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건 우스운 것,어떤 부질없는 목적을 위해 무자비한 논리를 불가사의하게 배열해 놓은 게 인생이라구.우리가 인생에서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우리 자아에 대한 약간의 앎이지 그런데 그 앎은 너무 늦게 찾아와서 결국은 지울 수 없는 회한이나 거두어들이게 되는 거야"/159쪽



 <로드 짐>을 읽고 있을 때, 작가의 또 다른 책이 언급되는 책을 보고 말았다. 버지니아울프 소설에서도 언급되었다는 <암흑의 핵심>.'로드 짐' 보다 압도적으로 적은 분량이라 망설임없이 읽게 되었는데..<로드 짐> 만큼 버거웠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소설이기도 했다. 가볍지 않은 내용이란 건 감안할 수 있었는데..버지니아 울프도 언급한것처럼 맥락을 벗어나는 문장들..이 힘들었다.(번역의 문제일까 싶었는데 작가의 습관이 그러하다고 했다^^)  프루스트 소설보다 읽기에 몇배는 더 힘들었던 건 맥락을 벗어나는 상황이었다고 감히(?)말하고 싶다. 작가의 습관이란 표현에 더 추가적인 설명은 없었다. 무튼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바다를 묘사할 때와 '암흑'에 대한 핵심을 고찰해 내는 방식이 놀라워서...솔직하게 말하면 찔리는 기분이 들때가 자주 있었다. 밀림에 대한 묘사는 마치 현장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로드 짐"이 바다의 모험에만 집중하지 않은 것처럼 '암흑의 핵심' 역시 백인이 원주민을 다루는 모습에만 집중하지 않았다.오히려 탐욕이 사람을 어떻게 망가뜨리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은 기분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커츠에 대한 담론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동시에 말로라는 인물 또한 커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시에..커츠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은...암흑의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뜻이 될까... 식민지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언제나 백인이 원주민에게 가하는 모습만을 보았다면, <암흑의 핵심>은 수탈하는 백인들이 점점 정신적으로  타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닐지...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이란 사실도 이제서 알았다. 주제가 무거울 것 같아 지금까지 보지 못한 영화인데..원작으로 충분히 힘들었기 때문에 영화까지 도전하지는 못할 것 같다. 죽음의 순간, 무섭다는 커츠의 고백은 죽음에 대한 공포였을까,자신이 저지른 탐욕에 대한 반성이었을까...해설은 커츠가 자신의 삶에 대한 심판을 스스로 내린거라고 말하고 있다.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저지른 짓에 대해 사죄하지 않은 누군가가 떠올랐다.소설을 읽는 동아는 작가의 글쓰기 스타일에 버거웠다면, 책을 마무리하면서 힘들었던건, 깨달음의 순간이 언제나 늦게 찾아온다는 사실에 대한 원망이 깊어서는 아니였나 싶다.



영화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에서 '암흑의 핵심' 한 구절이 언급되었다.. 읽은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덕분에..소개된 문장을 메모해 두었던 것 같아 찾아 보았더니... 역시나 크게 공감한 문장이었다. 영화에서 저 문장이 언급된 이유..는 해설에 대한 부분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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