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 ] 나는 친구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그건 모두들 너무나 잊고 있는 것이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관계를 맺는다고? 물론이지. 여우가 말했다. 너는 아직 내게 세상에 흔한 여러 아이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아이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나는 네가 필요없어. 너도 역시 내가 필요 없지. 나도 세상에 흔한 여러 여우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여우에 지나지 않을 거야.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지.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야. 나는 너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고.. ... 84, 85

[ ] 제발 나를 길들여 줘! 여우가 말했다. 그러고는 싶은데 어린 왕자가 대답했다. 시간이 없어. 나는 친구들을 찾아야 하고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자기가 길들인 것밖에는 알 수 없는 거야. 여우가 말했다. 사람들은 이제 어느 것도 알 시간이 없어. 그들은 미리 만들어진 것을 모두 상점에서 사지. 그러나 친구를 파는 상인은 없어.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지. 네가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 줘! 어떻게 해야 하는데? 어린 왕자가 말했다. [아주 참을성이 있어야 해] 여우가 대답했다. 처음에는 나한테서 조금 떨어져서 바로 그렇게 풀밭에 앉아 있어. 난 곁눈질로 너를 볼텐데, 너는 말을 하지 마. 말은 오해의 근원이야. 그러나 하루하루 조금씩 가까이 앉아도 돼....

[ ] 같은 시간에 왔으면 더 좋았을걸. 여우가 말했다.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질 거야. 4시가 되면, 벌써, 나는 안달이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난 행복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그러나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몇 시에 마음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없을거야..... 의례가 필요해. 의례가 뭐야?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것도 모두들 너무 잊고 있는 것이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 어떤 날을 다른 날과 다르게, 어떤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거야. 이를테면 사냥꾼들에게도 의례가 있지 . 그들은 목요일이면 마을 처녀들하고 춤을 춘단다. 그래서 목요일은 경이로운 날이지! 나는 포도밭까지 산책을 나가지. 만일에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춘다면 모든 날이 다 그게 그거고, 내게는 휴일이 없을 거야. 86, 87

[ ]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린 왕자가 말했다. 어딘가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집이나 별이나 사막이나 그걸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야! 아저씨가 내 여우하고 같은 생각이어서 기뻐. 그가 말했다.....부서지기 쉬운 보물을 안고 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구 위에 그보다 더 부서지기 쉬운 것은 없으리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나는 달빛 아래서 그 창백한 이마, 그 감긴 눈, 바람에 흩날리는 그 머리칼을 바라보며 혼자 생각했다. [내가 여기 보고 있는 것은 껍질에 지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잠든 어린 왕자가 나를 이렇듯 감동하게 만드는 것은, 한 송이 꽃에 바치는 그의 성실한 마음 때문이다....그의 가슴속에서 등불처럼 밝게 타오르는 한 송이 장미꽃의 영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가 더욱더 부서지기 쉽다는 걸 알아차렸다. 등불들을 잘 지켜야 한다. 한 줄기 바람에도 꺼질지 모르는.......그리고 나는 이렇게 걸어가 동이 틀 무렵 우물을 발견했다. 97,98

볕뉘

저녁밤 빗소리에 얕은 술을 했는데 취기에 휘청거렸다. 매운 고추를 먹어서인지 연신 눈물이 나기도 했고 빗길을 오는 길 불빛이 휘황해지기도 했다. 새벽에 눈이 떠져 밀린 책들을 책상에 옮기다가 그만 보게 되었다. 책 꼬투리를 접었다. 그리고 쓴다. 세상은 성경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 아름다운 동화들이 성경이 되었으면 싶다는 말이 밀려왔다. 시간을 자라게 하고, 서로를 피우는 광경이 미학적이기도 하고 윤리적이기도 하다. 그래 그래 그 같이 밑줄이 처진 그 구절을 읽어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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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의 위상학

[ ]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 전체는 주체와 객체의 분리를 거부한다. 주체와 객체라는 근본적인 전제들은 철학적 전통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 연원을 두고 있다. 그는 이 전개를 자연의 이분화 bifucation of nature라고 말한다. 20

[ ] 관계성:근본적 관계들 - 연장적 결합의 기능 - [자연 인식의 원리들에 관한 탐구]에서 그의 기획을 소개한다. 이 탐구과정에서 상세하게 전개되는 근본적인 가정은, 모든 물리학, 생물학에서 드러나야만 하는 자연의 궁극적 사실들이 그것들의 시공간적 관계들에 의해서 결합된 사건들이며, 이 관계에서 사건들은 자신들의 부분들로 존재하는 다른 사건들을 포함할 수 있는 (혹은 연장할 수 있는) 사건들의 특성으로 주로 환원될 수 있다는 것이다. 136 그는 우리에게 시공간 관계의 어떤 일정한 형식으로부터 일정성과 순서를 찾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시공간보다 더 근본적인 특성을 표현하는 사건들 사이에서 관계성 혹은 결합성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는 우리에게 보다 근본적인 특성이 무엇인가를 말한다. 그것은 부분/전체의 관계, 너머-연장하는 것 extending over, 포접하는 것 containing이다. 실로 시공간의 복잡한 본질은 사건들의 근본적인 상호 결합성에서 나오며, 오직 이 방식에서만 그것은 도출된다. 137

[ ] 공간의 역학: 은 실질적으로 화이트헤드가 이 직관으로부터 제공한 여건에서 나온 논리적 연역이다. 그는 시간의 순간 속에서 공간의 점들을 경험한 것이 아니라, 시간의 주기를 통하여 공간의 체적을 경험했다. 전자는 그 이상의 정교화에 도움이 되는 어떤 유효한 정식화를 허용하는 편리한 추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 추상의 최초의 여건(화이트헤드의 직관에서 발생한 것)이 무엇인가를 말해야 한다는 주의 깊은 단서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나 과학의 역사, 특히 수학사는 이러한 단서에 대한 망각으로 가득 차 있으며, 심지어 오늘날의 개념화 작업에서도 너무나 명백한 이 출발점이 무시되고 있다. 이 직관에 대한 요점들 중의 하나는 감각의 세계는 변화의 경험 속에 있다는 것이다. 141

[ ] 과정: 한 순간에 있는 철과 같은 것은 없다; 철이라는 것은 한 사건의 성격이다. 145

[ ] 동시성: 우리는 근본적인 관념의 정식화에 있어서 공간과 시간의 추상화를 피해야만 하며, 자연의 궁극적인 사실, 즉 사건들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161 자연 속에서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다양한 지속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지속들은 중첩 overlap한다. 다양한 시공간 체계가 존재하고 이에 따른 동시성의 상대성이 존재한다. 이것은 한 순간에서 동시성의 상대성이 아니라, 오히려 지속 내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164

[ ] 어떻게 임의의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시공간이 비교될 수 있거나 관계 맺을 수 있는가?

