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자살
조영주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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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캐비넷 출판사에서 조영주 작가님의 신작을 만날 수 있기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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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과 편지 - 성폭력 생존자이자 《버자이너 모놀로그》 작가 이브 엔슬러의 마지막 고발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령 옮김 / 심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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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문구와 책 소개만으로도 눈길을 끌었던 책 한 권이다. 저자에 대해서는 실제로 모르지만 연극으로 유명한 작가라고도 하는데, 자신의 유년시절과 더불어 성인이 되어서도 아버지의 폭력에 대해 무방비하게 당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 이야기들을 담아내었다. 다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폭력만 다룬 것이 아닌 소름 끼칠 정도의 성폭력까지 있기에 31년 전 죽은 아버지에게 평생 사과의 일말을 받을 수 없기에 저자는 상상으로 림보 세계(죽은 자들이 가는 변방의 영계)에 있는 아버지를 불러 피해자인 저자에게 사과 편지를 보내게 하는 작품이다.

이 책을 펼치고 몇 번이나 몇 십 번이나 페이지를 덮다가 다시 읽다가를 반복할 정도로 읽기가 힘겨웠었다. 저자의 어린 시절... 천진난만하고 웃음꽃이 활짝 핀 5살 여자아이에게 아버지는 몹쓸 짓을 저지르면서 아이에게는 가족에게 비밀을 하라며 협박을 일삼는 추잡하고도 인간이지 않는 아버지였다. 가정에서의 권위적인 아버지로 인해 가족들도 아버지의 편이 됨으로써 언제나 혼자 일수밖에 없었던 저자. 알면서도 방관하던 어머니. 집안에서 성폭력과 폭력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뉘었지만 어느 누구도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았던 가족 구성원. 여러 번 계속 눈에 띄울 정도인데도 어느 누구도 개입하여 막지 못하는 가족들.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 이렇게 남은 가족이다.

잔인함과 흉포함만을 선사한 아버지. 이토록 행하던 아버지에게 사과를 받을 수 없기에 저자는 용기를 내어 이 책을 펼쳐 낸 것이다. 저자의 아버지가 저자에게 행하던 폭력들이 욕지거리가 나올 정도로 분노하면서 읽었지만 저자는 알린다. 어떠한 형식의 폭력이든 가해자로부터 사과를 기다리고 있는 모든 여성을 위해서이며 폭력이 끊어지는 세상이 오기를 전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여성의 삶을 짓밟고 있는 가해자들이 모두 단절되기를 바란다.

이제 기다림은 끝내기로 했다. 아버지는 돌아가신 지 오래다. 그는 결코 내게 그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일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상상해야만 한다. 상상 속에서라면 경계를 넘어 꿈을 꿀 수 있고 이야기의 깊이를 더해 현실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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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이자벨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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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일평생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안에서 애인. 가족. 자녀 등에도 있지만 이번에 만난 작품에서는 다른 시각으로 사랑을 표현한 영미소설이다.

미국인 21세 '샘'은 하버드 로스쿨 진학을 앞둔 시점에 아무런 계획도 없이 파리행 길에 오른다. 정처 없이 파리의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출판기념회 파티에서 만난 프랑스 여인 '이자벨'을 만나게 된다. 번역가인 그녀의 명함을 받은 '샘'은 그녀의 작업실에 찾아간다. 그녀와의 있음에 외로움에서 벗어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자벨'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과 규칙들로 인해 또다시 슬퍼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유부녀다. 기혼녀다. 남편이 있다. 자신의 결혼 생활은 유지하겠다는 그녀의 말에 이해를 못 하는 '샘'이다. 사랑하면 같이 살아야 하는 게 '샘'의 방식인데 그녀의 사랑 방식은 자신과 다르다는 걸 안 그는 파리와 미국을 오가며 그녀와의 관계를 이어간다. 그녀에 대한 사랑은 영원하지만 자신과 있지 못함을 알기에 그의 동료인 레베카와 결혼을 하기로 결심을 하게 되면서 또다시 한번 사랑이라는 잣대에 오르는 '샘'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무뚝뚝한 아버지와 암으로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이에서 어린 시절부터 사랑을 못 받았음을 내세우는 '샘'이기에 항상 외로움 사무친 인물로 그려 내었다. 만나는 여성마다 '샘'에게 외로움이 보인다고 말한다. 그만큼 온몸에 두르고 있는 것이 외로움이라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의 고전문학을 읽어봤는데 그곳에서도 이번의 작품과 비슷하지만 다른 면이 있기에 괴테의 소설보다는 이번의 〈 오후의 이자벨 〉이 더 좋은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샘이라는 인물은 남에게 피해를 주기보다는 언제나 착실한 아들, 청년, 중년 남자로 우유부단하게 지내며 자신이 처한 사랑에 대해서 합리적이게 외로움으로 표현을 해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서 누구나 외로움을 감춘 채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많지 않을까 한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대표작 「 빅 피처 」를 읽어본 독자라면 이번에 나온 작품은 지나치지 말고 페이지를 펼쳐보기를 바라본다. 그만큼 전작을 이을 만큼 소재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의 장편 소설이기에 말이다.

