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네이드 할머니
현이랑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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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표지라서 코믹을 담은 추리 소설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코믹이 아닌 드라마 같은 찡하면서도 잔잔한 감점을 건네주는 작품이었다. 치매라는 설정과 요양 병원, 그리고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했던 6살 꼬마와 부동산 재벌인 까칠한 노인 레모네이드 할머니의 이야기로 소설의 전개가 이어간다.

일반 요양 병원과는 다르게 월 1000만원이 내는 고급 치매 요양 병원인 '도란 마을'. 이곳엔 부자들만 찾는 곳인데, 이상하다. 부모와 자식들 간의 사이와 병원 원장이 보이는 겉모습과 다른 속 모습들이 인간들의 본질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여 쉽사리 완독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늙음'과 '젊음'과에 대한 비교와 치매, 비정규직, 가정폭력, 마약 밀매 등 여러 요소들을 넣어둔 작품이라 쉽게 다가갔다가 된통 당한 의미 있는 추리 소설이다.

인간의 인생은 희한하다. 아기가 자라서 청소년기를 지나 어른이 되었다가 늙어가면서 다시 천천히 아기가 되어 간다. 어쩌면 치매 환자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생의 과정을 거꾸로 밟아나가는 중인지 모른다. -p125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마다 치매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놓을 때마다 읽고 또 읽어봤다. 역시 치매는 무서우면서도 어려운 병이 아닐까 한다. 늙어감으로 인해 몸도 쇠퇴해져가는데 대뇌 신경세포까지 손상된다니 말이다. 소설이라는 맥락으로 단순하게 읽을 책이 아닌 치매의 관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는 좋은 소설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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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성과 용기를 최후까지 지켜 낸 201인의 이야기
피에로 말베치.조반니 피렐리 엮음, 임희연 옮김 / 올드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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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이라고 하면 독일의 강제수용소인 아우슈비츠가 생각이 난다. 하지만, 이 책은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이야기로 레지스탕스로 활동을 하다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은 201인의 편지 이야기를 담은 도서다. 201인 모두 일반인들이다. 대략 36페이지 정도 가량 이 책에 대한 역사를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었기에 201인의 편지들을 잘 읽어갈 수 있었다. 북부를 차지한 나치 독일은 '이탈리아 사회공화국'이라는 정부를 수립하고 이후 법원 판결이 아닌 군대가 즉결 심판소를 운영을 하면서 맞서 싸우는 일반 시민들을 총살 사형이거나 고문 끝에 총살을 시키는 잔인한 역사를 알아봤다.

짤막한 편지부터 긴 편지까지 다양하면서도 같은 맥락들의 편지들이 담겨 있다. 개개인의 편지지만 자신으로 하여금 주변인들이 슬퍼하고 고통을 받는 것에 미안함과 걱정만이 담겨 있게에 같은 맥락들이라고 써보았다. 수만 명의 사형수들의 희생이 있기에 지금도 여전히 보존하며 역사로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나치 파시스트 정권에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국민들이었다.

존재를 탄압하는 죽음의 고통이 어마어마하게 크다 하여도 나는 굳건하고 평화로워. (중략)

나는 내 의무를 다했음을 알기에 힘이 나. - 자코모 카펠리니 편지 中

자신의 희생으로 이탈리아를 찾으려고 하였던 레지스탕스 사형수들. 읽다 보면 슬픈 대목도 덤덤하게 읽던 편지들도 있었지만, 우선적으로 이탈리아의 한 역사의 면을 담아내었지만 201인의 편지에 삶의 태도를 점검할 수 있었던 도서였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만이 아닌 모두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삶의 모습이기 때문에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의 역사에도 있듯이 말이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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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카의 여행
헤더 모리스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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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문신가」의 후속작을 읽어보았다. 그 이전에 왜 작가는 이 책을 후속작으로 집필하게 되었는지와 함께 이 소설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알린다. 나 또한 이전 작품보다는 이번 작품은 모든 이들이 읽기를 바란다. 고작 16살 소녀일 뿐이었을 뿐 실카인데, 다른 여성 수감자들은 악마로 보였을 뿐인 여자였을 뿐이었다. 혹독한 곳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나치와 결탁했다는 죄로 또다시 노역 15년형을 받게 되면서 굴라크 수용소인 소련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는 또 다른 악몽들이 기다리고 있을 뿐. 그녀의 삶에는 언제나 죽음이 드리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여정을 담아내었다.

권력자들의 소유물로 인해 원하지 않는 권력의 자리를 자신도 모르게 앉게 되면서 여성 수감자들에게 욕과 함께 비난의 말들을 들으며 또다시 다른 이들의 죽음을 마주한다. 이번에는 추위까지 견뎌내야 하는 기온과 굴라크 수용소에서 석탄일이 아닌 간호사일을 우연찮게 하게 된다. 읽으면서도 참..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다른 여성 수감자의 생존과 우정 걱정하는 실카의 삶이 안쓰러웠다. 그 누구도 그녀가 처한 상황에서는 그렇게까지 못할 것이다. 실존의 인물이다. 다만, 작가가 역사와 함께 실카를 아는 지인들을 탐문하며 만든 소설이기에 어느 것은 진실이고 어느 것은 창작이라고는 했지만, 너무 감정이입이 되었다. 실제의 그곳에서 지낸 모든 이들의 삶은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거니와 동물로 취급하는 상황에서 너무 끔찍했기 때문이다.