[ ] 개별적인 시공간들 내에서 여러 순간들과 지속들의 평행, 다른 시공간의 교차 개념, 그리고 수선 perpendicularity의 개념을 사용해서, 화이트헤드는 한 시공간에서의 구간이 임의로 측정되는 장치, 예를 들면, 빛의 신호, 즉 시계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시공간에서의 구간과 합동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그의 근본적인 주장은 경험이 다른 시공간들 사이에서 그 안에서 작용하는 합동 관계들 congruence relations이라는 본질적인 의미를 수행한다는 것이다. 167


볕뉘

10년이상 글구성의 윤곽을 잡지 못하면서 천착한 십년 이후에야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다. 그는 화이트헤드의 관념은 20세기 혹은 21세기에도 간과될 지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한 25세기쯤에는 날개를 펼칠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한다. 화이트 헤드는 자신의 작업의 결과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철학적 논의에서, 진술의 절대성에 관하여 독단적으로 확실시하는 가장 작은 암시조차도 오류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의 강연록이 도착하기전 읽어두었고, 곁들여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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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체적인 경험은 정태적이고 자존적인 것이 아니라 동태적이며 상호 관게를 맺고 있는 것으로 정태적인 ‘점의 사유‘를 통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 10 화이트 헤드는 자신의 이러한 사유의 전환을 ‘사실fact‘ 중심이 아니라, ‘과정 process‘중심의 세계관에 근거한 것이라고 본다. 10 우리는 그를 20세기의 데카르트, 혹은 라이프니츠라고 부르기도 한다. 10 여러 작업을 바탕으로 관계의 철학 혹은 생성의 철학을 구성하고, 자신의 철학에 ‘유기체철학‘ the Philosophy of Organism이란 이름을 붙인다. 11

[ ] 탐색의 동기 가운데 하나는 형이상학에서 실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며, 다른 하나는 사실과 가치를 이분화하고, 철학은 사실에 대한 탐구만을 지향하며, 가치와 같은 문제들은 철학에서 대답할 수 없는 사이비 질문으로 전락시킨, 20세기 분석철학의 입장에 관한 비판적 성찰과 관련이 있다. 12 그에 따르면 뉴턴의 우주론이 나오기까지 서양을 지배해 온 우주론은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였다. 서양인들은 [티마이오스]를 통해서 자신들의 삶과 지식의 모형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뉴턴의 우주론이 나온 이후, 궁극적 원인, 목적인이 우주에서 사라지고 다만 종교나 인간의 심성에만 주어진 것으로 보게 되었다. 특히 지식이 우리의 구체적인 삶과 분리되어져,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혹은 우리의 삶의 목적은 무엇이고 우주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매우 어리석은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13 그는 이러한 이분화를 ‘잘못 놓여진 구체성의 오류‘라고 한다. 왜냐하면 자연은 뉴턴이 바라본 것처럼 기계인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자연 역시 목적인을 함축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형이상학은 근대적 의미의 ‘사실‘과 ‘가치‘를 결합하려는 시도이다. 14 그의 유기체 우주론은 진리의 가치나 선의 가치보다는 ‘미의 가치‘에 근거를 둔 예술적 사유가 가능한지를 탐구한다. 14

21세기의 미적 모험을 향해서

[ ] 들뢰즈는 차이와 반복에서 기술하는 개념들 - 강도, 짝짓기, 공명, 강요된 운동 - 은 ˝재현의 세계에 속하지 않는다.˝ 405 서구철학의 역사는 실체 혹은 공간 중심의 철학을 전개하였으며, 이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서, 데카르트, 뉴턴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설사 그들이 시간이나 과정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존재론적으로 열등한 지위를 갖는다. 이와는 달리 서구 철학을 과정의 철학 혹은 시간의 철학으로 사유한 대표적인 인물들이 베르그손, 화이트헤드, 그리고 들뢰즈이다. 407 베르그손은 ‘고체의 논리‘를 부정하고 오직 이질적으로 연속하는 방식으로 창조적 전진을 설명한다...주체의 속성이나 성질보다는 관계를 더 중시하며, 이러한 관계를 통해서 창조적 전진이 가능하다고 밝힌다. 408 그러나 들뢰즈아 화이트헤드는 베르그손이 거부하는 공간 혹은 고체에 해당하는 ‘양자 quantum‘를 받아들인다. 그들은 흐름을 일정하게 품고 있는 양자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다시 말해서 ‘모든 사물은 흐른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격언을 수용하면서도 ‘에너지의 흐름은 양자 조건‘이라는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409 베르그손과 달리 현대 과학과 철학을 대립적인 구도로 놓는 것이 아니라, 과학을 포괄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들뢰즈와 화이트헤드의 의도이다. 410

[ ]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한다는 것의 핵심적 의미는 ‘작인에 있어서의 요인이라는 것‘, 즉 ‘차이를 낳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금언도 받아들인다. 그는 역시 ‘차이‘를 낳는 것이 존재의 이유라고 한다. 즉, 현실태는 ‘경험의 과정‘이며, 이는 새로운 것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들뢰즈도 자신의 철학을 차이의 철학이라고 하며, 자신의 존재론을 ‘일의적‘이라고 한다. 일의적 존재라는 것은 ‘개체화하는 차이들에 관계한다‘.....그러나 서양 사상은 존재와 동일성에 기초해 왔다.....초월성의 철학은 모든 것의 원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사유이며, 그 첫번째 원인을 통해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사유이다...411 종은 여러 유의 잠재적 혼합이며, 개개의 사례는 많은 현실적 혼합을 다른 사실들과 함께 포함하고 있다. 413아리스토텔레스의 분류학ㅇㄴ ˝유, 종, 아종으로 분류하는데, 이것은 서로 배제시키는 분류법‘이다...본질철학, 형상철학의 문제점은 ˝모사에 대한 원본의 우위를 부인한다는 것˝이다. 또한 플라톤 철학에서는 올바름이 있고, 이 근거를 통해서 참된 철학자, 혹은 참된 존재를 탐구한다. 하지만 들뢰즈에 다르면 그 선별의 근거는 ‘신화‘이며, 따라서 신화는 결코 참된 선별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한다. 414 카오스와 코스모스는 잠재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중요한 것은 시공간을 ‘‘실존‘과 분리 불가능한 요인으로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플라톤 철학에서는 오직 시공간을 배제하고 가능성과 실존의 관계만을 보았다....개념이 가능성으로서 부여한 모든 특성들을 지니고 있다면, 실존하는 것과 실존하지 않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실존은 개념과 똑같은 것이지만 그 개념의 바깥에서 성립한다. 그러므로 실존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설정되는 하지만 이 시간과 공간은 무관심하거나 무차별한 환경에 해당한다. 415 ‘가능태‘는 수동적 능력과 관계되며, ‘실재적‘이라는 용어는 창조적 활동성과 관계된다. 418

