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함 속에서 드러나는 진실들.

드라이 -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
제인 하퍼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7월

오랫만에 몰입감 강한 소설이 나왔다. 지은이가 이 책이 데뷔작이라는데 정말 오랫동안 글쓰기 연습을 했는갑다. 첫작품에 이렇게 묵직한 책을 내다디. 처음에는 그냥 평범하게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내용이 전개되니까 곧바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흡입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제목은 드라이. 건조하다는 뜻인데 작중 배경이 가뭄으로 인해서 건조한 날씨를 보이는것을 반영하기도 하고 또 일어난 일들로 인해서 건조해진 사람들의 건조한 공기를 뜻하기도 하는건 아닌가 싶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포크가 고향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사실 그가 오고 싶어서 온것이 아니라 그의 친구의 죽음때문이었다. 일가족을 몰살하고 자신도 자살했다는...자식의 자살을 믿지 못하는 그의 부모의 요청으로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게 되는 포크.

그에게는 이미 20년전의 어떤 사건이 있다. 한 소녀의 죽음이었는데 그 사건과 포크가 연관이 있다는것으로 온 마을에 소문이 분분하다.

사건을 조사하던 포크는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두 사건이 뭔가 연관이 있는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작은 마을은 사실 이웃집 밥숫가락도 안다고 할 정도로 서로간에 왕래도 많고 해서 정다울수는 있지만 반대로 비밀이 없고 온갖 억측이 오갈수도 있는 곳이다. 이 소설의 배경도 오스트레일리아의 어느 작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했기에 뭔가 사건이 일어나도 은폐도 잘되지만 사건의 진실도 오도될수있는 그런 환경이었다. 이야기는 지금의 사건과 20년전의 사건을 동시에 교차진행시키면서 이야기의 진실에 대해서 조금씩 다가가는 구조다.

등장인물이 많지 않고 아주 복잡한 그런 사건은 아니지만 각기 하나씩의 퍼즐을 갖고 있는 인물들을 하나하나 묘사하면서 전체적인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방법을 쓰고 있다. 덕분에 이야기가 늘어지지 않고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어서 좋았다.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가 전개가 되다가 후반전에 몰아칠듯히 빠르게 전개되면서 호흡을 멈추게 하다가 반전이 나오는데 아주 큰 반전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는 충분한거 같다.

열려있는듯하지만 사실은 닫혀있는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 그 진실이 드러나지 않다가 결국 드러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은 특별하지 않다면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다. 하지만 어찌보면 그런 평범한 이야기를 꼼꼼한 심리묘사와 치밀한 상황전개로 흥미롭게 잘 만들어진 내용이었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드라이하던 것을 끝에서는 그래도 시원하게 끝맺음하는것도 좋았다.

역시 작가의 능력일것이다.주인공인 포크의 캐릭터도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 시리즈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앞으로 작가의 이름을 기억해둬야겠다.

색다르게 즐기는 셜록홈즈의 세계

셜록 1 : 주홍색 연구 ㅣ 셜록 1
아서 코넌 도일 지음, 최현빈 옮김 / 열림원 / 2017년 7월

수많은 추리 스릴러 소설이 있지만 셜록 홈즈만큼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캐릭터가 또 있을까. 어떤 고전들은 그 문학성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잘 안 읽히는 책도 있는데 이미 나온지 100년이 되는 이 셜록 홈즈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많이 찾고 또 새롭게 변주되고 있다. 원작뿐만 아니라 그의 활약상을 다시 그린 책들도 있는데 사실 원작만큼의 인상적인 면을 못보여주는게 대다수다. 그만큼 원작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근대기 영국을 배경으로 해서 지금보면 좀 말도 안되는 그런 설정도 있긴 하지만 워낙 정교하게 이야기를 잘 배치해놔서 실제로 일어난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게 이 시리즈의 매력이다. 영국에는 실제 있지도 않은 그의 거리를 만들어서 관광화도 해놨는거 보면 실제로 있었다고 해도 그냥 넘어갈 정도로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이야기다.

