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펀딩 참여한지가 백만년 되는 것 같은데 메인 페이지에서 수잔 손택의 북펀딩이 배너로 떴길래 기꺼이 펀딩에 참여했다. 수잔 손택을 잘 아느냐?, 고 묻는다면 모른다, 고 대답할 것이다. 실제로 모른다. 이름과 성별 그리고 직업 정도 밖에! 그런데 왜 기꺼이 펀딩 했느냐?, 고 묻는다면 그 역시도 모른다, 혹은 궁금해서, 라고 대답할 것이고.

 

아마 '일기와 노트'라는 게 맘에 들었을 것이다. 월기에 가까운 일기를 쓰는 사람으로서 밤의 기록을 몹시 사랑한다. 그녀의 일기도 아마 밤에 기록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 공들여 쓰지 않은 노트에 대한 궁금함이 그 이유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그녀를 알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녀가 궁금하여 그녀의 책을 사서 읽어보기를, 그래서 또 한 사람의 사랑하는 작가가 생기기를. 

 

* 개인적으로는 북펀딩을 1개 외에는 하지 않는다. 투자의 의미보다는 그 책을 환영한다는 의미에 가까운 몸짓(클릭짓)인 게다.

 

지금 파주북소리와 홍대와우북페스티벌이 진행 중이다. 홍대 와우북페스티벌의 경우 4일부터 북마켓이 열린다. 어렵사리 시간을 내 4일 오전에 겨우 한 번 들러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요즘 휴직으로 인해 가정 경제가 어려워 이런 데 자꾸 가면 안되는데 가지 않기 보다는 즐기는 편을 택했다. 그래서 남편을 데려(?)가지 않는다. 무거우면 덜 사겠지 뭐, 이런 생각으로. 나름 사고 싶은 책 목록도 정해 놓았다.

 

 

 한정판으로 출간된, 만약 온라인으로 구매했더라면 5만원 채우기용으로 아주 적합한 착한 가격의 소유자 [밀란 쿤데라 읽기]가 와우북에서도 판매된다기에 일단 1순위로 찜해두었다. 정가를 주어도 황송하기만 한 가격이다. (3000원)

  아울러 밀란쿤데라와 마그리트의 전시회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책구매보다는 관람이 사실 우선이다.

 

 

 

 

 

 

 

 

 

 

 

 

 

 

 

문학동네 시인선 리퍼도서전을 한다고 한다. 45종 전종에 대하여. 오후 시간에는 출간 시인들도 직접 볼 수 있다니 좋은 기회이다. 난 오전에 가는데~~^^ 아무도 못 뵙겠지만 반값 할인전이 매력은 뿌리칠 수 없겠지!

[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는 무척 좋아한 시집이었고 그래서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없다. 때때로 책은 있는 줄 알았는데 없고, 없는 줄 알았는데 두 권 있고 그렇다. 아무래도 생명체인 듯 하다. 리산 시인의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은 제목이 동명의 프랑스 소설과 같아 연관성이 있는 줄 알았는데 없다는 글을 읽어 의아했다. 그렇다면 일반적이지 않은 이 제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일전에 김중혁 작가의 단편 [무용지물 박물관]도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었다. 작가가 해명했지만 사실 그 둘은 서로 무관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굳이 해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김영하 작가의 최근작 [살인자의 기억법]도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제목과 유사했지만 내용이 확실한 매력이 있어 의아심을 잠재웠다. 이 시집도 어떤 확실한 매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가서 확인해 보고 구입할 예정이다. 시작부터 조금 삐그덕 대니 말이다.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라는 시집은 많은 독자들이 좋아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아버지'가 들어가는 제목을 다 싫어한다. 개인적인 문제이다. 역시 가서 보고 구입할 예정이다. [서봉씨의 가방]은 그냥 궁금하다.

 

 

 문학과 지성사가 달라졌다. 일전에도 페이퍼에 올린 적이 있는데 이렇게 역동적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 이번 와우북 페스티벌에서도 아주 풍성한 계획을 마련해놓았다. http://moonji.com/7529/

 

  오전에 갈 테니 사인본이나 1+1 그리고 노트를 득템할 수 있을 것인가?^^ 여차하면 에코백까지? 일단 파스칼키냐르의 책을 한 권 사고 싶다. 아마 최근작인 [세상의 모든 아침]이 되지 않겠는가 싶다. 어떤 책으로 시작하라는 팁을 못 받아서 그렇다^^ [은밀한 생]은 은밀히 한 번 스윽 봤는데 표지도 글씨도 크게 땡기는 맛이 없어서^^; 일단 이 책으로 구입해야겠다, 저 표지....저기 가고 싶다.

