 한 사람이었다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신이나 영웅이 아닌 인간에게 초점을 둔 작품을 쓴 작가였다는 사실이 호기심을 불러오기 때문이다.당장 <메데이아>만 놓고 보아도,이 작품이 BC431 년에 씌어진 작품이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기 때문이다.그냥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서 충분히 보게 되는 상황이였다.굳이 차이라고 우겨보자면 신화가 등장한다는 것 정도? <메데이아>에서 정말 말하고 싶었던 건 인간 이 가지고 있는 폭력성에 대한 고발이었다고 본다.


<메데이아>는 황금 양모피를 구하기 위해 아르고호를 타고 원정길에 올랐던 이아손의 모험 이후 이야기다. 동화와 같은 결말을 상상한다면 당연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라로 끝나야겠지만 코러스가 마지막에 읊조린 말을 읽어보면 운명이란 우리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음을 보여 주는 듯 하다."(...)신들은 예상치 못한 많은 일들로/우리 인간들을 놀라시게 하시는구나!/우리가 기대하는 일 이루어지지 않고/우리 인간이 생각하지도 못한 일/신의 뜻으로 이루어지는구나/이 일 또한 이렇게 끝나는구나!/ 124쪽 역자의 설명을 읽어보면 메데이아가 가진 잔혹만을 보여주려 하지 않은 뜻도 담겨 있다고 했으나 처음 읽는 독자에게 메데이아는 거대한 폭력 그 자체였다.그것이 때로는 분노로,고집으로 자기기만으로 다르게 표현되었을 뿐 그녀의 사랑에도 심지어 폭력성이 있었다고 본다.결과론적인 말일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 다른이의 목숨을 스스럼없이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정말 사랑이라고 말할수 있을까? 이아손은 메데이아의 이런 폭력성이 무서웠던 건 아닐까? 그러나 이아손의 폭력성 (죽음에서 구해준 여인을 배신한 것도 모자라 새로운 사랑을 찾아 결혼을 하려 하고 자신을 사랑했던 여인을 내쫓으려 했으니..) 도 메데이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잘 읽히지 않으면 어떡하나 싶은 마음에 필사를 하며 읽었더니 조금더 눈에 크게 들어오는 것들이 있었던 걸까? 메데이아와 이아손 모두 서로에 대한 원망과 불만만 있을 뿐 이러한 상황이 자신들 스스로 자초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반성의 여지를 전혀 두려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폭력성을 내포한 인간들에게 겸손과 자기반성이란 것은 애초에 있을 수 없음을 작정하고 보여주려고 한 것처럼 말이다.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메데이아>의 결말은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 같다.







2017년에 읽은 메데이아를 이렇게 다시 꺼내 보게 되어 기쁘다. 무엇보다 그림 속 배우의 처연함은,단지 그녀를 향한 연민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지닌 폭력성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처연함이 느껴졌다.(물론 언제나 그렇듯 나만의 오독일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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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게 버티는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겠다고 리스트(만) 해 두었던 '작은 미덕들'의 작가를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다. <미들마치>를 읽으면서 알게 된건, 이렇게 계속 만나게 되는 작가들의 책은, 결국..언젠가는 읽게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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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든 회고록이든 나쁜 책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문제는 바로 이거다.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느다는 것,좋은 책이 반드시 진실을 다루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읽는 동안만큼은 사실처럼 느껴져야 한다./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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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와 상관(?)없이 어느 책을 읽어도,내 시선은 지금 어수선한 나라안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국민들이 심은 씨앗...때문에!


"옛날엔 나라가 전쟁에 휩싸이면 왕족들이 먼저 목숨을 걸고 뛰어들었어.모범을 보이기 위해서지. 이젠 5,000킬로미터 밖으로 달아나 한밑천 챙기고 있군.방탄 승용차에 무장 경호원까지 거느린 채 말이야.국민들은 자기가 심은 씨앗 때문에 쌍코피를 터뜨리는 판에(...)"/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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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인초 커피를 블랜딩한 카페사장님의 마음이 궁금해서 다시 꺼내 든 <우미인초>,정작 탄핵의 시간을 잘 견디어낼 수 있는 메세지를 전해 받은 것 같아 울컥해졌다.. "거짓말은 진실을 되살린다"

거짓말은 복국이다.그 자리에서 탈만 나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맛있는 것도 없다. 그러나 독이 있기라도 하면 괴로워하며 피를 토하지 않으면 안된다.게다가 거짓말은 진실을 되살린다.잠자코 있으면 들키지 않고 빠져 나갈 기회도 있지만 숨기려고 하는 그럴싸한 몸치장,이름 치장,끝내는 집안 치장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아니나 다를까 과녁에 집중되기 십상이다.그럴싸하게 꾸미는 것은 결국 드러나고 마는 것이 타고난 성질이다./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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