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읽을 수 있는 교양서적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양장본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3년 1월

 물리학은 자연이라는 게임의 규칙을 찾는 행위라고 가볍게 말하는 파인만ㅡ 그 어느 일본인이었던가, 어느 일본인 수학자가 쓴 공부하는 즐거움에 관해 읽으면서 참 공부 즐기는거 말은 쉽지, 넌 내가 분류하는 천재는 아니야ㅡ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천재이든 아니든, 뭔가를 즐기면서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나도 물리를 즐기겠다는 생각을 하며 침대 위에서 책을 펴들었다.

나는 성격이 급하고 진득한 게 없어서 취미를 붙여도 오래 지속되지를 못한다. 이런 경향은 학문에 대한 관심에도 여김없는데 한 때는 천문학, 한 때는 생물학, 유전학, 현대 물리학 그리고 화학으로 지속적으로 관심 분야가 옮겨왔다. 이 책에서 물리학과 관련있는 부분을 나열한 것을 읽으며, 내 형편없는 집중력이 사실은 물리에 대한 지독한 사랑의 다른 표현법이 아니었을까 하며 웃음지었다. 아, 대학 들어와서는 심리학에 엄청난 관심을 가졌는데, 이 책에서도 심리학을 언급한 것을 보고는 딴 길로 잠깐 샜다기 보다는 역시 물리학의 연장선이었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다.

이 책 역시 QED만큼이나 일반인의 기준에 미달인 독자로서 읽어서 완전한 이해에는 실패했지만, 지식의 최전선에 서 본다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