 

작년처럼 시집 균일가도 판매하시려나?^^

 

 

아직은 수요일, 금요일이 되려면 이틀이나 남았다. 몇 주간 읽던 알베르토 망구엘이 없으니 좀 멍해져 있다. 어제부터 함성호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을 읽고 있는데 좋다. 편집 디자인도 좋고 별스럽지 않게 편안한 글도 좋다. 몇몇 글들은 아주 좋다. 느낌표 !!! 눈도 마음도 좋은 독서를 하는 중이다. 아껴 읽고 싶다는 그런 건 아니고 빨리 읽어서 편안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은 정말 맘에 쏙 든다. 그나저나 이분의 시집을 읽은 기억이 없다는 게 함정!^^ 이분이 설계한 집에서 살고 싶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3-10-02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만먹어도살쪄요님~ 와우 북페스티벌은 홍대근처에서 열리는 건가요? 너무 무식한 질문인가요? 저도 가보고 싶어요~

그렇게혜윰 2013-10-02 12:59   좋아요 0 | URL
4-6일 홍대 거리에서 해요. 균일가도 많고 볼거리도 많아요. 가족과 함께 가기엔 파주가 좋고 친구나 혼자 가기엔 홍대가 더 좋은것 같아요^^ 검색해보시면 정보 많아요^^

단발머리 2013-10-02 18:58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4일이 아이들 자율휴업이라서 가볼려고요.

파주는 거리가 좀 부담되서요. 가족이랑 홍대, 그러니까 애들이랑 홍대 가면 정신없겠죠? 그래두, 가야지!!

덕분에 긴 연휴 즐겁겠어요.*^^*

그렇게혜윰 2013-10-02 20:32   좋아요 0 | URL
어쩌면 우린
느쳐지나가겠군요 후훗!
 
독서의 역사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나온 알베르토 망구엘(망겔)의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 을 구입하고는 그보다 먼저 산 [독서의 역사]를 읽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던 중에 들른 도서관에서[ 책 읽는 사람들] 을 발견하게 되었고 의도하지 않게 두 권을 함께 읽게 되었다.

 

[독서의 역사]는 제목 그대로 독서라는 행위의 근원부터 시간을 거쳐오며 가지는 의미를 이 시대 최고의 독서전문가라 할 수 있는 알베르토 망구엘이 정리한 책이다. 책 앞부분에 성 암브로시우스가 묵독을 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모습을 묘사한 글부터 무척 흥미로웠는데 그러한 독서 행위의 모습을 알베르토 망구엘 특유의 여운이 있는 문장으로 마무리지어 책을 덮은 후까지도 마치 내가 암브로시우스의 묵독을 몰래 보고 있는 듯 했다. 과거에는 도서관에서조차 모두 자기 목소리를 높여 책을 읽었다고 하니 아우구스티누스가 암브로시우스의 모습을 이상히 여긴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그 행위가 지금에 이르러 아주 일반적인 모습임을 아우구스티누스가 알게 되면 얼마나 더 신기해할까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러한 독서 행위 외에도 책을 읽는 장소, 저자와 독서가의 관계, 책에 대한 탐심까지 독서에 대한 아주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담고 있다. 어릴 적 책만 읽어 나약하다고 놀림을 받았던 알베르토망구엘이지만 이 시대에 그가 있어 이렇듯 깊이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책이 쉽게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삽화들의 질이 조금 떨어진다. 출판사에서 좀더 투자해서 삽화의 해상도를 좀 높여주길 바라는 한 독서가의 마음을 받아주시길 바라본다.

 

[책 읽는 사람들]은 [독서의 역사]에 비하면 좀 잘 읽히는 편이지만 그래도 아주 술술 읽히는 편은 아니다 적어도 내 기준엔.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출간된지가 비교적 최근이라 편집이 아주 세련된 점이 읽는 데에 흥미를 돋운다. 마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는 중이라 더 흥미로웠을지도 모르겠다. 자주 등장하는 [돈키호테]도 얼른 읽어봐야겠다.