[ ] 유기체 개념의 배경과 방법론: 화이트헤드는 수학의 연구에서 수와 양의 과학으로서 고전 수학 개념을 비판하며, ‘관계‘의 연구로 수학을 다시 정의하였다. 419 자연을 구성하는 개념으로 ‘사건‘과 ‘대상‘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서 자연 속에서 관계성과 영속성을 설명하고자 하였다....그는 지금까지 철학의 출발점으로 가장 무시된 것이 미학이라고 부르는 가치론이라고 하며, 그는 모든 실재가 미적인 가치를 함의하고 있다고 보았다..420 ‘소원체이론: 현대철학의 구조주의자들처럼 단순히 상호 관계성의 체계만을 갖는 유기체이론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세계의 역동적 양상들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영속한다는 것이 전 생애에 걸쳐 무차별적인 동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패턴의 존속이라는 의미로 설명하였다. 이 패턴의 존속이 시간의 경과를 통해서 일종의 ‘미적 대조물‘의 형태를 갖는 것으로 본 것이다. 그는 이런 형태를 갖는 가장 미시적인 물질을 ‘소원체‘로 보았다. 421 그는 이 이론을 통해 유기체철학의 근본 원리인 창조적 전진을 설명하였다. 이것은 지식의 발전과 철학의 전개는 결코 이원적으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421 우리는 확실성을 지식의 합리성을 보장하는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확실성보다는 ‘생산성‘에 더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새로운 도식의 구성을 통해서 그 전개 과정을 밝혀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422 플라톤의 우주론은 세계의 질서를 운동인과 목적인, 즉 작용인과 가치의 결합을 시도하였다... 주어-술어 일항 논리에 근거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이 추상적 분석의 도구로서 유용하나, 다르게 분석하는 논리 구조, 즉 다항 논리 구조로 변경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23 그는 점의 존재를 가정하지 않고도 선을 정의하는 방식을 찾고자 하였음을 볼 수 있었다...점보다는 점과 점을 연결하는 직선을 보다 근본적인 것으로 보았으며...그는 존재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직선을 점보다 우선적인 존재로 보고자 시도하였음을 볼 수 있었다...의미관련은 관계성이 동시적인지, 비동시적인지에 따라서 공액과 연장으로 나뉘어졌으며, 각각의 연장과 공액이라는 관계에는 ‘사건‘과 ‘대상‘이라는 요인이 있다. 그 사건은 일정 기간 동안 발생하는 것을 가리키며, 대상은 그 일정 기간 동안 영속하는 감각 대상들을 가리킨다. 그에서 시공간은 사건과 사건 사이의 관계를 통해서 파생되는 것이다. 424 그는 뉴턴물리학의 시공간이론과 유클리드기하학에서 점의 본성에 근거한 흄의 지각론의 한계를 확인하고, 그보다 원초적인 지각의 형태로 ‘인과적 유효성‘이라는 지각을 제시하였다. 이것은 선형적 대상 혹은 관계, 그리고 사건을 원초적 존재로 간주하는 화이트헤드의 입장을 지각론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25

[ ] 생성을 위한 조건들: 그에게 궁극적 범주는 일자, 다자, 창조성이다...유기체철학에서는 창조성을 세계의 궁극자의 범주로 간주하였다. 창조성이란 끊임없이 자기 창조하는 활동이다. 426 플라톤의 형상이 현실태인 반면에 화이트헤드의 영원한 대상은 가능태의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존재론적 지위가 전혀 다르다...화이트헤드의 영원한 대상은 인식이나 지식의 불완전함을 전제하고 있다. 427 유기체 철학의 신 개념이 초월적이고 정태적인 것이 아니라, 내재적이고 동태적인 역할을 하는 새로운 신 개념을 구성하였다...내재의 학설은 사물들의 상호 관게를 받아들이듯이, 신도 작용인의 주체인 동시에 작용의 수용자로 보았다. 신은 초월적 존재가 아니라, 세계와 본질적으로 내재하는 존재로 간주하였다...불완전성이나 양립 불가능성을 용인하는 신의 본성을 인정하고 있다....모든 현실태를 수렴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신 개념을 구성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받아들이고, 불협화음을 시의적절한 상황에서 새로운 조화로 이끌어 가는 방식으로 신 개념을 구성하였다. 428

[ ] 과정과 미적 가치 - 현실적 존재자, 파악, 결합체이다. 이 개념들은 그가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서 구체적인 관계와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유기체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작용인과 목적인을 결합한 존재론적 원리이었다. 존재론적 원리를 통해서 화이트헤드가 의도하는 바는 ‘자기 원인‘ 혹은 ‘결단‘이라는 것이 각각의 현실태 속에 내재한다는 것이다....그가 작용인이나 운동인에 해당하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연결‘ 혹은 ‘사이‘로 이해하고 있다면, 목적인에 해당하는 이론을 미적 가치의 창조로 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30

