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의 비하인드를 알게 되는 것이 두려운 건..그들이 만들어낸 작품과 일상에서 드러난 모습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이 있어서이다..그런데'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을 읽으면서..예술가들은 내게 더이상 인간계..가 아니라 생각하기로 했다. 무튼... 어디서 어떻게 만나는가에 따라 무서운 사람이 될 수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도 있을수 있다는 사실. 이 온도차는,쉬이 극복될 ..수없겠지만 그럼에도 놀랍다는 생각. 아니 권력에 욕심 가득했던 인물로만 기억하면 안될 것 같은 여인.카트린 드 메디시스.



"카트린 드 메디시스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제각각이다. 분명한 것은 그녀가 이탈리아 르네상스 선진문화를 프랑스에 이식했고,결과적으로 왕국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점이다.프랑스인들은 피렌체 상인 가문의 딸이라고 경멸했던 이 여성에게서 적잖은 문화적 도움을 받았다"/ 162쪽





"그녀가 프랑스에 소개한 이탈리아 요리로는 크레이프, 수프 도뇽, 카나르 아 로랑쥐 등이 있다. 카트린은 시금치를 너무 좋아해서 모든 식사에 시금치를 넣으라고 했다. 오늘날에도 시금치가 들어간 요리는 프랑스인들에게 '피렌체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카트린은 여러 가지 색다른 디저트도 선보였다. 잼, 젤리, 마지팬,진저브레드, 누가, 설탕에 절인 견과, 마카롱,과즙 셔벗등을 피렌체에서 들여왔다.그녀의 이탈리아인 요리사인 판테렐리는 슈크림으로 알려진 프로피테롤을 만드는 반죽 파테 야 판테렐리를 발명했다.이 반죽은 많은 종류의 프랑스 디저트 기초가 되었다"/162쪽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여왕 '마고' 에 대한 이야기라는 설명에 채널 고정..하고,시청하게 되었다. 그런데 마고의 어머니가 카트린느...였을 줄이야. 2시간 가까이 방송을 보고 난 후  비로소<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을 읽을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역사를 기반으로 씌여진 소설은, 픽션과 논픽션이 섞이는 관계로..혼동 하거나 오류에 빠질 수 있음으로..도움이 될 것 같았고..방송 덕분에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었다. 우선 가계도만 보아도 머리가 아팠는데.방송에서 친절(?)하게 설명 해 준 덕분에,이미 앙리2세가 죽고 난 후 시작된 소설에서 이질감은 느낄수 없었다. 오히려 역사적 사실이 소설에서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바뀌는 장면을 흥미롭게 읽었다. 역사에 대한 조예가 깊은 이들이라면, 싱거운 소설일 수 있겠고, 프랑스 역사가 여전히 낯선 이들에게는 소설의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작가의 상상이 더해진 것인지 찾아내기가 어려웠을 텐데... 방송(사실)과 소설(작가의 상상)을 함께 한 덕분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기분이들었다. 우선 방송을 통해 프랑스종교전쟁의 36년 역사를 개략적이긴 하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부르봉왕가의 시작이 앙리4세에서 출발된 이유, 낭트칙령에 대해... 발루아왕가의 막이 내리게 된 것..까지 소설에는 이런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는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흥미로웠다.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진짜로 믿었을 부분들...이래서 역사소설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허구의 경계를 언제나 인지해야 한다. 방송이 끝나갈 즈음, 강연자는 '종교전쟁은 어쩌면 명분이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권력과 정치싸움' 이였을지 모른다고. 강연을 듣는 동안은 야만의 전쟁사를 들었는데, 결국 그래서 얻어낸 결론은 '관용'이였다. 똘레랑스..라느 개념이 생기게 된 이유일지도 모른다고..그런데 나는 앙리4세가 왕위에 오르고 나서 했던 말이 더 기억에 남았다. 왕이란 국민간의 화합을 이끌어야 한다고....  프랑스 역사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이 소설은 분명 읽다 재미..없다며 책장을 덮었을지도 모르겠다.그런데 인물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읽게 된 덕분에, 권력자들의 끝없는 음모를 볼 수 있었다. "이보게 친구! 내 말 잘 들어! 우린 아무리 잘해봐야 음모 속의 그림자에 불과해.가담하면 결국 희생자가 되고 말고야"/129쪽  제목을 흘려 보냈을 때는 '카트린느'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다.. 자세히 보면 그녀의 딸 마고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소설에서 마주한 건 권력싸움을 위해 속고 속이고, 음모를 꾸미고 누명을 씌우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카트린느..스스로 당당했다면, 점괘에 의지하거나 두려움에 누군가를 독살하려는 데에만 몰두하지는 않았을 게다. 마고에 대한 묘사는 너무 심플해서 그녀의 강렬함이 느껴지지 읺았다. 사랑을 다룬 부분도 지나치게 소설적이란 느낌..에 유치함이 느껴졌지만,정치에서 '음모'가 작동하는 매커니즘의 시선으로 따라가다보면 숨 막히는 순간도 있다. 문학적인 재미는 높이 평가할 수 없었지만..프랑스종교전쟁을 간단하게나마 정리할 수 있게 해준 도구로서의 역활은 충분했다고 본다.


ps 뒤마의 소설을 읽은 덕분에 <사유하는 미술관>에서 다시 만난(?) 카트린이 반가웠다. 한편으로 음식에 대한 애정을 보면 그녀가 품었던 권력에 대한 욕망이 낯설다. 아니 어쩌면..피비린내나는 싸움에서 잠깐이라도 휴식을 줄 달콤한 음식들이 그녀에게 간절하게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소설으로라도 읽어 두길 잘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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