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붓]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신기한 붓 사계절 그림책
권사우 글.그림, 홍쉰타오 원작 / 사계절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아가의 손끝에서 나오는 그림 솜씨에 '우리 아가는 장차 화가가 될 모양이야. 저 색감 좀 봐!'라며 감탄 한 번 해 보지 않은 엄마가 어디에 있을까요? 태어났을 땐 천재였던 아가가 자라면서 영재가 되고, 조금 더 자라니 영재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보단 영리한 아이가 되다가 어느 새 둔재가 되어 있다던가요? 이 모든 변화가 누구 때문일까요? 아이는 그대로인데 그를 바라보는 나의 약은 면이 세상을 재단하고, 아이마저 재단하려 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주변의 많은 사례를 보면서 때로는 객관적인(?) 평가자가 되고 때로는 혹독한 비평가가 되어 버리는 내가, 내 아이를 보면서는 어느 새 이 모든 것을 망각하고 나의 아이만 특별한 영웅인 양 여기는 경우 많으시죠? 저 역시 그런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정신을 차려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머리를 흔들어 보지만, 어느 새 내 아이의 붓질에 감탄하고, 감탄하지요. 그건 아마 애정을 닮아 아이의 그림을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탄성을 자아내는 그림 솜씨가 아니더라도 애정을 가지고 보는 순간 내 아이의 낙서가 피카소의 그림이 되고, 고흐의 자화상이 되어 버리곤 하지요. 물론 이러한 착각 덕분에 또 다른 감식안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내 아이의 그림을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본 덕분에 다른 아이의 그림도 똑같이 바라보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거든요. 다른 아이 역시 누군가의 소중한 보물이고, 화가이며, 가수이자 형언할 수조차 없는 소중한 존재임을 알게 되었거든요.

 

  이 책으로 인해 제 아이는 한동안 등한시했던 색연필을 또 잡게 되었습니다. 동양화같은 색감의 다소곳하면서도 무엇인가를 잡아끄는 매력이 담긴 책. 어미로서 내가 읽을 책은 선뜻 고르면서도 아이가 읽을 책은 누구의 안목에서 골라야 하는지 몰라 허둥대기 마련인데 이 책은 참으로 맘에 드는 책이었습니다. 솔직히 대단한 내용이 아니고 누구라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인데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랄까요?  완벽한 모사 능력을 지닌 기한 붓은 단순히 테크닉면에서 남다른 도구가 되기보다 마량의 손에서 주변을 돌아보고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으로 되는 점 또한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에게 저 붓이 주어진다면 원님처럼 금전적인 소망을 품게 되는 것은 아닌가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였지요. 아이를 키우면서 읽는 동화책은 단순히 아이만의 책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부모마음을 가다듬는 책이란 걸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이 책은 모든 아이들과 모든 어른들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브캣 2013-01-29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