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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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한 장면으로 'daum영화정보' 페이지에서 가져옴.

 

위 사진 한장이 이 책의 주요내용을 말해준다.  영화 속의 한 장면은 평화로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저 소년이었다면...? 하감정 이입을 하면 아마 등골이 오싹해 질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크게 3개의 장으로 나뉜다.

 

1부/ 토론토와 폰디체리
2부/ 태평양
3부/ 멕시코 토마틀란의 베니토 후아레스 병원
 

1부는 동물원을 운영하는 "파이"네 가족 이야기와 파이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들어있고,

2부는 파이네 가족이 동물과 함께 멀리 캐나다로 이주 결정하고,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는 이야기다. 태평양 한 가운데, 갑작스럽게 배가 침몰하면서 순식간에 가족을 잃고, 작은 배 한 척 호랑이와 단 둘서 보낸 227일간의 긴~ 여정이 들어있다.

3부는 캐나다가 아닌 멕시코에 닿으면서... 드디어 육지에 발을 내딛었고, 그 이후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주인공 '파이'에게는 호랑이와 1:1로 약 7개월간의 긴 날들을 함께 생활해야 하는 큰 시련이 찾아왔다.  평소 신에 대한 믿음이 약하지도 않았는데 더욱 더 애절하게 '신'을 찾게 되는 시간이다.

 

파이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큰 배에 가족들, 선원들을 비롯해 각종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있었는데, 하나같이 모두 사라진다.  침몰하고 조난당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명체가 하필이면 무시무시한 뱅골 호랑이였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호랑이가 어린 새끼부터 동물원에서 살아 100% 야생호랑이와는 조금 다르다는 점이다. 물론, 배가 고면 바로 야생을 드러냈지만, 훈련이나 교육을 받아 본 경험이 있는 호랑이라는 점이 소년에게는 약간의 위안을 주었다.

 

호랑이가 소년의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댓가로 소년은 호랑이가 배고프지 않도록 또 다른 생명을 먹잇감으로 바쳐야 했다. 그래야 소년을 잡아먹지 않을 테니까.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일은 꿈에서도 하지 않았는데, 호랑이의 먹이를 조달하기 위해서 그는 훌륭한 낚시꾼이 되어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소년은 철저한 채식주의자였으나, 태평양 한 가운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채식만 먹던 편식(!) 습관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채식만 하던 그는 어느새 '못 먹을 게 없는' 잡식성이 되어 있었다. 고기를 못 잡는 날이면 끼니를 거르는 일은 물론이고 호랑이의 눈치를 더 심하게 보게 되었고 그런 날이면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짠 바닷물을 피해 깨끗한 물을 마셔야 하는데, 태평양 한 가운데에는 부족한 게 너무 많았다.

 

배 위에서는 호랑이가, 물 속에서는 상어가 그의 생명을 호시탐탐 노렸다. 육식동물 뿐 아니라 기후와 음식, 변비 증상 까지도... 여러가지 포기가 쉬운 상황이 많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호랑이에게 안 먹히는 날이 늘어 갈수록 다른 위험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악착같이 살고 싶어졌다.

"호랑이 한 마리를 이기고 살았는데, 다른 놈 손에 죽게 되다니..." 하면서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 읽으면서 "과연 실화인가?" 하는 의문이 들던 것이,

계속 읽어 나갈수록 "실화가 맞는 것 같다"는 믿음이 커지고 있다.

 

'신' 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과연 신은 이 소년에게 어떤 강인함을 주려고 이런 거친 시험에 응하게 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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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크레마 터치 -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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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오히려 피처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쉽지않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스마트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우리는, 아니 나는 손 안에 들고 다니는 만능 장난감(!)의 기능을 과대평가 하는 경향이 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스마트폰 하나면 카메라, mp3, 인터넷, 영화며 실시간 채팅까지 모든 걸 할줄 아는 아주 똑똑한 기기이기 때문에, 최근에 나오는 비슷한 기기들이라면 보통의 2~3개 이상의 멀티 기능을 당연히 지원할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처음 사용해본 이 전자책 CREMA는 처음 태생의 의도대로 전자책 그 이상의 기능은 없다.

뭐, 전자책인데 뭘 바라겠냐 마는... 그래도 기본으로 카메라와 음악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던게 사실이다. 잘 몰랐기 때문이겠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겠지.