셜록 홈즈의 이야기는 후세에 새롭게 많이 편집되어 나왔는데 최근에는 영국 BBC방송에서 드라마로 만들었는것이 가장 큰 흥행을 했는거 같다. 등장인물은 같은데 배경을 현대로 만들어서 새롭게 만든건데 이 또한 훌륭한 원작이 있어서 성공에 이르게 된거 같다. 이번에 나온 책은 이 드라마와 같이 생각하게 기획한 기획물이다. 즉 드라마에 나온 에피소드와 관련있는 이야기를 뽑아서 드라마와는 또 어떤 재미가 있는지 비교해서 이야기하는데 드라마을 봤던 사람으로서 흥미있는 기획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나오는 작품은 주홍색 연구이다. 셜록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 우리의 왓슨과 셜록이 처음 만나게 되는 이야기인데 드라마에서는 좀 다르게 만났던거 같다. 아무튼 이 이야기에서 셜록의 스타일이 어떤것인지 잘 드러나게 되고 그 특유의 성격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게 된다. 친구인 왓슨은 능력있는 의사지만 셜록에 비해서는 좀 순진하고 어찌보면 바보스럽게 느껴기지도 한다. 그래도 앙금없는 찐빵은 맛이 없듯이 이 두사람의 화학적 결합이 이 시리즈의 가장 멋진 캐릭터성이 아닐까도 싶다. 이후에 나온 많은 듀엣의 시초라고나 할까.

사실 이 책은 드라마를 보면서 보면 더 재미있을 책이다. 옮긴이가 나름 셜록팬에다가 드라마도 열심히 잘 봤던 사람이라서 군데군데 드라마상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잘 이야기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원작을 기본삼아 만들었다고는 해도 현대식으로 비튼 부분이 있어서 그냥은 잘 모를수있는데 책에서 그 부분을 잘 짚어줘서 그 뜻을 다시 음미하면서 읽을수 있게 해놔서 좋다.

이 책은 셜혹 홈즈를 좋아하는사람이라면 또 드라마를 흥미있게 봤던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수 있을꺼 같아서 추천한다.

아주 현실적인 살인자, 그 상황에 몰입하다.

액스 ㅣ 버티고 시리즈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6월

사실 많은 스릴러를 보다보니 별의별 살인자를 많이 봐 왔다. 대부분 좀 기괴하고 특이한 스타일이었고 살인방식도 잔혹한것이 많았고 정상적인 사람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의 사람들이었다. 이해한다거나 일말의 동정심도 없는 그런 악귀들. 그런데 이 책 액스에 나오는 살인자는 좀 다르다.

적긴 하지만 현실에 존재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멀쩡한 사람이다. 뭐 살인자중에서는 멀쩡한사람도 있으니 특이할껀 없다치고. 이 사람이 살인을 하게 되는 과정을 보면 그 상황에서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게 된다. 아주 현실적인 살인자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버크 데보레는 평범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수있는 그런 사람이다. 고만고만하게 살아온 넘치지도 않고 쳐지지도 않는 미국의 여느 중산층이다. 그런데 그가 23년동안 일해왔던 제지공장에서 정리해고를 당한다. 그야말로 찍혀서 내던져진것이다. 그는 곧 동종업계에서 비슷한일을 다시 하게 될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리해고는 그 공장만 해당하는게 아니라 제지업계 전반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일자리 자체가 없어진 것이었다. 점점 줄어드는 돈. 단란했던 그의 가정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고 그는 결단을 하게 된다.

그 결단이란게 참 황당하고 어이없는것이었다. 바로 살인을 하는것. 누구를? 자신과 비슷한 경력으로 비슷한 능력을 가진 경쟁자들, 특히 나이 젊은 사람들을 죽일려고 한다. 그래야 거기에 맞는 일자리가 나왔을때 내가 될 확률이 높아지니까. 우리는 살면서 여러 시험에서 다른 누군가가 피치못할 사정으로 그 시험을 못치게 되면 경쟁률이 떨어지니까 좋게 본적이 한번이라도 있을것이다. 그건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할수 있는 일이지 않는가. 비록 그 덕에 붙는건 거의 없지만. 붙을 사람은 경쟁률이 낮아지지 않아도 붙을꺼기에. 그냥 일종의 자기 위안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남자는 경쟁률을 없애기 위해서 아예 경쟁자를 없애버릴려고 한다. 남다른 상상력이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그 행동외에는 정상인거 보면 미치긴 미친 작자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다른 사람을 상하게 한다는것은 그냥 목적없이 쾌락만을 위해서 죽이는 사이코랑 뭐가 다를까.

