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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
최민석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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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품은 끝내주지만, 어떤 작품은 심하게 아쉽다. 취향을 탈 작품집 같지만, 단지 취향 문제라고 하기엔 오묘하다. 하지만 몇몇 작품은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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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 윤대녕 대표중단편선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11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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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와 또다른 그녀에 대한 이야기들. 쉽게 만나고 헤어진 뒤 지워지지 않는 흔적처럼 남은 추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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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 김경욱 소설집
김경욱 지음 / 창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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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에 수록된 김경욱의 소설들은 언뜻 보면 하층민들의 곡진한 삶을 그리는 듯하다.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에 등장하는 소녀의 아픔과, 그녀의 복수를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사내의 모습이 그렇다. 비장한 각오로 사내가 복수에 성공했음에도 세상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 직업까지 잃어가며 행한 복수의 끝엔 허무함만이 남을 뿐이었다.


'러닝맨'에 등장하는 남자는 또 어떤가. 은재라는 아이의 한국어 과외를 하는 '나'는 은재와 한강에서 한낮의 데이트를 즐긴다. 강 건너에는 '찍어낸 듯 엇비슷한 아파트가 성벽처럼 죽 늘어서 있다.'(p.52) 그곳엔 은재의 집이 있는데 이 짧은 묘사는 은재와 나의 거리감을 확연히 보여준다. 나는 최종면접에서 열한번째 고배를 마시고, 할 일 없이 집에서 제 물건이나 조물락 거리는 남자인 것이다. 그런 남자가 강변의 사내들과 자신을 끝없이 쫓는 런닝맨에게서 도망쳐 오리배에 올라타 강 건너로 하염없이 페달을 밟는 장면은 그러므로 상징적이다.


'러닝맨'의 남자는 누군가에게 쫓겨 해자를 건너지만, 사실 사람들은 누구나 1%가 되길 원한다. 이 심리를 파고든 단편 99%에는 회사에 혜성처럼 등장한 스티브 킴과 그의 과거를 파헤치려 하는 '나'가 등장한다. 스티브 킴과 자신이 어릴 적 알고 지내던 친구가 동일 인물이라 생각하는 '나'는 스티브 킴의 치부를 드러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사실 그것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스티브 킴이 회사에서 인정받는 실력까지 거짓이라 말할 수 없음에도 나는 치열하다. 어쩌면 그것은 스티브 킴의 옆자리에 자신을 슬쩍 편승시키고 싶은 욕망 때문인지도 모른다.


'태양이 뜨지 않는 나라'는 낮엔 잠을 자고 밤엔 일을 하는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주유소에서 일을 하는 나와 경비소에서 일을 하는 아버지. 그들의 세상은 낮이 밤이다. 그들의 일상은 매일 같이 반복되고, 일자리에서도 하염없이 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그것들은 이미 소통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그저 버티기 위한 일일 뿐이다. 이처럼 김경욱의 소설들에선 고달픈 하층민들의 삶이 드러나는데 그 삶들은 영원히 끝이 나지 않을 것처럼 계속된다. 그들은 결국 그러한 삶을 지난하게 반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작가는 그저 이런 기구한 삶을 고발하고, 모사하고 싶었을 뿐일까. '태양이 뜨지 않는 나라'를 읽을 때 나는 한 단어가 가슴이 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사랑해"(p.205) '나'는 앵무새에게 이런 대사를 한다. 말이 없는 새에게 고백하듯 중얼거리는 이 대사는 김경욱이 결국 자신의 소설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말을 아낀다. '연애의 여왕'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울음이 여자친구만의 언어였다면 침묵은 나만의 언어였다.'(p.182) 주인공은 여자친구가 선을 보겠다고 할 때도, 결혼을 하겠다고 할 때도 침묵했다. '혁명 기념일'에 등장하는 주인공 또한 그렇다. 사귄지 육년이 된 남자친구와 주인공은 결혼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 그와의 관계는 친구처럼 편할 뿐이다. 그런 그녀는 남자친구가 탔을지도 모르는 비행기의 납치소식을 듣고, 그에게 해야 할 말을 뒤늦게야 떠올린다. 그것은 '진부하지만 이제껏 누구에게도 건넨 적 없는 진실의 불씨, 듣기만을 바랐을 뿐 단 한 번도 들려준 적 없는 그 흔한 말'이었다.(p.253) '연애의 여왕' 또한 차를 돌려 연애의 여왕에게 돌아간 주인공이 여자친구에게 줄 싸인을 받으며 끝난다.


다시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로 돌아가 볼까. 사내와 계집의 삶은 피폐하고 곤궁하다. 사내의 복수는 세상에 어떤 족적도 남기지 못했고, 크리스마스는 어김없이 왔다. 사내는 직업마저 잃었으니 오히려 그들의 삶은 더 괴로워졌을 것이다. 게다가 사내는 눈마저 어두워져 간다. 소설은 사내가 계집에게 노래를 불러 주며 끝나는데 이는 사내의 한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이는 끝없이 하느님을 기도로써 찾으며 그의 뜻을 따르려 했던 사내가 결국 사랑을 통해 스스로 초인이 되어가는 모습이 아닌가. 그 때가 크리스마스라는 점 또한 뜻깊다.


'하인리히의 심장'에 나오는 두 시체는 가슴이 타서 죽었다. 어떠한 연결점도 찾기 힘든 두 남녀가 가슴이 타서 죽었다. 이 미스터리한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 채미정의 약혼자는 프라하로 떠난다. 결혼하거나 헤어지거나 하자는 채미정의 말에 대한 답변이었다. '사랑이라는 단어 없이는 단 한 편의 시도 완성하지 못하면서'(p.139) 그는 그 한마디를 입에 담지 못하고 그녀를 떠나간다. 결국은 사랑이다. 진부할 수도 있는 사회고발 스타일의 소설을 쓰면서도 그의 소설이 빛나는 것은 그 속에 빛나는 사랑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에 별이 땅에 꽃이 피는 것처럼 사람의 가슴엔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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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노래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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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전 작, '당신 곁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게 남아 별다른 고민 없이 구입해 읽기 시작한 책이다.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그의 전 작품은 최진영 작가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독자를 끌어들이는 힘, 서사를 강하게 밀고나가는 힘은 뛰어났지만 소설이 풀어내는 암울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는 상상의 범위 안에서 쉽게 가능한 것이었다. 언뜻 독하게 써내려간 듯 싶지만 선배 작가들이 구축해 놓은 세계가 더 잔혹하고 깊었달까. 비슷한 면모를 보이는 김이설 작가의 작품을 읽다가 최진영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맹물을 마시는 기분이었다.


'끝나지 않는 노래'는 그녀의 장점이었던 서사의 힘을 힘껏 끌어올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3대에 걸친 여성의 일대기를 그린다. 두자의 이야기, 그리고 두자의 쌍둥이 딸인 수선과 봉선, 그리고 두 엄마의 딸인 나. 매력 없어 보이는 주제지만 작가는 이 뼈대에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살을 붙여 독자를 압도한다. 대단한 힘이다. 지루한 묘사나 어설픈 심리 묘사는 최대한 지양하고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 끝없이 이어지는 장구한 이야기를 소설 속에 꽉꽉 채워넣었다. 소설의 본 기능에 충실한 소설이랄까. 작가의 이야기꾼적인 면모를 다분히 보여준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반복되는 지독한 삶, 그럼에도 조금씩 다른 세 여인의 삶을 흥미롭게 그려내는 작가의 필치가 노련하다. 그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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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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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우뚱... 내가 너무 급하게 읽어내려간 건가. 근데 찬찬히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은 별로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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