우리는 소유하기 힘든 것일수록 소유하길 원한다. 원하던 걸 손에 넣게 되면 현재 주어진 것들이 원래부터 쉽게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뒤틀린 논리의 궤적과 진실을 왜곡시키는 거울들의 통로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모든 걸

잃게 된다. 진지하고 안정된 사랑이 아니라 손에 넣을 수 없는 몽상 같은 사랑을 뒤쫓게 된다.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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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어서야 딸이 되었다
소효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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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라면 저자의 일상에서 겪거나 느낀 것들을 책으로 펴내어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형식의 도서라면 이번에는 더욱더 편안하고 안온한 느낌을 주는 그림 에세이를 만났다. 전작 『아빠는 몰라도 돼 』을 펴낸 작가라고는 하는데 나는 이번의 그림 에세이로 처음 마주하게 된 만큼 책 제목으로 인해 선택한 그림 에세이다.

엄마의 온기로 품이 따듯해서 좋고, 아빠는 따듯함이 묻어나서 상냥해서 좋다는 딸. 자신도 딸아이의 엄마이기 전에 자신도 엄마의 딸이었던 과거의 이야기도 함께 기억 속의 서랍장을 꺼내어 또 하나의 이야기가 담겨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가족이라는 가치와 고난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을 가족의 울타리에서 느낀 희로애락 등 감정의 경계선을 마구 흔들어 놓았던 에세이라 좋았다.

많지 않은 글씨들과 한 면에는 포근했던 이쁜 그림체들로 꽉 차 있다. 그림 한 페이지에 이은 글 한 페이지를 한 템포씩 묶은 다음 하루에 두 페이지씩 읽고 넘겨보며 마지막 페이지 장까지 읽기를 추천해본다. 가족에 대한 딸에 대한 엄마의 생각을 담아 애틋함. 행복.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쳐주는 따스했던 가족, 딸, 그림 에세이. 소홀했던 가족에게 특히 엄마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들었을 때와 고마운 감정이 들을 때 이 책을 들쳐보기를 바라본다. 그 이유를 달자면 읽다가 여러 번 울컥했지만 그래도 읽게 되어 행복했던 또 하나의 그림 에세이였기 때문이다.

특별하지 않은 서로의 일상이 만나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

그것에서 오는 소소한 행복이

바로 특별한 것임을.(중략)

행복은 언제나 덤이었어요

(행복은 덤 中에서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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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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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가 집필한 심리 스릴러의 도서를 읽어보았다. 책 표지만큼 소설의 스토리가 어둡게 느껴진다. 그만큼 주인공의 심리에 대해 표현을 해놨기 때문이다. 시간의 여유를 주는 것도 아닐뿐더러 1초의 시간도 놔주지 않고 주인공의 심리를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끌고 가기 때문에 더욱 심리에 대한 표현이 적절한 소설이 아닐까 한다.

심리치료사 '사라 라투스'. 지나치게 기억이 구체적인 면을 가지고 있기에 오히려 일상에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건축가 남편과 살고 있는 여성으로 나온다. 남들이 보기에는 평범한 부부처럼 보이지만, 실속은 '사라'는 외롭게 지내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일에 바쁜 남편. 그런 남편을 기다리고 있는 '사라'. 위태로워 보였지만 사라는 잘 견디며 부부생활을 이어오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금요일 새벽. 친구들과 산장에 놀러 간 그날. 그는 산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남편 친구 전화에 패닉에 빠진다. 석연찮은 남편 친구의 말과 자신에게 거짓말 한 남편에게서 화가 남과 동시에 남편이 떠난 날 그 자리에 없었던 남편의 물건이 제자리에 돌아와 있음을 알게 된다. 연락 두절된 남편. 그는 과연 어디로 간 것일까?

자신의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일까? 자기 자신에게 자문자답한다.

사라는 남편과 결혼 후 집 차고를 개조해 상담실과 대기실을 만들어 운영을 하고 있기에 딱히 타인들과 소통보다는 환자들과 남편과 주로 이루어진 일상들을 보내고 있기에 꽉 막힌 모습이 엿보여 답답한 면도 보였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사라'의 인물을 더욱이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관점이 들었다.

사라진 남편, 그리고 자신의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보여주는 심리 스릴러. 페이지의 끝부분에 다가가 수록 빠져드는 미묘한 것까지! 나름 읽을만했던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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