간호사 일로 병동에서 일을 하지만 그녀는 막사 사람들과 멀어질까 봐 전전긍긍한다. 가족의 죽음까지 보고 그녀의 곁에는 남아있는 이들이 없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함께 생활하고 있는 막사 수감자들에게 정이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미래가 없는 삶이지만 병동에서의 처참한 환경과 그곳에서도 벌어지는 방치된 환자들에게 연민을 느끼기도 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외에도 막사와 멀지 않는 곳에 있는 의무실, 산부인과 탁아소 등 그 시대의 환경을 돋보이게 해주어서 오히려 잔혹하지만 생동감 있는 소설로 각인이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전쟁도 싫지만 여성이 전쟁의 먹잇감이 되는 것 또한 싫다. 어느 곳에서든 세계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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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정의 - 표창원이 대한민국 정치에 던지는 직설
표창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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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게 1도 관심이 없다. 제대로 된 정치가 아닌 권력을 내세운 사건사고 뉴스들만 봐서 그런듯싶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정치를 해야 하는 의원들이 국회에서의 몸싸움과 욕설. 그리고 상대편에 대한 비방하는 말들을 지금껏 주야장천 뉴스를 통해 보며 살아왔기에 딱히 관심이 가는 의원이 없는 게 당연한 게 아닐까 한다. 그런데 유독 관심이 가던 의원이 있었다. 아니, 오히려 왜 갑자기???정치에 몸을 담갔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을 정도로 범죄 프로파일러였던 표창원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으로 인해 인지도가 높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홍길동처럼 의원으로 출마를 하고 당선이 되어 4년간의 의정 활동 후 차기 출마가 아닌 바로 정치 은퇴를 한 점에서도 신기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도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무엇을 알리는 이야기인지 또한 어떠한 정치의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보수, 진보의 성향과 당 의원들의 모습, 종교와 정치의 관계 등 국회의원의 갑질의 행동까지 스스럼없이 알려준듯한 이야기들이었다. 대대적인 사회의 뉴스까지 과감히 보여준 저자 표창원. 읽는 독자로서 이 책을 싫어하는 의원들이 분명히 여러 있을 거 같다. 4년간의 의원직을 하면서 알게 된 모든 것들을 오목조목 알려주면서도 정치 변화의 필요성 또한 제시하기에 거대 권력이라는 정치권 날을 보여준 듯싶다.

정치에 관한 도서를 읽지 않은 사람들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손쉽게 읽을 수 있기에 한 번쯤은 살펴볼 책이다. 영화와 드라마의 캐릭터에 대한 모습들을 정치에서도 볼 수 있는 비교를 해주었기에 더 차근히 읽으면서도 곧장 읽을 수 있었던 사회비평을 담은 도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렇듯 정치와 무관했던 한 시민이 본의 아니게

정치인이 되어 시민을 대표하기 위해 애쓰면서 겪고 느낀 솔직한 심정의 기록이다.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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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동자 안의 지옥 - 모성과 광기에 대하여
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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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정신증을 앓았던 저자의 실제 이야기다. 백일을 앞둔 시점에서 금쪽같은 자신의 아기가 악마의 눈을 하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정신이 온전치 못할 것이다. 열 달 동안 뱃속에 품고 진통을 겪으며 출산을 하고 지금껏 애지중지하며 키웠는데 나의 아기가 악마라니... 소설이라도 끔찍한데 실제의 이야기니 저자는 얼마나 공포로 다가왔겠는가.

저자는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양가 부모님으로 인해 한국 출산, 육아 등을 간접적으로 몸으로 느낀다. 출산 후에도 끊이질 않는다. 양가 부모님의 걱정과 함께 이은 양육까지 말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문제점이 곳곳에서 보일 정도였다. 엄마라는 이유로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살아야 가는 모성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아이에게 모성이 없다는 것은 아닌데도 단지, 어른들 눈에는 그렇게 비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정신적으로 저자에게 독이 되어 산후정신증을 앓은 것이 아닐까 한다.

내 정체성, 내 존재는 내가 깨닫기도 전에 바뀌었다. 내 세상의 중심이 이동했다.

모든 것이 이제는 이 다른 생명체와 연관되었다. -p195

임신 시작과 동시에 몸의 변화, 출산과 육아로 인한 우울증은 잠깐이라도 다들 겪을 수밖에 없다. 나 또한 경험을 했었다. 나만의 시간도 없이 아기에게만 시간을 쏟기에 언제나 피로감이 부풀기 때문에 나는 출구로 친정을 방문했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고 산후 우울증에 대해서도 조용히 지나갈 수 있었음을 친청 부모님께 감사하다. 이 외에도 각자만의 방법들로 산후 우울증에 벗어나는 엄마들도 있다. 다만, 저자는 현실과 구분이 안되어 정신착란으로 심각하게 왔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저자를 믿고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남편이 있었기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모든 이들이 보기를 바라본다. 누구도 될 수 있다. 온전한 자신의 정체성부터 깨닫고 자신의 아이를 사랑함으로써 조금이라도 덜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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