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끌려 읽게 되었는데.. 제목처럼 스스로 사유(?) 하게 된 순간이 찾아와 반가웠다. 예전에도 종종 했던 생각이긴 한데... 그림의 대상이 동물이라 나도 모르게 시선이 더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작자미상'...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하고... 그림에는 어떤 사연이 있어..작가를 밝혀내지 못했을까.. 하는... 그런데 일단 이 질문은 뒤로 하고.. 동물을 그릴때 유난히 몸통이 부각된 이유는.. 내가 알고 있는 그 뻔한 상식(돼지는 뚱뚱하다)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농장주들은 화가에게 자신들이 길러낸 가축과 함께 있는 그림을 주문했고 가축들이 가능한 크고 독특하게 보이기를 원했다.화가들은 덩치를 부각하기 위해 몸통은 과장된 크기로 그렸고 다리는 작고 가늘게 표현했는데 결과적으로 약하고 왜소한 다리가 어마어마한 몸집을 지탱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정말 희한한 가축 초상화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372쪽 가축들을 지나치게 비대하게 그린 이유에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 영국 북동부지역을 중심으로 가축 품종 개량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림 속 가축은 단순히 조연이라 생각할 때가 많았는데.. 작자미상..인 이유가 궁금해서 읽다 보니... 가축이 크게 그려진 이유에 대한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단순 과장법은 아니었던 거다. 그런데 왜 작자미상이어야..했을까.. 실제와 다른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것에 대한 양심이 허락하지 않아서였을까... 품종 개량...에 동의할..수 없어서였을까...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았음에도..그림이 지금까지 잘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화가는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