 

 

앞으로는 종이책보다는 e-book 이 점점 더 많이 쓰이지 않을까 싶다. 완벽하게 넘어가는 시점이 얼마나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대세는 기울어 진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전자책에 대한 리뷰를 써볼까 한다.

 

CREMA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전자책보다는 아무래도 손에 익은 종이책이 더 좋았다. 그러다 전자책이 손에 들어오면서 급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택배가 도착하고, 제품을 손에 넣기까지의 사진들을 모아봤다. 포장에서 정성이 느껴진다. 소중하게 다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왔다. 

 

택배 박스를 열자, 함께 온 달력과 크레마가 안전을 위해 뽁뽁이에 둘러싸여 들어있다.

뽁뽁이로 포장한 박스를 풀자 첫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책을 테이크아웃 하다"   

 

 

 

 

 

 

 

 

처음 기기를 켜니 그냥 먹통이다.  와이파이를 연결해서 초기 세팅을 해주어야 한단다. 설정을 위해선 와이파이가 사용 가능한 장소면 어디든 OK!  와이파이를 켜놓고, 지시에 따라 그대로 따라하면 어렵지 않게 '홈' 화면을 만날 수 있다.

 

첫 느낌은 액자를 보는 기분이었다. LED처럼 환한 화면이 아니어서 그저 흑백사진을 끼워놓은 액자처럼 보였다. 움직이거나 작동이 안될 것 같은데, 터치를 하면 화면이 바뀌면서 작동을 한다. ㅎㅎㅎ

 

 

전자책을 처음 사용하는터라 "잔상" 이 자꾸 눈에 거슬렸다.  깜박거림을 아주 티~ 나게 깜빡인다.

고장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아쉽게도 다른 전자책들도 모두 잔상은 경험한다고 한다. 

흠... 어쩔 수 없겠군. 눈이 적응하는 수 밖에. ㅠㅜ

 

책 표지라든지 이미지가 들어있는 페이지를 보여줄때가 깜박거리는게 좀 더 거슬리고,

text 로만 되어있는 책 속의 페이지는 좀 나았다.  아무튼. 첫 인상에서 약간 실망했다.

 

체험을 해 보기 위해 우선 만화책 1권, 일반 책 1권을 구매해 봤다.

 

우선 "홈" 버튼을 눌러 나오는 몇 개의 메뉴 중 "스토어" 를 터치 하면 화면이 이동하면서 책 리스트가 나온다. (당근! 와이파이가 켜져 있어야 한다) 원하는 책을 선택하고 결재를 하면 배송이 필요없기 때문에 이미 내 기기 안에 들어와 있다. ㅎㅎ

 

"홈-내 서재"로 가거나, 결재한 화면에서 "책 읽기" 버튼을 클릭하면 내가 소장한 책장이 나온다.

거기에서 금방 결재한 책을 꾹! 눌러 주면 다운로드를 시작한다.  다운로드를 받아 책을 읽으면 된다.

아주 간단하고 쉽다.  소설의 경우 눈의 피로가 종이책을 보는 것보다 더 편하게 느껴진다.

 

text로만 된 일반 책의 경우는 아주 최상의 컨디션을 보인다.

그럼 만화책은?   만화책도 1권 다운 받아봤다.  약간 아쉬운 부분이 보였다.

 

 

 

 

 

왼쪽의 text 는 최적화 된 느낌이 있으나, 오른쪽 만화책의 경우 상하/좌우 여백이 좀 아쉬웠다.  좀 더 크게 확대가 가능하도록 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눈을 크게 뜨고 봐야 만화책에 쓰여진 문장들이 보일 정도다. 확대, 축소가 가능하다면 좋을 텐데... 버릇처럼 자꾸 손가락 2개가 화면에서 오므렸다 폈다 하고 있다.

 

컬러가 아닌 점도 조금 아쉬웠다. 컬러라면 좀 더 생동감 있고, 컬러풀하니 눈이 즐거웠을텐데...

 

PDF 파일이 컴퓨터에 담겨있는게 있어서 전자책으로 옮겨봤다.

오호~!  안드로이드 기반이어서 핸드폰으로 음악이나 영화 옮기는 것처럼 마우스로 끌어다 옮기면 복사가 완료된다. 익숙한 손동작으로 편하게 옮겼다.  이제 crema에서 잘 보이는지 확인할 차례!!