그런 생각으로 그의 행동을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사이코 살인마가 나오는 책을 읽을때와는 뭐랄까 마음이 좀 다르다고 할까. 그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판사판으로 나오는 그것에 조금이나마 상황적이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

경제가 불황인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해당되는터라 그런 가정의 몰락을 어쩔수없지 지켜봐야하는 그런 심정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그런 극단적인 방식에는 동의할수없지만 그가 벼랑끝으로 몰린 상황은 어쩔수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가 그런 행동을 할수밖에 없었다는 현실적인 살인앞에 살짝 동정심이 생길려고까지 했다. 그의 방법은 분명 범죄고 일어나면 안되는것이고 그는 꼭 죄의 댓가를 치뤄야하지만 상황은 참...

제목인 액스는 도끼라는 뜻인데 일자리에서 방출되는것을 도끼로 찍어낸다는것에서 제목을 정했나보다. 그는 도끼로 찍혔는데 또 다른 도끼로 다른사람을 찍고 있는것이다.

이야기는 현실적인 상황에 대입해서 전개를 해서 몰입감이 높았다. 우리의 경제 상황도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에 더 와닿을수도 있을꺼 같다.

끝은 생각과 다르게 끝났다. 그가 결국 성공하게 될까. 아니면 작은 성공 뒤에 파국이 따라오게 될까. 아마 결국에는 끝장이 날것이다. 세상에 완전범죄는 없다. 하물며 주인공처럼 전문적인 킬러가 아닌 이상에야. 그리고 그렇게 되야지 않을까. 상황이 이해된다고 해도 남을 헤쳐가면서 내가 살 권리는 없으니깐 그것도 그냥 미친짓이니까.

만나기 힘든, 딴 세상의 살인마들에 비해서 현실적인 살인자라서 흥미로운 설정이었다. 내가 죽을판에 남을 먼저 죽이겠다는 것에는 남을 밝고서라도 올라가야하는 현대인의 비애가 잘 담겨있는듯해서 더 잘 몰입해서 읽은거 같다.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듯 만날 가능성이 전무한 극악의 살인마보다는 이런 생활속에서 마주칠수도 있는 어찌보면 재수없는 살인자의 이야기라서 더 서늘하게 읽을수 있는 책이었다.

흥미롭게 읽을수있는 단편 추리 모음집.

악마의 증명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7년 5월

오랫동안 이른바 순수문학만 중시하고 장르문학을 가볍게 여긴 탓에 우리나라 장르문학은 큰 발전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저 몇몇의 선구자가 있었을뿐 국내 장르 문학은 외국 작가들이 점령한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독자들의 요구도 있고 시대적인 분위기가 한국형 장르물을 선호하기 시작해서 요즘에는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온다.

그중에서 기억할만한 작가가 있는데 바로 이 책의 지은이인 도진기다. 이 작가는 이력이 참 독특한데 현직판사로써 책을 쓴다는 점이다. 이 책을 쓸 시점에는 변호사가 되었지만 암튼 격무에 시달린다는 판사직을 하면서 주말에만 글을 썼는데 그 밀도가 외국작가 저리가라할 정도로 괜찮은 작품이 많았었다. 그가 처음부터 전업작가를 했더라면 더 많은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을 정도.

그런 그가 이번에 새롭게 단편집을 펴냈다. 단편집을 위해서 책을 쓴것은 아니고 여러 매체에 쓴것을 새롭게 모은 책인데 그의 작품을 읽지 않았던 사람에게 진가를 느끼게 해줄수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싶다.

처음으로 나오는 '악마의 증명'은 간단한듯하면서도 치밀한 계산을 한 범인과 그를 잡기 위한 검사의 머리싸움이 볼만하다. 어쩌면 실제 판사를 하면서 봤던 많은 사건들중에서 모티브를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두번째 '정글의 꿈'은 뭔가 환상적이면서도 오싹함을 주는 내용이었는데 글이 의외로 정교하고 세밀한거 같았다.

세번째 작인 '선택'은 작가의 상상력의 탁월함을 알수있게 하는 작품이었다. 교통사고의 진실을 알려주는 내용인데 설득력있었다. 악마의 증명에서 검사로 나온 연정이 변호사로 활약하는데 이 캐릭터 은근 매력적이다. 다른 작품에도 자주 나오면 좋겠다.

'구석의 노인'도 아마 실제 일어났던 사건에서 이야기를 발전시킨건 아닌가싶은데 사건의 실체를 파악한다는것이 그만큼 어렵다는것과 사람 마음속은 참 알수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었다. 흥미롭게 잘 읽혔던 작품.

