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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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자요 엄마 」의 시작으로 '하영 연대기' 3부작인 두 번째 작품을 읽게 되었다. 전작은 아직 읽지를 못해서 과연 이야기의 흐름은 괜찮을지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우선 「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으로 알게 된 작가라 이번 작품도 기대하며 첫 페이지를 넘긴 후에는 읽기에 바빠다는 것이다. 끊김 없는 캐릭터들의 심리와 여전히 인상이 강하게 남는 스토리텔링이었음을 말이다.

거짓말, 거울 속의 너도 나야.

자신에게 잡아먹히는 일 따위는 없어.

나는 너, 너는 나야. -p8

초입부터 강렬한 인상을 주는 한 인물의 내면을 알려준다. 자기 자신에게 내리는 속임수와 같은 진실의 이면의 모습을 말이다. 아직은 16살이지만 조금 있으면 17살이 되는 주인공의 심리까지 그동안 자신이 겪어야 했던 일들을 암시해 주는 잔혹하고도 불쌍한 모습에 마음이 아렸다. 전작을 읽지 않았음에도 스토리의 맥락상 읽기에는 어렵지는 않지만 그래도 꼭 전작을 읽어본 후 다음에 나올 후속작도 읽어보기를 바라는 중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하영'은 부모와 냉랭한 사이로 나온다. 새엄마의 임신 소식에 달갑지 않는데 거기에 대해 이사를 한다는 아빠의 소식에 소용돌이 같은 감정을 또 한 번 거친다. 마뜩잖은 마음으로 서울에서 강릉으로 이사를 하게 된 '하영'. 이상하게 기시감은 들지만 나름 적응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산속 동굴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전학 가야 할 학교에서의 관련된 물건이다. '하영'은 또 다른 마음이 일렁이면서 감추었던 자신의 그림자와 마주하게 될 순간 어떠한 길로에 다가갈지에 추리를 하게 되는 장편 소설이었다.

'하영'이라는 인물이 재밌다. 스토리에서 드러나는 '하영'의 캐릭터가 어떤 사람인지는 보이는데도 장기[將棋]처럼 다음 수에는 어떻게 이야기가 풀어질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의 폭력성과 함께 밖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가정사까지,, 결국 마지막 페이지의 글을 읽고 소름으로 끝맺어야 했던 추리 소설이니, 어서 후속작 작품이 나오길 바라본다.

몸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만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본인만 안다.

가족에게 받는 상처는 절망을 남긴다.-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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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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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클로이』로 처음 만나게 된 마르크 레비 작가. 그때의 느낌도 잔잔한다는 생각이 이루어졌었는데, 이번에 만난 신작 장편소설도 그렇다. 소설에 나오는 남녀의 사랑, 부모, 자녀,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이 사후의 세계에서 온 유령의 아버지가 등장하여 나오는 스토리로 판타지 소설에 치우치는 것보다는 약간의 초자연적인 설정으로 감동을 주는 부자지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연주회 리허설을 끝난 후 어머니의 집에 찾아간 피아니스트 '토마'는 5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연주회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차에 설상가상으로 그는 패닉에 빠지게 된다.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서먹한 사이로 서로에게 소원한 사이가 된 상태였기에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에 미안함과 상처에 마음이 아팠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는 현실을 겪는 '토마'. 그럼에도 다음날 아들 눈앞에 나타나는 유령 아빠'레몽'은 자신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토마'는 아버지의 부탁을 이행하게 되면서 돌발 상황들이 여러 차례 나오면서 약간의 코미디가 첨부되어 부자지간의 대화에 미소가 저절로 짓게 된다는 점도 알기를 바란다. 작가의 아내인 폴린도 함께 소설에 참여하였다. 글을 짓는 것이 아닌 페이지 중간중간에 스토리와 연결되는 삽화들이 있어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 작가 마르크 레비의 신작이다.

