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여성의 교육에 대한 부분을 읽었다.
강제병합 이전부터 일제강점기 시기별로 교육의 모습과 형태. 그리고 여성 교육의 모습도 그려졌다.
여성주의 책을 읽고 있어서인지 1920년대 서구사상이 유입되고 마르크스 사회주의론이 들어오면서 여성해방을 주장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반가웠다.
그런데 자아확립교육, 여권동등교육 등으로 나아가자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여성들의 교육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고 일본에 의한 기만적 교육 실시로 한계가 많았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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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녀가 갇혀 있는 영역에서 그것은 의미가 없는 말이다. 진실이란 베일이 벗겨진 현실이고, 베일의 제거는 행동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여자는 행동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기의 진가를 알아볼 수단이 없다. 그래서 그에 대한 연극으로 자기를 위로한다.
그녀는 자기가 남자들의 이 세계에서 책임이 없고 무의미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가 ‘말썽을 피우는’ 이유는, 그녀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 P496

젊은 처녀는 굴종과 궁핍 속에서도, 거부의 밑바닥에서도 가장 큰 대담성을 끌어낼 수 있다. 그녀는 시를 만나고 영웅주의도 만난다. 그녀가 사회에 잘 동화되지 못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방법 중 하나는 사회의 제한된 지평선을 뛰어넘는 것이다. - P504

완전한 경제적 평등이 실현되지 않는 한, 그리고 풍습이 일부 남자들이 쥐고 있는 특권의 득을 아내나 정부의 자격으로 보는 것을 허용하는 한, 수동적인 성공의 꿈은 여자 안에 그대로 유지될 것이고, 여자의 성취를 억누를 것이다. - P510

젊은 처녀의 에로틱한 경험은 이전의 성적 활동의 단순한 연장이 아니다. 그 경험은 대개 예기치 않은 난폭한 성격을 띠고, 언제나 과거와의 단절을 초래하는 새로운 사건을 형성한다. 이런 에로틱한 경험을 거치는 순간에 젊은 처녀에게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절박하고 날카로운 형태로 요약된다. 어떤 경우에는 위기가 수월하게 해결된다. 그러나 자살이나 광기로 해결되는 비극적인 경우들도 있다. 어쨌든 거기에 반응하는 방법에 따라서 여자의 운명은 많은 부분이 좌우된다. 정신과 의사들은 모두 에로틱한 경험의 첫걸음이 여자에게 극도로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즉, 그 첫걸음이 평생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 P511

여자가 흥분되기 위해서는 그녀의 기관에 여러 가지 적극적인 현상이 일어나야만 한다. 성감대의 신경 분포, 몇몇 발기 조직의 팽창, 분비 작용, 체온의 상승, 맥박과 호흡의 항진 등이 그것이다. 정욕과 관능은 남자와 마찬가지로 여자에게도 생명력의 소비를 요구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여성의 욕구는 어떤 의미에서 능동적이며, 신경 및 근육 긴장의 증가로 나타난다. - P520

남자는 여자를 상대로 해서 쾌락을 얻고, 그녀에게 쾌락을 준다. 이 말 자체는 상호성을 내포하지 않는다. 여자는 남자의 발정에 영광스러운 성격을 부여하고 여자의 성적 흥분을 수치스러운 자기 포기로 만드는 집단적 표상들에 젖어 있다. 여자의 내밀한 경험은 이런 불균형을 확인시켜 준다. - P529

가장 바람직한 성 입문은 폭력이나 놀라는 일 없이, 또 정해진 지시나 명확한 유예기간도 없이 젊은 처녀가 서서히 자기의 수치심을 극복해 상대 남자와 친숙해지고, 그의 애무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성 입문은 금기의 성격을 띠는 것이 덜 할수록, 젊은 처녀가 상대에 대해 더 자유롭게 느낄수록, 그리고 상대 남자의 지배적 성격이 사라질수록 그만큼 더 수비다. - P536

