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변강쇠가 / 적벽가 낭송Q 시리즈
이현진.최정옥 풀어 읽음 / 북드라망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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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파격의 고전> 덕분에 '변강쇠가'를 읽을수 있었다. 몹시도 야하기만 한 내용인..줄 알았던 거다. 채털리 부인이..그랬던 것처럼, '변강쇠' 가 역시... 옹녀와 변강쇠의 '애정'의 시선으로만 보는것에 반대하고 싶다(아니 인정할 수 ..가 없다) 물론 사람마다 해석의 자유는 허락되어야 하겠지만...


『변강쇠가』를 읽기 전 마냥 야한 작품일거라 생각했다. 옹녀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거다.그런데 묘사가 노골적이긴 했으나 야한(?) 작품이라고 단정지을수 없는 지점들이 많았다. 굳이 옹녀와 변강쇠의 성에 집중하지 않아도 재미나게 만들어낼 지점들이 많이 보였다는 말이다.옹녀의 팔자를 기구하게 만들어버린 건 애초에 여성이 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라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는 해석은 뒤로 하고라도,무능 한 천민 강쇠가 옹녀에게 하는 행동은 양반의 흉내 그 자체였다. 옹녀가 돈을 벌기 무섭게 흥청망청 써버리기 일쑤고..나무를 베어 오라 시켜더니 장승을 베어오고..그것은 잘못된 행동이라 말하니 오히려 요망한 여자라고 나무란다."집안일은 가장이 담당이라.가장이 하는 일을 그저 보고 있어야지.여편네가 요망하게 재수 없는 소리하네(...)나무로 깎은 장승인형 패어 땐들 어떨쏘냐 우리 내외 입 다물면 귀신도 모를 테니 요망한 말 다시 마라."/50쪽 요망한 짓은 강쇠 자신이 해놓고 오히려 옹녀를 요망한 여자로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결국 뿌린대로 강쇠는 상상초월 엽기적인 방법이라 생각될 잔혹한 방법으로 최후를 맞는다.(어떻게 죽게 되었는가 보다 죽고 난 후의 형태가 그랬다.) 그러면서도 끝내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는 커녕 죽는 순간까지도 수절을 강요한다.아주 비굴한 방법으로 "시묘살이 삼년상을 극진히 치른 후에 비단 수건 목을 졸라 저승으로 찾아오면 이승에서 못 다한 연 저승에서 함께 하세(..)"/70쪽  저 마음이 진실이 아니란 걸 바로 뾰록나게 하면서 말이다.새로운 변강쇠가,버전을 누군가 만들어 준다면,노골적인 성에 관한 묘사를 거두고 옹녀를 위한 작품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녀의 한을 풀어주고 강쇠의 무능함과 어리석음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조롱이 첨가되면 더 좋겠고. 제목도,변강쇠가 아닌 옹녀가로 바뀐 마당놀이.가 탄생된다면 나는 기꺼이 보러 갈 것이다.^^사람들의 뇌리속에 야한 판소리로만 기억 되기에는 옹녀의 삶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진 탓이다.이진경선생님은 옹녀에 대해 저주받은 욕망을 받아들이고 당당당히 살아가는 모습으로 바라보았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씩씩해서 더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라고 2019년 읽을 때 생각했는데..이 마음은 시간이 흘러 2024년에도 여전히 같아서 놀랐다. 보통 읽을 때마다 다른 시선으로 보이는 즐거움이 있어, 읽기를 반복하는데..<변강쇠>가는 처음 읽을때와 같은 느낌이라 신기했다. 그리고 보게 될 공연의 제목 보다( '변강쇠점찍고옹녀' ) 포스터가 당당하게(?)옹녀 라..반가웠다. 소원이 이뤄진 것 같아.. 판소리는 어떻게 풀어냈을지..벌써 기대가^^



  옹녀를 보기 위해 <변강쇠>가를 다시 읽었다. 처음 읽을 때와 같은 느낌..그러니까 이 작품은 맥베스 보다 맥베스부인이라고 해도 괜찮을 만큼..옹녀가..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포스터가 '옹녀'라서 반가웠던 이유다. 옹녀입장에서 바라본 변강쇠가는.. 단순히 性 으로만 작품을 바라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보여서다. 그런데..작품은 흥겨운 가락과 춤사위와는 별개로 끌어가는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런 마음도 있을 거라 예상한듯..강쇠와 옹녀의 로맨스로 작품을 봐주었으면 했지만.. <변강쇠>가를 읽으면서 옹녀의 당찬 모습이 보이지 않아..안타까웠다. 옹녀가 강쇠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장승에 맞선 방식이 너무 식상했다. 원작과 다를거란 기대감에는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 옹녀의 모습이 보이길 바랐으나... 강쇠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내던지는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장승귀신이 된다면 옹녀가 포기해야 할 것에 대한 해석도...해학으로만 받아들이기에는 아쉬웠다.. 21세기형 당당한 옹녀를 기대한 건 욕심이었나 보다.. 그럼에도 거리감 느껴지는 판소리 매력에 빠져 들 수 있어서 좋았다.완창 판소리..공연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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