[ ] 20세기의 사상의 전반적인 경향은 자연이나 세계, 인간을 종합적이고 포괄적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한정되고 고립된 분과학문의 영역에서 분석적이고 협소한 설명에만 전념하는 전 문화의 경향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것은 17세기 우주론의 영향으로 생겨난 전 세계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431 서구 형이상학에서 일반적으로 현실태는 불변하고, 영속하는 ‘실체‘로 간주하였다. 실체란 존재 자체가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 앞서서 먼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이미 20세기 사상 가운데 현상학, 구조주의, 비판이론 등은 기존의 실체 관념에 반대해서 새로운 이론적 체계를 제시한다. 이 사상들을 한마디로 묶는다면, 그것들은 ‘관계의 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인식론이나 언어철학 혹은 역사철학의 관점에서 재조명했을 뿐이다...여기서 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그가 다른 사상가들과 달리 수학과 물리학의 전제들에 대한 비판에서 그의 철학적 작업을 착수하였다는 것이다.432 기존의 서구 철학에서 자기 산출(생산)의 원인을 외부에 두거나 그것을 배제하는 철학적 양태들이 있었다. 433 근대철학에서 주어진 원인의 역할이라는 것은 시간을 흐름 속에서도 자신의 동일성을 유지시키는 일을 하였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의 실체나, 칸트의 실체가 그러하며, 헤겔의 변증법 역시 자기 동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화이트헤드의 현실태는 내부에 자기 산출의 힘을 갖고 있다. 그것은 자기 동일성을 유지하는 힘이 아니라, 자기 동일성과 다양성을 하나로 묶는 힘이다. 한마디로 자기 변형의 과정을 겪는 것이다...진과 선의 가치는 매우 인간중심주의이며, 그것은 플라톤 이래로 자연과 인간을 이분법적인 구도로 형성하여, 인간과 인간을 이성과 선을 통해서 구별하는 방식으로 이끌 수밖에 없다...데카르트에 의하면 인간은 생각함으로써 존재하고, 하이데거에게 있어서도 참된 존재는 현존재이며, 죽음과 시간 속에 던져진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는 인간만이 현존재라고 한다. 이들의 존재론 혹은 형이상학에서 참된 존재는 사유하는 존재라는 것이 깔려 있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이성적 사유에 의해서 규정된 것을 우선시하고 나머지 가치 개념을 부차적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성적 도구하는 입장에서 이분적 사유들이 발생한다. 정신/육체, 이성/감성, 인간/자연, 남성/여성, 개발/미개발 등의 구도가 근대적 사유의 핵심을 이룬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유 체계에 수반된 잘못된 부산물로는 도구적 이성이 팽배한다.....그것에 대한 반발로 후기 철학은 ‘거꾸로 선 이분법‘을 주장한다. 감성이 이성의 우위에 있고, 육체가 정신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것이다.. 하지만 화이트헤드에게 있어서 현실적 존재자는 미적 가치를 실현하는 모든 존재를 가리킨다. 이런 점에서 그의 존재론은 자연과 인간을 구별하지 않으며, 남성/여성, 육체/이성을 구별하지 않는다. 434, 435


[ ] 사회를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위엄과 질서의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합리성이 철저하게 깃들어 있는 하나의 세계관을 재창조하고 재가동시키는 것을 철학의 과제로 보았다. 우리 인간은 ‘삼중의 충동으로 접혀 있다‘고 한다. 하나 사는 것, 둘 잘 사는 것, 셋, 더 잘 사는 것이다. 사실상 삶의 예술은 첫째 생존하는 것이며, 둘째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생존하는 것이며, 셋째 만족의 증가를 획득하는 것이다.˝ 생존하는 것도 하나의 미적 모험이다. 우리는 하루 일상을 통해 삶의 에술을 실천한다. 가끔 우리는 신들린다. 437

볕뉘.

몇 주 전 책에서 읽다가 놓친 사상가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을 살펴보고 있다. 가끔 우리는 신들린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기도 하지만 찬찬히 음미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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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적 삶이란 그 활동성의 관점에서, 그 충일함의 관점에서, 몸의 존재력이나 잠재력의 항상 더 많은 것을 표현하려는 욕구의 관점에서, 단순화할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외부 세계의 유도성과 맺는 조율 속에서 파악된다. 7

[ ] 정동은 역설적으로 그 자체가 하나의 힘이기 때문에, 틀어질 수 있고, 삶의 부정으로 반전할 수도 있다...우리는 존재역량의 긍정이 증오라는 극단으로 치우치면서 우리 모두를 사로잡고 있는 부정과 반동의 힘으로 이행하는 정동적 전환을 보게 된다...이로 인해 결국 우리는 정동이 본성상 긍정적이라고, 단일한 원자가를 가진다고 말할 수가 없게 된다. 9

1.

[ ] 인터뷰의 목적은 삶의 흥망성쇠를 가로질러, 삶을 채우고, 삶을 형성하는 느낌의 강렬도를 통해 생각하는 흐름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정동의 파도를 타는 것이다. 정동은 시행으로 이해될 뿐이다....독자들을 초대하고 자극해서 자기 자신의 시야 밖을 넘어 도표-이탈의 사유 경험을 유도하는 것이다...언급하는 사상가들의 공통점은 이들이 세계를 계속 진행 중인 변형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을 철학의 임무라고 생각한 것이다. 10, 11

[ ] 정동하고 정동되기는 세계로 열리는 것이며, 세계 안에서 적극적(능동적)이 되는 것이며, 세계의 귀환활동을 견디는 것이다....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사건이 된다는 것이다. 13 정동은 물론 느낌의 강렬도들이지만, 그 느낌의 과정을 전적으로 주관적인 것으로, 혹은 전적으로 객관적인 것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 14

2.

[ ] 정동은 시간 속에서, 시간을 머금은 몸체 안에 축적된 힘-질의 표현이다. 307 삶의 무의식적 느낌이다. 정동의 불특정성은 특정된 이미지의 형태로 의식에 떠오르는 의식적이고 자발적인 기억이 아니라, 구체적 경험들이 잠재화되어 몸체에 내재하는 ˝과거일반˝, 즉 시간 전체의 기운(힘-질)에 대한 무의식적 기억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과거일반을 구성하는 ‘정동적 잠재태‘는 시간 속에서 육체에 의해 말해지거나 행해지는 모든 것이 잠재태로 쌓여 끊임없이 지속하는 몸의 찌꺼기이다...살결. 308

[ ] 스피노자의 정의에 따른 정동은 관계적인 결합체에 가깝다 할 것이다. 즉 정동은 현상학적 환원 같은 진공 상태가 아니라 관계의 장 안에 있다. 관계는 사건을 만든다. 310 감각은 최초가 아니며 대상을 변형시키지 않은 채 느껴지는, 감각보다 더 근원적인 지작의 존재를 언급한다...감각에 포착되기 이전의, 의식 이전의, 타자와의 관련성 속에서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경험론자들이 말했던 판명하고 생생하고 구체적인 지각이 아닌, 맹목적인 정서에 사로잡힌 몸체의 모호한 느낌이다. 바로 충격과 사건으로서의 정동이다. 311 실제로서의 삶은 미세한 충격과 사건들의 과잉으로 채워지낟. 312 정동은 주관/객관, 정신/육체, 남/여, 인종의 개념들을 넘어서 그 경계들을 가로지르며 새로운 구분의 가능성을 연다. 즉 정동과 그 개념은 ‘횡단적‘이다....정동은 거대한 유토피아라는 목표를 상정하지 않고 지금 바로 여기서 더 강렬하게 삶에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스피노자의 관계 윤리학에 따르면 정동은 정동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몸체의 능력이다. 정동적인 영향을 누군가에게 또는 무엇인가에 주면, 동시에 나는 그로부터 정동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을 여는 것이다. 315