'죽음이 갈라 놓을 때'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추리라기 보다는 공포물이라고 할수있는데 상황 상황이 은근하게 깨름직하고 뭔가 서늘한 느낌을 주는 내용이었다. 나쁜놈은 나쁜짓을 한 댓가를 치룬다는 나름의 권선징악적인 면도 있는 내용인데 가만 생각하면 오싹한 면도 있었다. 텔레비젼 단막 드라마로 각색하면 꽤 재미있을꺼 같다.

전체적으로 추리만 쓴것이 아니라 추리, 스릴러, 공포, 판타지 등 장르문학의 여러 부분을 다 맛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그만큼 작가의 능력이 괜찮다는것이 아니겠는가. 지금은 주로 추리쪽에 강점이 있는 작가로 알려져있지만 공포와 판타지 분야에서도 좋은 작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누구라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책이었는데 장르소설의 입문자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만한 책이었고 도진기 작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의 다른 장편 소설을 읽고 싶어하게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독특한 ‘정신 착란 스릴러‘

다음 사람을 죽여라
페데리코 아사트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17년 6월

책설명에서 '정신 착란 스릴러'라는 별명을 얻었다는데 딱 맞는 이야기같다. 스릴러가 뭐 거기서 거기라고 하는데 이 책, 내가 정신이 이상한건지 내용이 이상한건지 헷갈리게 하면서 묘한 매력을 주는 책이다.

책은 처음부터 독특하게 시작된다. 주인공인 테드가 스스로 죽으려하는데 막 죽을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문을 막 두드린다. 아마 아직 삶에 미련이 남아있었으려나. 그 무지막지한 소리에 그만 문을 열게 되고 그의 이야기에 놀라게 된다. 방문한 사람은 주인공이 죽으려는것을 알고 있고 그의 이름과 신상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 죽기전에 어떤 '제안'을 하는데 그게 또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고. 고민끝에 그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죽을려고 모든것을 준비해놨는데 그것을 죽어라고 막는 사람이 있다는 설정도 흥미롭지만 그 제안이란것도 흥미로왔다. 제안이란 기왕 죽을꺼 나쁜놈 한놈 죽이고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살해당해라는것이다. 자살보다는 살해당하는게 남은 가족에게 더 낫지 않느냐는 그런 논리. 언뜻 들으면 착한일 한번 하고 죽으라 뭐 그런건가. 아니 죽을려는 마당에 착한일 하던 나쁜일 하던 뭔 상관이 있으랴. 아마 주인공은 조금은 살고 싶었는가보다.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거 보면.

어쨌든 그 제안을 받아들여서 잠시 삶을 연장한 테드는 살인을 실행하는데 알고 봤더니 그게 나쁜놈이 아니고 가족도 있는 멀쩡한 사람이었다. 날 속이다니! 그날 방에 찾아왔던 사람을 찾아나서서 결국 그의 사무실에 가게 되지만 그날의 그 제안자가 아니다. 그땐 젊었었는데 이젠 나이든 사람이다. 어찌된걸까.

그리고 테드는 다시 자살할려는 순간으로 돌아간다. 처음과 똑같이. 그리고 이어지는 누군가의 문두들기는 소리. 이건 뭐 타임슬립이야 뭐야. 뭔가 묘하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테드는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서 자신의 증상을 이야기하게 되고 어느 순간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리고 서서히 밝혀지는 여러 사실들. 그는 왜 자살할려고 했나.

처음에는 흥미롭긴해도 정상적인(?) 이야기로 전개가 되는데 어느새 읽다보면 뭔가 헷갈리기 시작하고 앞장을 다시 보게 된다. 현실과 환상을 왔다갔다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져서 잠시 한눈 팔면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뒷부분에서 모든 것이 밝혀지게 되는데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책이 제법 두꺼워서 언제 다 읽지 했는데 아주 빠르게 잘 읽힌다. 사실 복잡한 플롯도 아니고 복잡한 살인이 나오는게 아니라서 낯선 이야기 구조만 잘 따라가면 쉽게 잘 읽힌다. 지은이가 영리하게 이야기 전개를 잘 배치한 스릴러물같았다. 기존의 어찌보면 익숙한 스릴러물들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있는 책이었다. 꼭 치고박고 하지 않아도, 심리를 소재로 한 이런 정신 심리 스릴러도 충분히 스릴감을 잘 느낄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라 할만하다. 지은이가 아르헨티나 작가라는데 앞으로의 작품을 위해 이름을 기억해둘만하다. 페데리코 아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