나름 국외 작가들을 더러 읽어봤다고 자부하지만, 마르크 레비 작가의 작품들은 확연하게 드러나는 눈에 띄는 소설은 아니다. 다만, 작가만의 색깔이 담겨 있는 스토리들이 따스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녀, 클로이』와 《 고스트 인 러브 》의 공통점으로 로맨스를 담겨 있기 때문에 아닐까 한다. 비록 아버지와 아들을 세워 소설을 이어가지만 로맨틱이라는 소재를 더 큰 비중으로 차지하기에 딱히 어딘가에 치우치는 장르로 구별하는 것보다 여러 독자들이 있는 관계로 사랑에 목마르는 독자분들이 읽기 제격이 아닐까 한다. 아니면 사랑에 상처를 받는 독자에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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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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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라면 『엄마를 부탁해』가 생각이 난다. 책표지만 익숙했을 뿐 읽어보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을 보내고 또 보내고 다른 소설들을 만나면서 읽었는데도 여전히 작가의 전작들을 읽지 못한 채 시간을 흘러 보냈다. 그렇게 몇 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고 나서야 이 책, 신간 장편소설을 만나 읽게 되었다. 왜... 진작에 만나지 않았을까... 후회가 들 만큼 신경숙 작가의 단어들의 체제가 마음에 들었다. 그 이유는, 국내 소설을 읽다 보면 작가들만의 고유 색깔이 띄기 마련인데 너무 색깔이 강렬하여 오히려 소설의 흐름이 끊겨 중도에 읽기를 그만두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신경숙 작가는 그렇지 않았다. 적막하면서도 웃음과 함께 소설 속에서의 화자로 하여금 '아버지'에 대한 주제로 주는 소설로서의 가치를 느껴주었기에 다정다감하게 다가온 장편소설이었다.

딸의 죽음으로 홀로 외롭게 지내던 작가'헌이'. 그녀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더불어 형제와도 연락을 받지 않은 채 딸의 빈자리를 아프게 보내고 있던 중, 엄마의 수술로 인해 서울로 오게 되면서 고향에 혼자 계시는 아버지의 생각에 그제서야 고향길에 택하게 된다. 고향집에 방문과 동시에 아버지와 둘이 살게 된 '헌이'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늙은 아버지의 모습에 과거의 아버지와의 옛 기억을 회상한다.

아버지로만 보아온 세월에서 개인의 삶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던 '헌이'. 어린 시절 느껴지던 아버지의 따스한 사랑과 버팀목이 되어주던 가장의 삶을 보며 현재의 자신이 딸을 잃고 고통의 삶과 아버지의 지나온 삶과 함께 현재의 삶까지 돌아보는 이 세상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다만, 소설 속의 아버지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상은 아니다. 자식들을 위해 미안해하고 아낌없이 나눠주고픈 헌신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그렸다. 그러므로 책의 띠지처럼 이 세상에 바치는 익명의 아버지들의 헌사의 소설이 아닐까 한다. 눈물을 머금고 읽어야 하는 아버지의 인생이다. 시대적 배경이 있었기에 전염병과 전쟁에 살아남은 자로서 살아가야 하는 생의 일환을 담은 가족의 가장 아버지의 이야기임을... 누군가는 자신의 아버지를 빗대어 공감을 할 수도 있는 농부의 아버지다. 자식 걱정과 함께 더 한없이 자식에게 해주지 못한 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소설. 여성작가의 시선으로 담은 소설이라 의미를 더 해준 장편소설이기에 모두들 읽어보시길 바라본다.

나는 아버지를 한 번도 개별적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도 그제야 깨달았다.

아버지를 농부로, 전쟁을 겪은 세대로, 소를 기르는 사람으로 뭉뚱그려서 생각하는 버릇이 들어서 아버지 개인에 대해서는 정확이 아는 게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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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맞지 않는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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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현실의 문제점을 소설로 만든 일본 작가의 작품을 만났다. 가볍게 읽었지만 점차 무겁게 다가온 소설인 만큼 허구의 세계지만 쉽게 지나칠수 없는 현재의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외부로 들어나지는 않아도 가정마다 생기는 균열은 저마다 있다. 이 소설에서 드러나는 것은 가정에서의 일들을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내 가족의 속마음을 지나치며 자신의 생각이 옳았음을. 내 자식에게는 한없이 옳은 길만 안내한다고 하지만 자녀는 속박 된 삶이었음을 보았다. 자식의 삶이 부모가 원하던 길이 아니라면 가차없이 버려지고 나태해진 인간으로 바라보는 부모의 눈에서 자식은 점점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고립이 되어 은둔형 외톨이로 변화는 과정을 그리며 결말까지 소설의 이야기를 꽃을 핀다.

