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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노래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8-1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 1
발 맥더미드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프로파일링은 현대 드라마나 영화의 단골 소재다.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해, 일반적인 범죄 수사로는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해 내는 것. 그 추리의 통쾌함은 셜록홈즈가 보여줬던 과학적 관찰로서의 추리와 그다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셜록홈즈 추리의 명쾌함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에 프로파일링은 현대 범죄수사물의 주요한 아이템으로 사용된다.


소설 ‘인어의 노래’엔 토니 힐이라는 프로파일러가 등장한다. 몸으로 뛰는 수사가 일상적인 경찰들의 사이에 토니 힐이 끼어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토니 힐과 대비되는 인물은 크로스 경감이다. 토니 힐이 범인의 심리를 추적하여 사건을 풀어나가는 반면, 크로스는 전적으로 자신의 육감에 기댄다. 이러한 옛 수사방식을 사용하는 연륜 있는 경찰과 프로파일링 전문가의 대립은 이런 류의 소설에서 자주 나타난다. 보통은 프로파일링 기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아쉽게도 이 소설에선 크로스 경감이 손톱만큼의 빛도 보지 못한채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적당한 구도가 형성되었으면 더 재미있었을 법도 한데, 토니 힐의 프로파일링에 비해서 헛다리만 짚는 모습을 보인다.

여러 부분에서 기존의 클리셰를 해체하는 경향을 보이는 소설이었다. 앞서 말했던 신/구의 대립도 그렇고, 토니 힐과 함께 일을 하는 캐롤과의 로멘스 라인도 그렇다. 토니 힐은 성적인 문제가 있는 케릭터로 설정되어, 거의 노골적인 관심 표명과 갈등에도 둘의 관계는 깊어지지 못한채 끝을 맺고 만다. 또한 앞서 말했다시피 이제까지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프로파일링은 극적인 재미를 살리기 위해서 과한 연출을 많이 시도해왔다. 거의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의 프로파일링은 그저 일반적인 방식의 수사에 몇가지 증거를 더 제시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 증거마저도 사실여부가 불학실한 것들이었다.

이런 부분은 어찌보면 사실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조금 김이 빠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프로파일링도 만능은 아니며, 수사를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가능하다는 것은 맞으나, 때문에 소설의 드라마가 너무 지루해져버렸다. 따지고보면 토니 힐이 소설에서 한 일은 거의 없다. 물론 그의 공로가 없었다면 범인을 잡지 못했곘지만, 범인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는 짜릿함이라던가 반전을 기대하는 독자들은 맥없이 흘러가는 스토리에 신물이 날 법하다.

소설의 말미까지 진전이 없는 수사. 결국엔 범인의 앞에 당도해서야 범인의 실마리를 풀어버린 프로파일러. 수사팀이 범인을 찾았다기 보다는 범인이 제발로 잡혀버린 다소 맥빠지는 결말. 대단한 것을 보여줄 것만 같았던 프롤로그에 비하여 너무나도 길지만, 지루한 소설이었다. 그리고 범인은 분명 잔혹한 살인마인데, 텍스트만으론 그 잔혹함이 제대로 그려지지도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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