 

[독서의 역사]가 독서 행위 한 가지에 집중한 깊이 있는 책이라면 [책 읽는 사람들]은 독서의 역사를 비롯하여 작가, 도서관, 독자, 편집자, 번역자, 책이라는 물질 등 책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아우른다. 개인적으로 공식을 하나 만들어보자면

 

[책 읽는 사람들] = {[밤의 도서관]+[독서의 역사]+[독서 일기]}÷글의 밀도

 

쯤 되는 것 같다.  그러하기에 알베르토 망구엘을 읽기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책 읽는 사람들]을 먼저 읽고 나머지 책들을 시작하는 것도 좋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답은 없다.  난 [밤의 도서관], [독서 일기]를 먼저 읽고 이 두 권을 동시에 읽어지만 별 차이는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알베르토 망구엘이 좋은 글을 많이 썼지만 그 중 정신의 도서관에 대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만 권의 [돈키호테]가 있어도 내 머릿 속에는 내 기억이 꾸며내고 내 망각이 편집한 [돈키호테]들만 있을 거라는 말, 다만 내 망각은 편집 능력보단 삭제 능력이 너무 뛰어나 문제이긴 하다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었다. 나 이외의 무엇에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독서 행위에 대해 자존감을 가져야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제 남은 책은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 이다. 앞서 두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망구엘이 처음 쓴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장 초기작을 가장 늦게 읽게 되었다. 방대한 양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궁금하다. 알베르토 망구엘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딱 책읽기 좋은 창문이었다. 이런 창문을 가진 방을 갖고 싶었다. 이런 방을 발견할 때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생각난다. 그 책을 읽었을 때의 그 갈망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한 달에 한 번쯤이라도 이런 방을 얻어 하룻밤만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 맛을 보면 볼수록 더욱 간절하다.

 

 

짐을 풀고 잠시 쉬자니 아이를 데리고 남편은 주변 구경을 나갔다. 잠시 후 나도 나가 그들을 발견했지만 다가가지 않았다. 되려 더 먼 곳으로 혼자 나와버렸다. 개울이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고 외따로 혼자 큰 돌을 하나 깔고 앉아 가만히 앉아 보았다.

 

굳이 귀를 기울인 것도 아닌데 새소리가 들려왔다. 쫑알쫑알쫑알! 새들의 울음 소리가 이토록 불규칙했던가? 하긴 사람들이 규칙적으로 말하나? 스스로를 어이없어 하며 귀를 기울이자니 한 새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 같았다. 쫑알쫑알쫑알.....그러다 소리가 잦아져 대화가 잘 풀리나 보다 생각했는데 다시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무래도 오래 갈 듯 하다. 귀를 열어놓으니 낮은 풀벌레 울음 소리도 들린다. 참 신기하다. 혼자 있어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전혀 심심하지가 않다.  이래 저래 걸으며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래보았다가 갈라진 흙 사이에 핀 꽃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비도 와야겠구나 너희를 위해서.

 

 

 

 

마음이 절로 너그러워지는 시간이었지만 길지 않았다. 한 20분쯤 되었을까,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앨리스가 꿈꾸는 '나만의 세계'도 고파졌다. 내가 나만의 세계를 꿈꾸는 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비가 오는 날 밖에서 가족과 함께 고기를 구워먹고 수다를 떨고 다음날 차를 타고 다니는 여정을 싫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나는 함께 하는 그 시간에 비례하여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공간을 더욱 더 고파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같이 사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혼자있고 싶어진 적 없어? 없단다. 사람인가 싶다. 당신만의 세계를 꿈꾸어 보라고 충고하고 싶어졌다.

 

다음 날 비온 덕분에 이화원이라는 실내 식물원에 갔다. 실내 식물원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있어서 살짝 걱정을 하고 갔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맛있는 차도 마시고 향긋한 냄새도 맡고 푸르른 나무도 보고 흙도 밟고....불순하게도 나는 그 와중에 데이트가 하고 싶어졌다. 이런 곳에서 넓지 않은 이 곳을 두 바퀴 세 바퀴 맴돌면서 걸으며 설레는 대상과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상상만으로도 두근두근한다. 연애는 현실적으로 좀 어렵겠고 달달한 그런 소설책이 읽고 싶어졌다. 제인오스틴의 소설도 좋겠고, 백영옥의 소설도 좋겠다. 아님 파격적으로 중년의 사랑(?)은 어떨지....나쁘지 않다^^ 이미 읽은 책들만 생각이 난다. 본격적으로 탐색해봐야겠다.

 

 

 

 

 

 

 

 

 

 

 

 

 

 

 

 

 

 

 

 

 

 

 

 

 

 

 

나는 지금도 꿈꾼다. 혼자만의 방, 혼자만의 시간을. 때로는 그것을 얻기 위해 협상하고 포기하고 아주 좁고도 짧게 획득하곤 하지만 그것은 늘 모자라다..충분을 꿈꾼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3-09-30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3-09-30 09:34   좋아요 0 | URL
지금 읽고 있는 책에
유령도 방이 필요하다
라고 쓰였더라구요ㅋㅋ

저 식물원의 경우 혼자 책 가져가서 읽어도 좋겠더라구요. 사람도적고 커피는 있고 빈테이블도 곳곳에 있어서요^^ 이럴땐 운전을 배우고 싶어요^^

단발머리 2013-09-30 11:41   좋아요 0 | URL
운전은 할 줄 알지만, 길을 몰라 갈 수 없다는.....