자기를 흥분과 쾌락 속의 육체로 만드는 데 동의하는 여자에게만 진정한 성적 원숙함이 있을 수 있다. - P537

남자의 쾌감은 화살처럼 상승하다가 어떤 일정한 문턱에 다다르면 완성된다. 그리고 오르가슴 속에서 불시에 죽어 버린다. 성행위의 구조는 완결되고 중단된다. 여성의 쾌락은 생식 체계에 늘 집중된 것이 아니라 온 육체에 퍼져 있다. 진정한 오르가슴보다는 오히려 질의 수축이 리듬에 맞추어 사라졌다가 다시 형성되고, 때때로 극점에 도달했다가 그다음 헝클어지지만, 결코 완전히 죽지 않은 채 만들어지는 파동 체계를 형성한다. 여성에게는 어떤 최종 단계도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쾌락이 무한을 겨냥한다. 여성 에로티시즘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은 뚜렷한 만족감보다는 흔히 신경이나 심장의 피로 혹은 심리적 포만 상태다. 만족하거나 또한 기진맥진하더라도 여자는 결코 완전히 해방되는 일이 없다. - P543

에로티시즘의 경험은 아주 애절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인간 조건의 모호성을 발견하게 하는 경험 중 하나다. 그들은 그 속에서 자신을 육체로, 정신으로, 타자로, 그리고 주체로 경험한다. 여자에게 이런 충돌이 극적인 성격을 띠는 것은 여자가 자기를 우선 객체로 파악할 뿐, 쾌락 속에서 확실한 자주성을 즉시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기의 육체적인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초월적이고 유로운 주체로서의 권위를 되찾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힘들고 위험이 가득한 기도다.그러나 그녀가 처한 상황의 어려움이 남자 스스로 기꺼이 걸려드는 속임수들로부터 그녀를 지켜준다. 남자는 자기의 공격적 역할과 오르가슴으로 충족된 고독이 내포하는 거짓 특궈에 자발적으로 속고 있다. 그는 자기를 완전히 육체로 인정하는 데 망설이고 있다. 여자는 자기 자신에 대해 그보다 더 진정성 있는 경험을 한다. - P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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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춘기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사실 그것보다 그 시절 어머니의 모습이 더 떠오르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시절은 흘러갔고 그 때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은 많이 사라지고 없다. 그렇다 해도 억울한 건 어쩔 수가 없다.

모든 것이 여자아이의 눈에 이런 위계를 확인시켜 주는 데 이바지한다. 여자아이가 받는 역사·문화 교육과, 여자아이를 달래는 데 쓰이는 노래나 전설은 남자에 대한 찬양 일색이다. 그리스, 로마 제국, 프랑스 그리고 모든 나라를 만든 것은남자들이고, 지구를 발견하고 개발하는 도구를 발명하고 지구를 다스리면서 조각과 그림, 서적으로 가득 채운 것도 남자들이다. 어린이 문학, 신화, 동화, 이야기는 남자들의 오만과 욕망으로 창조된 신화를 반영하고 있다. 여자아이는 남자들의 눈을 통해서 세계를 탐험하고, 거기서 자기의 운명을 읽어 낸다. 남자의 우 - P412

월성은 압도적이다. 잔 다르크 한 명에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다윗, 아킬레우스랜슬롯, 뒤게클랭, 바이야르, 나폴레옹 등 남자들은 그 수가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잔 다르크 배후에는 천사장인 성 미카엘이라는 위대한 남자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은가! 유명 여성들의 전기만큼 따분한 것도 없다. 위대한 남자들의 모습과 나란히 놓으면 여자들의 모습은 아주 하찮다. 또한, 여성 대부분은 몇몇 남성 영웅들의 그늘에 있다. - P413

