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랑 가운데 나를 사로잡은 건 장-폴과 보부아르였다. 알고 싶지만 너무 어려운 존재들이라 생각한 탓에 그랬던 모양이다.. 그런데 막상 읽어가면서..장-폴에게는 실망(?)이 보부아르에 대해서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다른 책을 더 찾아볼 생각으로 검색하다가 <벼랑끝의 파리>를 보게 되었다.콕 찍어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에 관한 설명이 있어 냉큼 집어 들었는데, 그들에 관한 이야기는 크게 할애되어 있지 않았다. "어머니가 재혼했을 때는 배신감을 느껴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지 않기로 일찍부터 결심하게 되었다" 는 설명은 사실 좀 충격(?)적이었다. 엄청난 인물에 대한 과한 환상을 품고 있었나 보다.오히려 인간적인 면으로 바라볼 수 도 있었을텐데..'계약결혼'에 대한 생각이 아주 진보적인 발상에서  출발된 것이 아닐수도 있었다니... <증오의 시대 , 광기의 사랑>에서 부터 조금 실망스럽다..고 생각한 탓도 있을수 있겠다. 무튼 둘에 관한 특별한 사실을 만나지 못해서 아쉽다 생각하려는 순간.. 헨리 밀러가 큰 파도(?)처럼 등장해서 놀랐다. 증오..에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나갔는데,혹여 <북회귀선>을 읽게 된다면 참고가 되지 않을까..그는 '거짓말'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었단다!!


"밀러의 전기 작가 로버트 퍼거슨이 지적했듯이 헨리 밀러와 준의 관계라는 문제는 밀러를 한 인간으로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밀러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그는 자신이 준으로 인해 겪었던 고통들을 자전적인 소설의 재료로 삼았던 것이다.그것은 꽤 그럴싸한 이야기가 되었지만 밀러가 정말로 아내에게 괴로움을 당했는지 아니면 사실상 그가 가해자였는지는 의문이다."/118쪽  소설은 그냥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는 생각은, 증오..를 읽으면서 더 확고(?)해 지고 말았다, 수많은 사랑의 경험들이 녹아든... "1891년 맨해튼에서 태어나 브루클린에서 성장한 헨리 밀러는 허구를 지어내는 재주를 타고났던 듯하다.그는 과장이 심하고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천부적인 거짓말쟁이였다"/118쪽  그런데 "자신들의 삶이 허구의 가림막 없이 밀러의 작품 속에 거의 고스란히 드러난 것을 보게 된 친구들은 그의 이야기에 진실성이 없다고 항의했지만 밀러는 리얼리티가 리얼한 것은 "그것을 자유롭게 변형시키고 변모시키고 파괴하여 신화요 전설이 되게 하는 정신과 상상력 덕분"이라고 굳게 믿었다"/166쪽  책도 읽지 않았고, 그들 사이에 일어난 일들은 더더욱 모르지만... 밀러의 궤변 같은 저 말이 궤변처럼 들리지 않는 착각이 무서웠다.가스라이팅 당하기가 얼마나 쉬운지.. <북회귀선>으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이유도 알것 같고.... 여성에 대한 혐오를 가졌다는 제임스 조이스 이야기도 살짝 충격이긴 했는데..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에 관한 부분만 골라 읽으려다가..헨리 밀러 이야기에 더 집중했다.물론 정독..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보부아르가 궁금했다면 <보부아르의 말>을 골라 읽는편이 나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이제 겨우 <아주 편안한 죽음> 한 권 읽었을 뿐이라... 조금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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