네비도 소용없어요. 두 가지를 못 합니다.
네비를 보며 운전하기.T.T

그렇게혜윰 2013-09-30 12:22   좋아요 0 | URL
저도 실은...면허증은 있어요...1종 보통...
실연의 아픔으로 따서 지금은 어케 땄는지 미스테리에요..^^;
 

신간 알리미로 며칠 전에 김언 시인의 새책이 나왔다고 문자가 왔다. 이상하다, 새 시집 나온지 얼마 안되었는데? 제목은 [어쩌다 당신이 좋아서]란다. 짐작컨대 공저이지 싶고 제목이 너무 간지러워서 별다른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그러다 오늘 무심코 책 정보를 열어보는데 자연스럽게 저급하지만 이런 표현이 입밖으로 나왔다.

- 헐! 대박!

순화하자면

- 우와! 진짜 예쁘다!

정도 되겠다.

 

 

그렇다. 이토록 많은 시인들의 육필 편지가 실려있는 책이었단 말이다. 어쩜 시인들은, 글씨도 다들 이리 멋스러운지....이런 류의 책에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헐! 대박!이 정확한 감정이다.

 

예전에 영인문학관 관장님이 엮으신 문인들의 편지글 모음책인 [편지로 읽는 슬픔고 기쁨]을 읽었을 때도 가슴 뭉클 벅찬 감정이 있었는데 그 책의 좀 젊어진 버전이랄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때 조정래 작가가 아내 김초혜 시인에게 보낸 편지 첫 머리에 '초혜!'라고 부르는 그 여운이 아직 남아 있다.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작가들의 초상이 실린 얼마 전에 출간된 [작가의 얼굴]이라는 책도 정말 아름답다. 위의 두 책과 달리 비평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카의 글의 무게감이 좀더 실려 있지만 작가들의 친필이 곁들여졌더라면 아름다움의 극을 이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독자의 욕심이다^  어쨌든 눈앞에 두고 보니 빨리 읽고 싶어지는 조바심이 생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많은 것을 함께 사랑하곤 한다. 그들의 글씨, 그들의 사진, 그들의 목소리, 그들의 습관, 그들의, 그들의 .....어떨 땐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다가도 이런 책들을 보면 나 역시 눈이 휘둥그레 지는 걸 보면 그 사랑은 어쩔 수 없는 건가 보다. 그냥 마음 가는대로 눈을 휘둥그려보자! 그게 좋은 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 세번째로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시:리즈' 낭독회에 갔다. 오늘의 호스트는 신해욱 시인과 김소연 시인, 그리고 가수 요조였다. 늘 가던 언니들과 그리고 신해욱 시인을 좀 심하게 좋아하는 광주사는 동생과 함께 즐겼다. 갈땐 언니들과, 올땐 그 동생과. 녀석 때문에 내가 좀 얼굴에 철판을 깔았지만 어쨌거나 훈훈한 낭독회 자리였다.

 

갈 땐 두 권의 시집을 가져갔다. <눈물이라는 뼈>와 <간결한 배치>. 미처 다 읽고 가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있었는데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읽으니 특히 김소연 시인의 시가 좋았다. 낭독회에서 요조를 위해 쓴 곧 출간될 시집 [수학자의 아침]에 실릴 시부터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세 분의 목소리가 낭독에 정말 잘 어울렸다. 많이 연습하신 듯 조화도 정말 좋았다. 초반의 떨림 가득한 목소리는 어느 새 사라지고 목소리 연기까지 해 주시는 신해욱 시인님의 사랑스러움이 기억에 남는다.

 

초고속 배움의 과정으로 배운 캘리로 와이셔츠 마분지 잘라 만든 조악한 책갈피를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온 밤. 시를 옮겨적고 싶어지는 밤이었다.

 

집에 와 사인본과 낭독회에서 받은 낭독 시 모음 소책자를 펼쳐들고 한 편씩 옮겨 적어 본다. 옮겨 적으며 문득 시가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가 이내 사그라들었다. 사그라들수 있는 간절함이라면 간절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시란 무엇인가, 두둥! 쓰라고 한다면 그저 놀이라고, 몰두할 수 있는 놀이라고. 한 편의 시가 완성될 때 정말 잘 놀았다고 기분 좋아지는 그런 놀이라고, 이런 저런 생각 잠시 잊을 수 있는 무아지경의 놀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도 다 잡소리다만.

   

 

10월엔 김소연 시인의 새 시집이 출간된다. 그 전에 두 분 시인의 시를 많이 읽고 싶다. 시를 읽는 가을 밤, 좋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