여자가 가장 달콤한 승리를 거두는 것은 비천한 신분의 밑바닥에 떨어졌을 때다. 상대가 신이 되었든, 한 남자가 되었든 여자아이는가장 철저한 자기 포기에 동의함으로써 절대적 힘을 얻게 되리라는 것을 배운다. 즉, 그녀는 최고의 승리를 약속해 주는 마조히즘을 즐기는 것이다. 사자의 발톱에 할퀴어 하얀 살에 피가 낭자한 성녀 블랑딘Sainte Blandine, 유리관 속에 죽은 사람처럼 누워 있는 백설 공주, 잠자는 숲속의 미녀, 실신한 아탈라, 멍들고 수동적이며 상처받고 굴욕과 모욕을 당하는 일군의 가련한 여주인공들은 후배들에게 학대당하고 버림받고 인종하는 미녀의 매혹적인 위엄을 가르쳐준다. 남자 형제가 영웅 놀이를 하는 데 반해 여자아이가 기꺼이 순교자 놀이를 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 이교도들은 그녀를 사자 우리에 던져 넣고, 푸른 수염은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끌고, 그녀의 남편인 왕은 그녀를 깊은 숲속으로 추방해 버린다. 그녀는 체념하고 괴로워하며 죽고, 그녀의 이마는 영광의 후광으로 둘러싸인다. "나는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한데, 남자들의 애정을 끌고 그들을 초조하게 만들고그들에게 구원받고 그들의 팔에 안겨 죽기를 희망했다"라고 드 노아유 부인Anna - P418

de Noailles(1876~1933)은 쓰고 있다. 이런 마조히즘적 몽상의 훌륭한 실례는 마리아르 아르두앵Maria Le Hardouin(1912~1967)의 『검은 돛La Voile noire 에서 발견된다.
일곱 살에 나는 어느 갈비뼈로 했는지 모르지만 내 최초의 남자를 만들었다. 그는키가 크고 호리호리했으며 아주 젊고, 바닥까지 끌리는 긴 소매의 검은색 새틴의사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의 아름다운 금발 곱슬머리가 어깨 위에 탐스럽게 드리워져 있었다. (…) 나는 그를 에드몽이라고 불렀다. 하루는 그에게 두 명의 남동생을 마련해 주었다. (…) 이 삼형제의 이름은 에드몽, 샤를르 그리고 세드릭이었는데, 셋 다 검은색 새틴의 사제복을 입고 있었고 금발에 훤칠했다. 그들은 나에게기묘한 행복감을 알게 해 주었다. 명주 신발을 신은 그들의 발은 무척 아름다웠고, 그들의 손도 무척 연약해서 동작 하나하나가 모두 나의 영혼까지 스며들었다.
(..) 나는 그들의 여동생 마르그리트가 되었다. (…) 나는 내가 오빠들의 횡포에예속되어 완전히 그들 손아귀에 있다고 상상하는 것을 좋아했다. 나는 큰오빠 에드몽이 나에 대한 생살여탈권을 가지고 있다고 공상했다. 나에게는 그의 얼굴을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는 가장 하찮은 일로도 나를 매질했다.
그가 나에게 말을 건네면 나는 두려움과 존경심으로 기가 질려서 그에게 대답할말을 찾지 못했고, "네, 예하", "아뇨, 예하"라고 지칠 줄 모르고 중얼거렸다. 나는그 중얼거림에서 나 자신이 바보로 느껴지는 이상한 희열을 맛보고 있었다. (…)그가 나에게 가하는 고통이 너무 심할 때, 나는 "감사합니다, 예하"라고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고통으로 거의 기절할 지경이 되어서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고 그의손 위에 내 입술을 대고 꽉 눌렀다. 그러는 동안에 어떤 충동이 결국 내 가슴을 찢어놓는 듯하며 나는 행복의 절정에서 죽어 버리고 싶은 그런 상태에 도달했다. - P419

삶을향한 무의식적 충동과 놀이와 웃음과 모험에 대한 의욕은 여자아이가 어머니의세계를 비좁고 숨 막히는 것으로 생각하게 한다. 그녀는 어머니의 권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것은 남자아이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권위보다 훨씬 더 일상적이고 긴밀하게 행사되는 권위다. - P421