[ ] 생명은 열려 있기 때문에 외부의 난입을 피할 수 없으며 외부와의 관계로부터 형성된다...정동이 영향 관계라면 그것이 강렬해질수록 우리는 더 크고 넓은 생명의 장 속에 접속해 있다는 감각을 가질 것이며, 그에 따라 귀속감은 고조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동은 비개인적이다. 정동이 우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우리가 정동 안에 있는 것이다. 316 육체는 그 자신과 동일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는 언제나 다음으로 넘어가는 중이고, 동시에 자기 자신 위에 이중으로 접히어, 자신의 과거, 기억, 습관, 반성 등, 시간 전체가 다중화되어 현재로 갱신한다. 317

[ ] 걷기란 제약들과 유희를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320 항해운동은 지배적 패러다임에 기대어 경험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실려 파도를 타거나 이로운 방향으로 그것을 비트는 것...그에 따르면 경험은 대상이 아니다. 경험 자체가 우리 자신이며 우리 자신의 형성이다. 321 비판에는 도덕화의 저의가 있으며, 이로써 생생한 차원의 다른 경험과 접촉을 상실한다. 반면에 정동정치는 지배나 판결과는 무관하게 정동적인 연결을 통한 참여와 실행에 주목한다. 322 비결정성이 개입한 세 개의 장이 중첩될 때, 관계하는 모든 잠재성들이, 정밀한 예측을 불가능하게 하는 그러한 복잡한 간섭 패턴을 형성한다. 비결정성 자체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323 반전이 단독으로 또는 개인적으로가 아니라 관계의 차원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개체 간의 간섭과 공명 패턴을 비틀고 뒤집는 것은 전적으로 관계적이다. 324

[ ] 권력이 단지 외부에서 우리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경로를 설정한다. 권력이 가하는 제약들을 따르는 법을 우리 스스로 배워가며 그 경로를 따른다는 것이다. 또는 우리는 정체성을 통해 권력의 효과를 실천한다... 권력이 우리를 내적으로 형성하듯이, 우리는 권력을 외적으로 현실화한다. .효율성을 통해 사람들을 규율화하는 자본주의....권력은 육체의 움직임과 동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하고, 육체들의 추진력을 산출하며, 보다 더 다양하게 변칙적으로 발전해 왔다....이제 시장권력은 이데올로기나 규율을 넘어 느낌의 지대 속으로 파고든다. 325 자본주의의 시장권력은 정동을 심화하고 다양화하면 할수록 이윤이 되는 방식으로 오로지 잉여-가치를 뽑아내기 위한 것으로서 작동한다....정동을 납치한다. 이로써 정동에는 예컨대 상품의 형식으로 가격과 등급이 매겨진다. 326

[ ] 물건은 대량생산이 아니라 서비스나 기능을 사용할 권리의 무한생산으로 이윤을 창출한다. 저작권. 구매자는 더 이상 제품의 기능적 가치를 넘어 그 제품이 환기하는 정동적 가치들을 구매한다. 예컨대 자동차를 구매한다면 그것은 라이프스타일과 계급 정도 즉 계급의 느낌을 구매하는 것이다...과시소비를 넘어 이제는 상품이 경험 그 자체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대체되고 있다....모든 과정이 문화적이고 경험적이고 집단적인 수준에서 작동한다. 327 소비자들은 설득이 아니라 감염의 형식으로, 합리적 이성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정동적 수준으로 정향된 아비투스로 이윤 창출에 기여한다....자본주의의 사회화 과정....자본주의는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하고 무엇인가가 되려는 잠재적 경향을 정찰하고, 포획하고, 생산하고, 다중화한다. 328 삶과 자본과 권력은 검문-등록-입력-처리-피드백-구매-이윤 등의 하나의 연속적인 회로 안에서 유통하고 순환한다. 329

[ ] 권력은 정동적이 되었다. 미디어가 생산하는 것은 단순히 정보나 분석이 아니라, 정동의 조절, 정동의 채록, 그리고 방송과 배포를 통한 정동의 확산이다. 9.11 330 급진적인 사유가 다른 종류의 정동을 제대로 동원하지 못하거나, 실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다...우파는 희망이나 공포 같은 정동적인 방식들을 동원한다. 우파는 사람들의 ‘상상‘을 포착해서 애국주의 감정과 경향성을 생산한다...정동을 배제하거나 제한하고, 처벌하며, 훈육하는 식의 낡은 전통의 유물일 뿐이다.332 주체는 정체성의 문제로 환원할 수 없다...자유란 관계의 양태에 상응하는 능력과 역량의 정도이다. 333 분노나 동정은 근본적인 것을 건드리지 못한다...일관된 세력들의 일정한 대립과 충돌뿐만 아니라 그들의 중간 -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334 그는 특정 지위나 정체성에 집착하기보다는 관계와 ‘어울림‘ 그 자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작은 개입만으로도 섭동을 일으켜 접속 망을 넘는 증폭이 가능하며, 이러한 세계에 대한 믿음은, 신학적인 장이 아니라 윤리적이고 관계적인 장에서만 가능하다. 335

[ ] 습관은 자신의 힘을 상실하고, 세상에 대한 놀라움도, 조정 능력도, 변주할 능력도 없는, 한마디로 말해 정동의 역량을 잃어버린 몸체의 니힐리즘이다. 337 의식과 사유는 다른 것이며, 오히려 비의식적 정동의 과정이 사유가 탄생하는 정초가 된다. 정동은 사유의 배아로서, 다가오는 행위 안에서 존재의 역량을 표현하도록 하는 시간의 강요에 의해 사유를 여는 사유의 발생이라 할 수 있다. ...정동적 반복은 미래성이 그 동력으로서 작용한다. 정동에는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조율, 조정, 변주 가능성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338

[ ] 대비는 양적이거나 기능적인 상대성이 아니라, 내적이고, 질적이며, 절대적인 상대성, 다시 말해 배타적인 것들이 동일한 장 안에서 상호 포함하게 되는 사유의 강렬화이다....상대성이 아니라 관계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강렬한 대비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미적인 것이다...진부한 습관이나 삶의 필요에 의해 묵살되어 버린 질적 현존들의 강렬한 대비(차이의 지각)를 통해 세계를 그 자체로서 직접 경험하는 역량을 실천한다. 340 정동정치는 잠재성의 부상을 창조하는 것이다. 마수미는 정동정치 또는 미학정치가 우유부단한 태도라고 말한다. 왜냐면 강렬한 대비나 창조적 긴장은 일정한 행위의 가상적 불완전성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341