 

PDF 파일은 다 그런건지, 이 파일만 그런건지...  이건 화면마다 축소/확대가 가능하다.

헌데, 좀 짜증이 난다. 확대하면 확~ 커지고, 축소하면 잘 안보일 정도로 작아지고...

"최적화 보기" 또는 "화면 맞춤 보기" 이런 기능이 절실하게 그리워 진다. 

 

 

가지고 있던 갤럭시-탭과 사이즈와 무게를 비교해봤다. 

 

  

 

 

사이즈 차이가 조금 난다. 무게는 엄청(!) 차이난다.

갤럭시-탭이 이렇게 무거웠다니... 흠.. 이런걸 어떻게 가지고 다녔지? 싶었다. 

CREMA는 얇기도 하고 무엇보다 가벼워서(215g) 손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제 마무리를 위해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해보았다.

각각 다섯가지씩 좋은 점과 나쁜점을 꼽아봤다.  순서는 상관없이 생각나는 대로 기술한 것이다.

 

(장점)

1. 가볍다.  기기 자체도 가볍지만, 책을 무려 3,000권을 담아도 무게가 똑같다. ^^

2. 눈이 전혀 피로하지 않다. 책하고 똑같다.

3. 한 손으로 아니, 한 손가락으로 책 보기 가능하다.

   편안하게 누워서 혹은 벽에 기대서 무릎에 올려놓고 한 손가락만 클릭! 하면 아주 편하다!

4. 안드로이드 기반이라 거부감이 적다.

    터치로 모든게 가능해서 기기 외관에 존재하는 버튼이 몇 개 없어 심플하다.

5. 책이 찢어지거나, 구겨지거나 하는 책의 손상이 없다.

 

(단점)

1. '백라이트' 기능이 없어 깜깜한 곳에서는 볼 수 없다.

2. 컬러가 지원이 안된다.

3. 껌벅이는 '잔상'에 적응하기 까지는 눈의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4. 전자책 기능 이외의 것을 기대하면 안된다.

5. 생각보다 e-book 책값이 비싸다.

    처음 한번만 제작하면 무한으로 쓸 수 있는데, 이렇게 비쌀 이유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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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배우다 특별한정판 -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무무 지음, 양성희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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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라는 단어가 있다.

참 흔한 말이다.  책 속에서 흔히 쓰이고, 영화속에도 흔하게 다뤄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많이 쓰이는 말이다.  과장을 보태면 세상에서 [사랑] 빼고는 얘기할 꺼리가 없어 보인다.

 

참 설레이는 단어다.  따뜻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끼워 넣으면 '설렘' 이라는 단어가 적합하고,

부모와 자식간에 끼 놓으면 '따뜻함, 포근함' 이런 말들이 떠오른다.

 

세상 사람들에게서 똑같이 사용되는 단어 이지만, 누구도 똑같은 '사랑'을 하고 있지는 않다.  사랑하는 대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리라. 서로 다른 사랑이어서 사랑은 하나 이면서, 하나가 아니기도 하다.

 

이 책에도 다양한 사랑이야기가 나온다.

어긋난 사랑, 혼자 하는 사랑, 슬픈 사랑, 아픈 사랑, 눈물나게 아름다운 사랑... 태양을 사랑한 눈사람처럼 자신의 생명이 죽어가는데도 멈출 수 없는 위험한 사랑도 있다. 하나 이상의 수많은 사랑이 등장한다.  "짧은 사랑이야기의 모음집" 이라는 제목으로도 어울릴 만한 책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초보자는 어설프다. 어설프기 때문에 실수가 많다. 실패를 줄이고,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하지만 '사랑'은 글로도 말로도 배울 수 없는 '그 무엇' 인 것 같다.  세상에 수 많은 사랑이야기 중에 서로 비슷할 수는 있겠으나, 똑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사랑이야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을 배운다] 라기 보다는 나와 비슷한 다른 사랑의 경험을 전해 들으며 위로 받거나 공감 하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랑은 배우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경험하고 부딪쳐야만 하는 특별한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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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ing0404 2013-01-1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양을 사랑한 눈사람....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만드는 표현이네요~

내사랑주연 2013-01-10 19:01   좋아요 0 | URL
다시 와 주셨군요. ㅎㅎㅎㅎㅎ 태양을 사랑한 눈사람은.. 만화에서 본 내용을 살짝 인용한거에요. ^^
 
영어 초등5학년부터 해도 절대 늦지 않다
이현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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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군이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다.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 "초등학교 5학년?" 딱 주연이를 위한 책으로 보였다. 내년으로 넘어가면 늦겠다는 생각에 보자마자 빌려 왔다.

