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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키스의 말 - 2024 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배수아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0월
평점 :
<초급한국어>를 재미나게 읽고 나서 <중급한국어>로 넘어왔다. 착각하기 쉬운 제목이라 생각한건 스스로 오독한 탓이 있을텐데,'중급한국어'로 검색하면 문제집이 우선순위로 검색되는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해서 제목 끝에 작가의 이름을 함께 검색하는 노력이 필요했고, 그때마다 어김없이(?) <바우키스의 말>이 따라 왔다. 큰 맘 먹고 배수아작가님의 소설도 읽어봐야지 생각했던 것인데,도대체 무슨 연결 고리가 있어서 계속 '바우키스의 말'이 따라 온 걸까... 비밀은 <중급한국어>를 읽다가 스스로 알아(?)냈다. '초급한국어'도 재미있고 '중급한국어'까지 재미나게 읽게 되면서 진짜 작가가 궁금해진거다. 그제서야 알았다. <바우키스의 말>은 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이란 사실을... <중급한국어>에는 공교롭게도 두 책을 내가 나란히 읽게 될 운명(?)이었을지도 모를 문장이 있었다. "점과 점을 잇는 것이 인생이라고 했던가(...)"/43쪽 인생에서는 잘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또다른 어딘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들은 분명 존재하는 것 같다고 믿는 1인이다. <초급한국어>를 읽지 않았다면.. <중급한국어>는 당연히 읽지 않았을 테고, <바우키스의 말>은 언제 읽어낼지 기약할 수도 없었을 테니까... 해서 '허리케인 나이트'를 읽었다.
"(...) 동네 친구들은 우리 집에 단독 화장실이 있는 걸 부러워했지만 나는 학교 친구들의 대궐 같은 집과 비싼 물건들을 부러워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현실이 지닌 불균형 속에서 오락가락 괴로워하는 나에게 아빠는 말했다. 사람이 아래를 보고 살아야지 위를 보면 끝도 없다.우리 정도면 괜찮은 거야"/77쪽
허리케인이 찾아왔던 밤에 에피소드는 고교시절로 시간을 돌려 놓는다.서로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사이에서 친구가 가능할까...며칠전 지인과 나눈 대화가 없었다면, 남자에게 롤렉스시계란 무엇이였을까..에 대해 생각했을 텐데, 서로 진정한 친구가 되기 힘든건,알게 모르게 우리 마음을 헤집고 들어오는 '질투' 때문이라고 했다. 해서 나는 이 소설을 '질투'의 시선으로 보고 말았다.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나보다 우월했을 피터에 대해 내가 느끼는 그 불편함.아니 굳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면서도 오락가락 하는 그 마음...에 대해 나는 어떤 식으로든 복수(?)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그날밤 허리케인으로 부터 나를 구해(?)준 피터에게 부자는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의 결말은 뭔가 억울했을지도 모를. 왜냐하면 피터는 그냥 여전히 잘 지내고 있을 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