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하이쿠
마쓰오 바쇼 외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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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잡는 이야기라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찰나의 순간을 끌어내주는 멋에 반했다. 여기에 한몫한 건.아이러니하게도.<롤랑 바르트 마지막강의> 완독할 자신이 없어 선뜻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하이쿠' 덕분(?)에 마침내 읽을 기회가 생긴거다. 하이쿠..를 따라 읽었다.'하이쿠'라는 교집합  덕분에 롤랑바르트의 강의를 만나게 될 줄이야'하이쿠에 대한 욕망' 을 언급한 부분에서 이미 하이쿠에 대한 애정을 만났다. 왜 좋아하는지 이유를 말하기는 어렵다는 말..해서 애써 하이쿠에 대해 분석하기 보다 좋아하는 이유를 말하고자 한다고 했다. " 하이쿠는 욕망됩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하이쿠를 지으려고 욕망합니다"/71쪽( 깜짝 놀랐다^^) "하이쿠가 주는 행복에 대한 두 번째 증명입니다.내적 차원에서 운율이라는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하이쿠는 확장과 다양함 속에서 절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74쪽 그리고 세 번째 증명으로 모든 사람이 하이쿠를 짓을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말했다. 라는 감성을 적어 놓은 것이 2021년이다. 당시만 해도, 저와 같은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진 못했다. 하이쿠를 지으려는 욕망과, 모든 사람이 하이쿠를 짓을 수 있다고? 그런데 마침내 그날(?)이 왔다. 하이쿠를 짓게 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가을 바람이 내 등뒤로 스치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하이쿠가 떠오른 거다. 하이쿠를 짓는 자체보다, 운율을 지키는 것이 어려웠다.


매미소리가/ 사라진 공간으로/ 가을 바람이...., 형식이 조금 더 자유로웠다면, 매미 소리/사라진 사이로/ 가을 바람.... 으로 하고 싶었다.무튼 내 무의식에 하이쿠를 지어 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던 모양이다. '롤랑 바르트 마지막강의'를 읽을 때만 해도..믿지 못했는데 말이다.계절이 꼭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쉬울까 싶었는데..저절로 그렇게 되어버렸다. 계절로 구분되어 있는 덕분에..하이쿠를 통해 계절과 만나는 기쁨이 있다. 매미소리가 멈춘 순간..가을이 왔구나 싶어..하이쿠를 다시 찾아 읽었는데.. 가을 하이쿠에 대한 내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는 하이쿠가 보였다. 가을 바람이여/눈에 들어오는 것/전부 하이쿠(교시) 가을 바람 덕분에 하이쿠를 만들고 보니, 저 하이쿠가 더 마음에 와 닿았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과잉으로 넘쳐나는 세상.. 짧고 강렬해서 가을 느낌이 더 절절하게 묻어나는 것이 하이쿠..란 생각. 가을을 노래한 하이쿠에는 우리의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 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 하이쿠는 내게 또 하나의 계절로 존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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