 

이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몇 년 전 엄마들 사이에서 한참 '붐'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모양이다. 저자에게는 매스컴을 비롯한 관련기관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했고, 개별적으로도 노하우를 묻는 문의가 빗발쳐서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까지 엮었다 한다. 그 정도로 영어를 잘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이뤄 내고 싶은 『공동의 목표』인가보다.

 

두 아들을 2년5개월만에 토익만점의 모범생으로 만든 엄마가 이 책의 저자이다.

 

큰 아들은 영어를 비롯해 대체적으로 공부를 조금 하는 편이었지만, 둘째 아들은 주위가 산만하고 생활습관이 영~ 엉망인 소위 '사고뭉치' 였던 모양이다. 게다가 영어는 be동사도 모르는 수준이었다고 하는데, 그런 아이를 짧은 시간 안에 '영어의 성' 꼭대기에 올려 놨다. 어떻게 해서 두 아들을 그렇게 영어천재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들어있다.

 

엄마이자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그녀가 들인 노력이 자세하게 나온다. 어떻게 하면 영어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하나라도 더 이해하기 수월하도록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듯 보였다.
아이 한 명 한 명을 자세하게 관찰하며 아이에 맞는 공부법을 적용시킨 사례에서 정성과 노력이 느껴졌다. 채찍과 당근을 섞어 가며, 때론 자존심을 건드려 가며 아이 스스로가 목표를 향해 매진하게 이끄는 모습이 '선천적으로 선생의 재능을 타고 났구나!' 싶었다.

 

또 본인이 직접 영어학원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자신이 개발한 방법을 아들 뿐 아니라 여러 아이들에게도 적용하면서 그 공부법이 옳았음을 깨닫는다. 아이들을 통해 효과를 본 영어 공부법에 대한 그녀만의 확신은 곧 신념이 되었다. 그녀의 방법이 옳았음을 두 아들을 통해 우선 증명이 되었고, 그녀의 학원에 다니는 많은 학생들의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겠다.

 

 

그럼, 과연 그녀가 주장하는 영어 공부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녀가 주장하는 영어 공부법이 특별하거나 거창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기존에 우리가 알던 문법 위주의 영어공부가 잘못되었다는 주장을 다시 뒤엎는 방법이어서 조금 의아했다. 문법을 강조한 영어교육의 단점을 거꾸로 '문법'을 먼저 알아야 기초가 확립된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내내 '문법'을 알아야 영어의 핵심을 아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영어공부의 지름길은 아래로 요약할 수 있다.

1. 문법은 영어의 지름길이다.
2. 지겨울 만큼 기초를 반복하라.
3. 책을 가능한 한 많이 읽어라.
4. 객관적인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각종 시험에 응시한다.


처음 몇 달 간은 문법으로 기초를 세운다. 다음 단계로 넘어갔으나, 잘 적응이 안 된다고 느끼면, 다시 이전 단계로 내려와 기초를 반복하며 기본기를 다진다. 여기가 핵심포인트다. 같은 책을 한 번 더 반복하고 레벨을 낮춘다고 하면 도태되는 것 같아 불안하고 다 배운 거라고 우습게 여기기 쉽다. 그 과정을 이겨내야만 한다. 다소 지겨울 만큼 기초를 반복하고 반복해서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라고 주장한다.

 

그 후에는 다양하게 많은 책 읽기를 권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는 읽기 어렵지만, 영문으로 된 어린이 동화는 읽어도 이상하지 않다. 처음은 저학년 동화부터 점차 글밥이 많은 책으로 옮겨가며 많은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책 부록에는 저자가 읽힌 책 리스트가 나와 있으니 참조하면 좋다)

 

문법이 충분히 체득되어있는 아이의 경우, 모르는 어휘만 조금씩 보충하면 어떤 책이든 어렵지 않게 읽어 낸다. 또한 다양한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초에 살이 붙어 좀 더 '집' 에 가까운 형태가 되어간다.