[ ] 정치의 문제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해결책이나 해법을 찾을 것인가가 아니라, 다음에 일어날 일 안에 어떻게 강렬도를 머물게 할 것인가이다...갈등과 차이 그대로 모체의 다중성을 미분적으로 구별하고 조율해 가며 그 강렬도를 함께 유지하는 것이다.....공생은 차이의 공유이지 공통의 언어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공통 언어는 지배 권력의 일종의 조건 형성이라고 그는 비판한다. 공통 언어는 결국 표준화된 소통으로 이루어진 진부한 정도, 마취되어 무감각한 반사운동과 습관화, 그리고 탈-강렬화된 합의로 귀결될 뿐이다. 342 모든 것을 동시적 시각으로 단숨에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지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343

[ ] 실천의 생태학 - 삶의 잠재적 가능성을 다양화하는 미학이다. 마수미는 이 다양성의 미학이 자본주의에 이미 던져진 삶의 형태들을 계속해서 질적으로 차이화하고 그 가능태를 긍정함으로써 자본주의 내부로부터 그것을 전복시킬 반-자본주의 정치학의 동력을 찾게 해 준다 343 상황이란 복잡한 관계들의 망이며 그 망 내부에서 거시적 위치설정의 한계를 인식할 때에만 비로소 우리에게 가해지는 제약들을 구성적인 수준에서 조절할 수가 있다....자유가 문제의 완결이나 도피가 아니라 주어진 제약을 이용해 그것을 넘어서는 과정인 한에서. 344

[ ] 미시정치는 사건의 구성에서 내재적 변조를 일으킬 만한 소요를 생산하고, 삶의 배아 또는 상황의 발생적 조건으로서의 잠재태에 재접속하는 방법을 찾아 자기-갱신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먹지 않고 자유를 말할 수 없듯이, 또 정동의 현실적 원인이 물질이나 사물에 있듯이.... 345 이데올로기는 보편의 이익이라는 불분명한 합리성으로 수용된 지배계급의 이익이 일상 속에서 정동적 차원으로 실행될 때 작동하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사유되지 않고 일상에서 실행될 때 가장 잘 작동한다. 348 기존 이데올로기 비판이 이 관계 항들을 바꾸는 데 만족한다는 것이다. 관계를 과정으로 보지 않고 결과로 보는 이러한 추상적인 접근법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맑스가 생각하는 자본주의는 노동자와 자본가 또는 그들의 대립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관계 자체이다....그들이 자본주의적 관계에 의해 구성된다...자본가와 노동자는 자본의 숙주들이다. 그들은 자본을 구성하는 긴장과 경향성의 지표이며, 자본이 가동될 때의 관계의 역동을 그리는 그 과정의 산문들이다....그는 구조가 아니라 관계가 우선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구조는 폐쇄적인 것이고, 기능을 할당하며, 불변하는 항들을 전제한다. 그러나 관계는 자기 확산적이고, 열린 전체를 구성한다. 350, 351

[ ] 각도, 기울기, 접점....이를 즉흥 음악 연주에 비유한다...간섭하고 공명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세계에 참여한다...그것은 합리성이 아니라 사유가 가미된 행동으로 붉어진 정동성이다. 354, 355 정동정치적 민주주의란 생각하기 - 느끼기를 통해 함께 모여 미분적으로 조율된 생성에 참여하는 몸체들이 구현하는(된) 자유이다. 356

[ ] 권력 구조는 항상 정동적인 운동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이 만들어 놓은 경로에 따라 그들을 수렴하여 흐르도록 포획한다. 합리성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식의 ‘경로화 논리‘의 하나일 뿐이다. 합리성 자체가 이미 정동적인 것 안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정동의 산물로 배태되는 것이다. 359

[ ] 지배당하는 자만이 지배하고 싶어 하며, 지배를 원하는 자가 또한 예속을 원하는 것이다. 361 권력의 구조가 그 자신을 빠져나가는 정동적 힘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라면, 포획하고 지배하려는 경향 못지않게 그것을 비틀고 빠져나가려는 반-경향성 역시 존재한다. 361

[ ] 자본주의는 사회와 동연적으로 작동하는 열린 체계 또는 열린 구조이다. 자본주의는 역동적인 자기-변조 때문에 차라리 ‘과정‘이라고 불러야 하지 구조나 체계라고 불러서는 안된다. 363 자본주의의 생체 권력하에서 몸체들은 오로지 경제의 관점에서 생산적인 삶에 집중하고, 몸체들로부터 존재 역량의 증대의 흐름이 낯설어져가고, 몸체들 주변엔 불균등의 과정과 그 흔적이 축적된다...자본주의적 과정에 외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내재적 비판이 아니면 자본주의를 비판할 수 없다...비판은 우리의 몸체들 안에, 집단적 장의 미시적인 틈새들 안에 있다. 364

[ ] 이익은 이해관계나 흥미와 같은 개인화된 정향성을 내포하는 나쁜 개념이다. 그것은 분리에서 시작하고, 구분을 넘어서는 역량의 수단을 주지 못한다. 이익은 본질적으로 분열적 개념이다. 376 관계적 생성 안에 자기 돌봄을 끼워 넣어야 한다. 377

볕뉘.

늦어진 읽기를 새벽에 일어나 마저 읽다. 자본주의를 구조나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그 본질을 벗어나거나 벗어나는 삶을 살아갈 수 없다. 독립된 개체로 개인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자유 또한 그러하다. 관계는 자기 자신과 고스란히 연루되며 미학이 아니라 윤리라는 정향으로 삶과 이어진 존재이다. 몇 가지 사유를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물음들을 던지고 있다. 스칼라가 아니라 벡터로서 사유한 베르그송, 개체화가 아니라 초개체화의 개념을 이끈 시몽동....화이트헤드도 언급이 많이 되어 살펴봐야 할 듯싶다. 여러 준비로 어수선한 독서가 자리를 찾은 듯하다. 가을이다. 구월의 며칠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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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책 - 유진목

[ ] 연 - 연푸른 빛, 바람, 빗 속 사랑들
[ ] 애 - 애타는 마음들 속, 저물어 버린 사랑들
[ ] 의 - 의지할 또 다른 사랑은 다시 피고지고 지고피고
[ ] 책 - 책 속, 사랑의 여운들, 그래 삶은 ‘다시‘ 늘 피는 것. 사랑도, 연애도, 내 속에서 ... ...

죽음의 자서전

[ ] 죽 - 죽음, 체념, ‘아닌 것‘들을 새긴다는 것
[ ] 음 - 음을 갖는 것들을 다시 불러들인다는 건
[ ] 의 - 의식 저편의 것들을 다시 아로새겨
[ ] 자 - 자신의 마음 속으로 들여와
[ ] 서 - 서걱서걱거리도록 서걱서걱
[ ] 전 - 저는, 또 다른 삶의 발걸음을 딛는다.

