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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양식은 어떻게 세상에 왔나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0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12월
평점 :
"내일 우리가 살든 죽든 이 거대한 성장은 우리를 통해 세상을 정복할 거야"/361쪽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시리즈가 본격적으로 마음에 든 건 시즌5 '할머니의 세계' 부터다. 할머니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순간들이 좋았다. 그런데 시즌6 '소중한 것일수록 맛있게' 와 마주하기전 시즌5를 읽으며 했던 생각을 잠시 잊었던 모양이다. '치즈'도 그랬고 '크리스마스잉어' 역시 '맛있다'는 깊이를 얼마나 더 깊게 만들었던가... '신들의 양식...'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투명인간> <타임머신>을 쓴 작가라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지만,신들...은 도저히 sf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 유출부터 해서, 인간 세상을 공포로 몰아 넣었던 순간들, 백신의 공포가오버랩 되는 것도 부족해서,지금 우리 정치사회를 그대로 투영한 듯한 모습과 마주하고 말았다.윙클스..가 윙클스로 보이질 않고.. 케이터헴이 코뿔소처럼 보인다는 레드우드의 감상에 누군가가 너무도 심하게 오버랩 되고 말았다. 온전히 소설 속으로 들어가...정말 저와 같은 발명품이 나온다면..공포스럽겠다는 낭만적 상상 근처에는 갈 수도 없었다.경솔한 과학자들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었던 모험(?)은 오늘날까지 위협이 되고 있는 핵..을 연상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그것이 무엇이 되었는 '발명'이라는 말 속에는 반드시 진보와 성장...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집요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신들의 양식은 인간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세를 키우며 인간 세상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제는 어떤가?"/340쪽 역자는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를 결정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고 했는데...정말 딜레마이긴 하다. 발전은 분명 있어야 할텐데..언제나 발명이라는 말 속에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디스포티아적인 그림자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성장이 세상을 정복하는 모습을 다각도로 지켜보고 있는 요즘이라, 솔직히 소설이 현실보다 덜 디스토피아처럼 느껴졌다. 슬프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