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스콧 경 이후 스코틀랜드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 문구가 유혹했더랬다. 읽는 고전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스콧..의 책을 아즉 영접하지 못한 입장에서... 그렇다면 <가여운 것들> 부터 읽어 보는 건 어떻지.. 뮤지컬포스터를 연상시키는 표지도 읽고 싶다는 열망에 한몫했던 것도 같고..^^ 그러나 막상 책을 받고 나서는..첫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 것 같아 책장에 고이고이 모셔두고 있었던 사이, 영화 '가여운 것들' 개봉 소식을 들었다. 부랴부랴 읽고 나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책 표지는 영화속 주인공으로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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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먼저 봤다면 원작까지는 찾아보지 않았을 것 같다. 원작을 읽은 덕분에..영화 속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고.. 영화 속에서 이해되지 않는 장면에 불편함을 느껴야 했다. 뇌를 이식하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한 물음과 윤리적인 문제를 생각하는 것..원작을 읽을 때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당연히 프랑켄슈타인이 생각났고, 피그말리온..도 함께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그러나 영화는 한없이 그녀가 매춘하는 장면을 보여주다가..갑자기 의사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바뀐다는 상황..이 조금은 작위적으로 느껴졌다.'가여운 것들'에 대한 다양한 화두를 ...영화는 온전히 그려내지 못했다는 느낌..영화적인 한계가 분명 있었을 테지만... 원작 <가여운 것들>은 가끔 지루함이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프랑켄슈타인을 다시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과 함께 H.G.웰스의 책들을 다시 읽어야 할 이유를 제시해 주었다. "물론 허버트 조지의 책은 경고일 뿐 예언은 아니다.(..)"/416쪽 <투명인간> <타임머신><신들의 양식은 어떻게 세상에 왔나> 등등 이렇게 많은 책이 씌여진 줄도 몰랐다.
'투명인간'이라 읽고 '타임머신' 이라고 말하는 오류는, 잘 알지 못하면서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듯 하다. (그동안 내내 읽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마냥 과학적 상상이 더해진 이야기일거라 생각한 오만함이 크다. 남들이 나를 볼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 짜릿하다거나 멋있을 거란 생각은 과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가능한 건 아닌지...나이를 한 참 먹고 나서 읽게 된 <투명인간>은 섬뜩함 그 자체였다.문학적 재미가 아주 컸다고는 할 수 없지만..보이지 않는 것에 의해 작용하는 무서운 힘과, AI가 대신 하는 것들에서 발생하게 되는 부정적인 면들을 나도 모르게 오보랩되는 기분이 느껴진 탓일게다. 경고일 뿐이라고 했는데.. 예언처럼 적중하는 것 같은 기분..읽는 내내 소설이란 느낌보다 현실과 마주한 문제들이 보였다고 말하면..너무 심하게 몰입했다는 지적을 받게 될까? 그런데 소설은 소설일뿐이라고 말할수 없는 기분은..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과학은 언제나 진보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순기능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기능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답은 너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