일본 전 지역에 인간이 다른 형태로 변이 되면서 기이한 병이 발생한다. 은둔형 외톨이, 니트족인 청년층에만 기묘한 모습으로 변하는 "이형성 변이 증후군"이다. 외형에 놀란 가족들은 놀람과 동시에 충격을 안게 되고 차후에는 폭행까지 서스름없이 발생까지하여 정부는 변이자들을 법적으로 사망 신고를 할 수 있게 대처를 내놓는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에서 특히나 '미하루'의 캐릭이 단연하게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소설의 주인공이기도 하며 변이자로 벌레로 변한 아들 '유이치'에 대한 자책과 원망이 담겨 있지만 매끄러운 스토리에 다시 한번 집중 할 수 없었던 엄마의 마음을 담아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가족간의 갈등과 분열에 따른 간극의 차이를 여지없이 잘 보여준 인물이다. 작가의 데뷔작인데도 사회의 면을 잘 다루어 속절없이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기에 모든분들에게 추천해본다. 특히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말이다.

게다가 그렇게 골몰하지 않아도 아이는 알아서 크는 법이야. 부모는 그저, 그걸 거들기만 하면 돼.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다 그때그때ㅐ 맞춰서 필요한 도움만 주면 나머비는 스스로 성장하게 마련이니까.-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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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유리코는 혼자가 되었다
기도 소타 지음, 부윤아 옮김 / 해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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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미스터리 소설은 읽었지만, 학교로 소재를 삼는 소설은 기피하고 있었다. 시시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 나니 소재가 상당히 흥미를 돋우면서도 학생들 간의 인간적인 심리를 다룬 것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사회적으로도 이슈로 떠올랐던 학교의 집단 따돌림과 입시 제도에 대한 모습을 죽음과 함께 피해자의 모습과 가해자의 모습을 그려내었다.

명문고에 입학한 '야사카 유리코'는 테니스 부 선배에게 학교의 전설을 듣게 된다. 터무니없는 전설로 치부했지만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인해 점점 "유리코님의 전설"이 공포로 다가온다. 믿을 수 없는 관경이지만, 단짝 친구인 친구 '시마쿠라 미즈키'에게 학교의 전설에 대해 말해 준다. '미즈키' 또한 실존하지 않는 허구의 이야기로 학교에서 지어낸 이야기로 치부한다. 암묵적으로 학교에서 일인자인 '유리코님'의 전설. 그것은 실존하는 것인지에 대해 파헤치는 소재로 생동감 넘치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야사카'와 '미즈키'의 관계와 함께 학교의 전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학생들 간의 우월감과 함께 열등감을 비추어진 면을 볼 수 있었다. 학교의 전설로 인해 학생들 중 '유리코'라는 이름을 가진 자만이 일 년 동안 특권의 신분을 가질 수 있는 사슬이 걸려있다. 단, 그 이름 가진 자 중에 승자는 한 명 만이다. 나머지는 저절로 도태되어 떨어져 나간다는 것과 이에 반해 '유리코님'에게 거스르는 학생은 순간에 불행이 찾아와 다치거나 전학을 간다는 것이 이 책의 설정이다.

사회에서의 볼 수 있는 권력을 학교에서도 나타낸다. '유리코'라는 학교의 전설을 내세워 일인자인 자리를 앉게 됨으로써 학생들 간의 권력이 힘인 만큼 학교 내에서 공포와 불안을 잠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명문고라는 타이틀과 함께 일인자 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자의 행동과 학교의 전설을 옹호하는 자들의 캐릭터들까지 재밌게 표현해낸 허구의 세계에 빠져보기를 바라본다. 어른들만이 아닌 학생들도 가지고 싶은 권력의 일인자 욕망을 지긋이 표현한 소설이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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