않아는 말했다

[ ] 않 - 않아를 만나게 되는 일은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를 새기는 일.
[ ] 아 - 아니다. 아니어야 한다. 관성을 벗어나
[ ] 는 - 는, 자성의 중력, 그 자장 안에서야 삶과 사유의 중심을
[ ] 이렇게 - 이렇게,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
[ ] 말 - 말은 떠도는 소리, 부재하는 소리들을 추려야
[ ] 헸다 - 했다가 아니라 추려내어야만 ˝한다˝. 부재하는 소리들은 그렇게 말과 언어와 ‘시‘가 되어야 한다. ˝않아˝의 울림을 기억해야 한다.

생활이라는 생각들

[ ] 생 - 생과 사, 그 사이를 긋고 가는 생활.
[ ] 활 - 활에 화살을 꽂는다. ‘생활이라는 생각‘을 화살끝에 매어 시위를 당긴다.
[ ] 이 - 이륙하는 생각들, 일상, 삶의 피륙들.
[ ] 라 - 라면 한 그릇 비울 틈도 없는 삶의 나날들.
[ ] 는 - 는개 비가 실바늘처럼 나린다. 바늘처럼 꽂히는 비와
[ ] 생각들 - 생각들. ‘시의 집‘ 안에 있던 생각들이 서로 앓는다. 시를 앓는다.

친애하는 사물들

[ ] 친 - 친하디 친한 삶과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 ] 애 - 애정하는 것들은 사람과 삶의 뒷편으로 사라지기만 하고
[ ] 하 -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는 자꾸 멀어지기만 하
[ ] 는 - 는 나날들.
[ ] 사 - 사랑을 심을 궁리들을 하다. 시를 같이 나눈다.
[ ] 물 - 물건들, 사물들 속의 그것들만의 시간을 발견해내어 ‘다시‘ 마음 안에 씨앗처럼 심는다.
[ ] 들 - 들판에 까만 밤은 밤벌레처럼 밤빛을 먹는다. 아마 별처럼 필 것이다. 화알짝.

일곱개의 단어로 된 사전

[ ] 일 - 다루어야 한다. 맘 속, 삶 속, 네 안. 능숙하게 무엇을 할 자유.
[ ] 곱 - 곱셈. 덧셈이 아니라 곱셈, 삶을 다시 쓰는 기술.
[ ] 개 - 개, 이탁오의 나이 오십. 컹컹 따라짓는 개가 되어서는 안된다. 사람, 삶
[ ] 의 - 의미를 모아야 한다. 위의 세 단어, 그것의 곱셈.
[ ] 단 - 단어들의 쏟아지는 별빛같은 의미를,
[ ] 어 - 어제, 과거를 품어안은 미래. 우리의 미래는 어제에 있다. 어제.
[ ] 로 - 로망, 그것에 하나 더 로망이 피어있는 어제.
[ ] 된 - 된다. 되기. - 되기.
[ ] 사 - 사유. 길 내기. 길을 만들거나 내는 자. 그건 사유.
[ ] 전 - 전환. 이렇게 여섯의 단어는 마지막 단어로 향한다. 우리. 우리들의 삶.

우리는 매일매일

[ ] 우 - 우리의 삶들은 어떻게 다시 연결되거나 만들어질까?
[ ] 리 - 리스본행 야간열차로 이어지는 지난 어제들의 새로운 삶의 물결들. 다시 짚어내고 이을 수 있을까
[ ] 는 - 는개비는 내려 맺히고 물방울로 모래에 앉네. 한 시인의 절창을 새겨본다. 존재의 바닥, 물 속, 호수 속의 우리의 삶들, 사유들.
[ ] 매일매일 - 매일매일 그 생활의, 삶의 경계를 뒤흔든다. 일상의 꽃이 핀다. 서로 같이, 시도 삶도 혁명이다.

기억의 행성

[ ] 기 - 기차, 봄 기차소리가 번지면 무슨 색, 아마 연두 -분홍빛.
[ ] 억 - 억수장마, 장대비가 함석지붕에 쏟아지면 무슨 색, 아마아마 초록-초롱.
[ ] 의 - 의자, 안락 의자가 구름에 실려가면 무슨 음, 아무래도 둥실둥실.
[ ] 행 - 행복은 봄밤의 결, 여름 소나기 가을 단풍, 겨울 함박눈 나리는 그 소리들의 합주나 변주.
[ ] 성 - 성, 카프카의 성들은 이리 작디작은, 물소리, 활짝 피는 꽃소리, 그 많은 분홍, 초록, 연두,보라에 부서지고 바랜다.

Love 아다지오

[ ] Love - Love 사랑
[ ] 아 - 아주 많은 상념들을 버려. 아무 생각없이 읽어 봐.
[ ] 다 - 다시 이 시들을 본다면 뭔가 쓸쓸한 느낌들이 남지. 그 느낌들을 걸러 봐.
[ ] 지 - 지금 그 느낌들을 한 움큼 집어서 맛을 보다 삼켜 봐.
[ ] 오 - 오늘, 그래 시를 다시 맛보는거야. 리셋. 또 다르게 시를 맛보기 시작이야. 이런게 시에 대한 ˝사랑˝이야.

슬픈 감자 200그램

[ ] 슬픈 - 슬픈 일일까 기쁜 일일까
[ ] 감자 - 감자가 슬프다니 감자가 기쁘다니
[ ] 200 - 200만 빌려줘 봐. 슬픈감자기쁜감자우울감자화난감자뿔날감자 다 사놓을께
[ ] 그램 - 그램그램에서 고기묵자. 감자빼고 슬픈-기쁜-화난-우울을 쐬주잔에 2그램씩 넣고 한 점씩 묵자.

여 수

[ ] 여 - 여기 조기, 거기에 여울. 한자 여울 탄에 이름을 붙여 본다. 삼탄, 지탄, 탄탄, 그러다가 달을 붙여본다. 월탄, 그리고 꿈을 붙여본다. 몽탄, 있거나 있을 지면. 꿈에서 본 여울. 달빛이 비치는 여울. 여울에 달빛이 내린다. 여울목의 물소리. 곁 풀밭에 빛나는 달빛, 소리가 풀빛에 배인다.
[ ] 수 - 수수. 소소. 세세. 소소하고 수수한 것, 세세히 색을 나누어 본다. 시간을 품고 달려오는 곳에 색을 넣어본다. 시간에 여울 소리도 넣는다. 시간의 즙에 배여 나오는 새로운 장소, 새로운 감정, 설렘들, 만들어야 할, 즐겨야 할 시간과 장소들.