 

그 후에는 각종 시험을 통해 객관적인 수준을 확인하면 된다. 어떤 시험을 치른다 해도 기초가 탄탄하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확인할 수 있게 되고 그 때부터 영어는 더 이상 걱정이 필요없는 실력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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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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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다는 건 불편한 일이다. 갖고 싶고, 먹고 싶고,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고 유예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 쉽게 얻는 무언가를, 가난하기 때문에 얻지 못하는 이의 마음은 자존심 상하고, 몹시 화나고 짜증 나는 일이다. 그래서 가난하면 불행하고 행복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하나같이 돈 없어서 겪는 결핍과 설움최소화 하고 싶어 하고, 더 나아가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게 부자를 꿈꾼다.

 

주인공은 열 두살의 '로버트 펙'으로, 저자의 이름이기도 하다. 자전적 소설로 작가의 유년시절 이야기가 많이 반영되어 있다고 한다.

 

현재를 사는 보통의 열 두살 짜리의 아이들을 보자. 초등학생일테고,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하는 게 그들의 주된 일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라기 보다는 부모의 의견에 따라 행동하는 아이들이 많다. 집안일을 돕기는커녕 사고나 안 치면 다행이다. 어른들 말도 잘 안 듣고, 이기적이고 때로 반항적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과 만화를 허락하면 하루종일 지치지도 않고 하고 있을 아이들이다.

 

물론, 시대와 처한 환경이 다르지만 소설 속 주인공과는 극과 극으로 큰 대조를 이룬다.

로버트는 가난한 집안에 막내로 태어났다. 누나들은 모두 시집가고, 위로 둘이나 되는 형들은 어린 나이에 운명을 달리했다. 부모님과 독신의 이모 그리고 로버트가 한 지붕아래서 함께 살지만, 아빠 혼자 벌어 4인 가족이 먹고 살기에는 빠듯한 살림이다. 아빠는 '도살자' 또는 '도살꾼' 이라고도 불리우는 돼지를 도축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있다.

 

로버트는 참 착실한 아이다. 가난한 집이 충분히 짜증나고, 글을 모르는 무식한 아빠와 도살꾼 이라는 직업이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을 만도 한데 창피해 하거나 반항하지 않는다. 또 집에서 자신이 맡은 일들을 불평없이 하며 지낸다. 닭, 돼지, 소 등 가축에게 먹이를 주는 일과 배설물을 치우는 일이 로버트의 일이다. 가끔 아빠가 아버지 자신을 제외하고 유일한 남자인 로버트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 따라 나선다. 남자가 해야 할 일이라면 어리다고 예외일 수는 없었다.

 

아버지와 함께 어려운 고비들을 넘기며 어른이 되어가는 로버트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특히, 자신이 형제처럼 아끼던 돼지 '핑크'를 가족들의 끼니를 위해 내 놓은 일은 너무 감동이었다. 차마 핑크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없어 뒤돌아 울던 로버트의 모습에서 울컥했었다. 어린 나이지만 마음은 벌써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비뚤어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로버트 처럼 일찍 철 들어 어른으로 성장하는 아이가 있다. 무슨 차이일까?

 - 아이의 성격에서 비롯한 것일까?

 - 부모의 사랑때문일까?

나는 후자가 맞는 것 같다.

로버트의 부모를 보면, 가난하지만 부부애가 좋았고 서로를 존중했다. 아이와 눈 맞추며 대화를 하고 가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이 있었다.

 

 

소설은 작가가 겪은 유년의 일상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꾸밈없이 사실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아버지를 기억하는 따뜻함이 들어 있다. 가난했고 힘든 시절이었지만, 아버지가 살아 계셨던 그 시절의 그리움이 묻어 난다.

 

우리 아버지 헤븐 펙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돼지 잡는 일을 하시던

아버지는 참 다정 다감하셨습니다.

 

책 머리에 쓰여진 글귀이다.

 

로버트의 나이 열 두살!

열 두살 이면, 아직 응석 부려도 충분히 어울리는 나이가 아닌가. 그런 로버트에게 아버지의 부재는 감당하기엔 너무 큰 짐이었다. 로버트에게는 어린 시절의 아버지가 더 절실하게 필요했겠지만, 훌쩍 커버린 지금의 저자에게도 아버지는 항상 그리움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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