주기적 광증의 사례

[ ] 주 - 주말, 무당의 신기어린 미쇼의 첫 작품, 첫 번역을 나누다니
[ ] 기 - 기발함보다는 기괴함이 섞여있는 듯,
[ ] 적 - 적나라하게 대적하는 그의 모습은 경계가 없다. 광기, 죽음, 지성, 감수성, 철학, 예술
[ ] 증 - 증상으로서 현실을 무심하게 철저히 해부해낸다. 툭툭
[ ] 의 - 의식하지 않은 듯 무심하게
[ ] 사 - 사색은, 그의 꿈, 절망, 희망으로 함께 보이고 가슴에 새겨진다.
[ ] 례 - 례, 또 다른 사례, 초현실주의의 뿌리를 이제서야 깨닫는다.

죽음의 엘레지

[ ] 죽 - 죽어도 죽을 수 없는
[ ] 음 - 음악같은 삶의 연주.
[ ] 의 - 의미들 안에 ‘미‘ - 아름다움을 배이게 하는 나날들.
[ ] 엘 - 엘리트의 숨결들이 서로 지워지고
[ ] 레 - 레의 낮은 음자리로 서로 씨앗을 심는 일.
[ ] 지 - 지금 이 순간들에 이런 감각을 포착해 서로 아름다워지는 삶들.

혼자가는 먼집

[ ] 혼 - 혼몽한 여름도 이제 물러선다.
[ ] 자 - 자귀나무 꽃도 흔적조차 없는 팔월 중순
[ ] 가 - 가서 별빛 같은 시를 간간히 전하는 시인의 시집에서
[ ] 는 - 는정는정한 흔적들을 새긴다.
[ ] 먼 - 먼 눈으로 살피거나, 가까이 살피거나
[ ] 집 - 집안밖에 머무는 마음들을 어루만지기에 좋은 계절이 다가온다. 몸은 미리 가을을 마중 나가버렸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 ] 누구를 베낀 구두
[ ] 구두를 베낀 도둑
[ ] 도둑을 베낀 아련한 기차
[ ] 기차를 베껴 갈대까지 가보자는 억새
[ ] 억새는 은은하게 피어 하양을 베꼈다
[ ] 하양은 태양의 하얀 그림자를 늘어뜨리다 눈이 시린 지구를 베끼고
[ ] 지구는 별의 꿈을 베끼지만, 않아가 마음에 걸려
[ ] 않아는 이렇게 베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 ] 는다고 볼 수 없지. 실력이. 이런다고 말야. 베끼지 마
[ ] 역앞에 서서 오는 기차를 기다리며 시를 짓는 허시인을 봐봐
[ ] 에라, 모르겠단 소리도 하지 말아봐봐
[ ] 서봐! 그래 그래 가만히 서서 시인의 단어를 가만히 공글려봐. 그리고 네 마음을 다음 단어에 가만가만 빚어봐

‘나비, 새, 별, 노래, 그림자,빛, 눈썹, 달, 태양, 나, 너, 영혼 그리고 눈 속에 갇힌 눈물.‘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 ] 그 - 그리움을 체로 거르다보면 빨간 노을만 남는다
[ ] 바람을 - 바람을 맛보다보면 그리움만 가슴에 가득,
[ ] 다 - 다시 그리움을 바닷가 갈대 곁에
[ ] 걸어야 - 걸어야 풍경이 된다. 시인이 품어내는 그 마음자리에
[ ] 한 - 한 무리의 새들을 새겨본다
[ ] 다 - 다시 시인의 풍경 속에 나를 그려 넣는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 ] 누군가가 - 누군가가 ‘너‘를 삼켰다
[ ] 누군가를 - 누군가를 마주보며 ‘나‘를 삼켰다. ‘나와 너‘를
[ ] 부르면 - 부르면서 시인이 다가와 곁에 서성인다
[ ] 내가 - 내가 비친 마음들 사이사이로 ‘우리‘가 자란다 돌아본다는 건 생각도 삶도 다시 채우는 일상이다 시인의 마음으로 그리는 일이다
[ ] 돌아보았다 - 돌아보았다 ‘지나간 일을‘

베누스 푸디카

[ ] 베 - 베개 밑에 쌓이는 새벽 안개의 독, 눈물들
[ ] 누 - 누군가의 얼굴들이 손우물에 어른어른
[ ] 스 - 스스로 그림자를 지고 오른다. 또 그곳에서 굴러내리고 쓸려버릴 수밖에 없는 실패.
[ ] 푸디카 - 베니스푸디카 시집 안에서 실패를 가장 아름답게 품는 법을 길어 올렸다. 그 두레박 안엔 희끝한 얼굴이 어른어른.


나의 다른 이름들

[ ] (나) 는 잘 지냅니다. 봄꽃 피고 지는데 아슬아슬 잘 지냅니다.
[ ] (의) 미있는 삶, 좋은 삶들이란 무엇일까 ‘곰곰궁리‘하다 ‘나의 다른 이름들‘을 헤아려봅니다.
[ ] (다) 른 풍경, 시인은 그것은 내 몸에 쌓인 중금속같은 독이자, 터널 속 창가에 비친 수십개의 내 얼굴이라 말합니다.
[ ] (른) 이란 기이한 활자가 가위누를 듯이 버티고 있습니다. 기이한 ‘른‘에 손발이 다 자랄 것 같습니다. 기이한 모습으로 기이한 풍경 속에서만 우리는 다시 태어난다 했나요.
[ ] (이) 면을 헤아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유 속에서 자라게 하거나, 부러진 뼈 위에 피는 꽃들을 목도하거나, 다른 삶들을 느낄 수 있도록 정교한 시간을 새로 배치하거나 치밀한 환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 ] (름) 기이한 활자의 독들이 지뢰처럼 매몰되어 있습니다. 기이하지 않고서는 기이하게 접근하지 않고서는 아슬아슬 이 글짓기도 끝낼 수 없을 듯 싶습니다. 이렇게 기이하고 아름답고 무서운 그런 풍경을 거쳐서야 또 다른 나의 삶으로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 ] (들) 바람에 꽃이 잘 지냅니다. 목련벚꽃개나리진달래산수유봄꽃이란봄꽃은 너나할 것없이 다 잘지낼 듯합니다. 꽃의 고요를 탐할 시간입니다. ‘너의 다른 이름들‘로 들어가는 초입입니다.

볕뉘

책전시만 하면 아쉬워 책말미의 흔적을 모아보면 어떨까 생각하다. 틈이 나서 쓴 메모지를 옮겨보았다.
매달 시집을 읽고 나눈 뒤, 이렇게 글을 지었다. 하지만 되돌이표처럼 나누고 싶은 단어를 자꾸 되뇌였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 마음을 내려놓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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