어머니는기다리고 견디고 불평하고 울고 부부싸움 하는 여자로 보인다. 매일의 현실에서 이런 고약한 역할이 존경받는 결과로 이어질 수 없다. 그녀는 희생자로서 경멸당하고 악녀로서 미움받는다. 그녀의 운명은 무미건조한 반복의 전형처럼인다. 그녀는 인생에서 갈 곳을 모른 채 어리석게 반복만 할 뿐이다. 주부의 역할에 집착하는 그녀는 존재의 확장을 멈추게 하는 장애물이자 부정이다. 딸은 그녀를 닮고 싶어 하지 않는다. 딸은 여자의 종속을 벗어난 여성들, 즉 배우, 작가, 교수를 숭배한다. 그녀는 운동과 학업에 열중하고, 나무에 오르다가 옷을 찢기고남자아이들과 경쟁하려 한다. - P422

남자아이들이 그녀를 동등하게 대해 주자마자 그녀는 기분이 좋아 어쩔 줄 모르며 그들의 동의를 구한다. 그녀는 특권계급에 속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 P423

홀로 남겨지고 이해받지 못한 그녀들은 자기도취의 감정에서 위안을 찾는다. 자신을 소설의 여주인공처럼 여기며 찬미하고 동정한다. 그녀들이멋을 부리고 연극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결점들은 사춘기에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그녀들의 불안은 조바심, 분노의 발작, 눈물 등으로 나타난다. 그녀들은 눈물을 좋아하는데 - 이후 많은 여자가 간직하는 취향 - 대부분 그녀들이 희생자 역할을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운명의 가혹함에 대한항의인 동시에 자기에게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하려는 방식이다. - P424

자기를 주체며 자주체自主體이자 초월로서 또한 하나의 절대로서 느끼는 개인에게, 자기 안에서 열등함을 주어진 본질로써 발견한다는 것은 기이한 경험이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일자一者로 설정하는 사람에게, 자기 자신이 또한 타자로서보인다는 것은 기묘한 경험이다. 이것이 바로 인생 수업을 쌓아 가는 과정에서자기를 여자로서 파악하는 여자아이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 P425

여자아이는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되고, 할머니가 될 것이다. 그녀는 장차 자기 어머니가 한 것과 똑같이 집안 살림을 할 것이다. 어머니가 자신을 돌본 것처럼 자기 아이들을 돌볼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열두 살에 벌써 하늘에 새겨져 있다. 그녀는 그 이야기를 결코 스스로 만들어 내는일 없이 날마다 발견해 나갈 것이다. 그녀는 호기심에 가득 차 있지만 삶의 모든단계가 예정되어 있어서, 하루하루가 가차 없이 그녀를 그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을 떠올릴 때면 공포에 사로잡힌다. 그 때문에 여자아이는 남자 형제들보다 훨씬 더 많이 성의 신비에 몰두해 있다. 분명 그들 역시 그것에 대단한 관심을 둔다. 그러나 그들의 미래에 남편, 아버지는 가장 염려하는 역할이 아니다. 반면에 여자아이는 결혼에서도, 어머니가 될때도 그 운명 전체가 문제된다. 그래서 성의 비밀을 예감하기 시작하는 즉시 지기 몸이 지독하게 위협당한 것처럼 생각한다. 어머니가 되는 마법은 사라져 버렸다. 다소 일찍, 일관성 있게 지식을 얻은 여자아이는 아기가 어머니의 배 속에 우연히 나타나는 것도, 어머니의 배 속에서 지팡이로 한 번 쳐서 나오게 하는 것도아니라는 것을 안다. 여아는 몹시 불안해하며 자문한다. 기생체 하나가 언젠가는자기 몸속에서 번식해야만 한다는 것은 종종 그녀에게 더 이상 신기한 것이 아느고, 되레 무서운 일로 보인다. - P426

일관성 있는 교육조차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말해 두어야겠다. 부모와 선생들이 아무리 선의를 갖고 있다 해도 에로틱한 경험을 말과 개념으로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오직 체험을 통해서만 이해된다. 온갖 분석이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다 해도 유머러스한 일면 때문에 진실을 전하는 데 실패할것이다. - P432

그녀의 몸은 그녀에게 낯선 것이 된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타인에 의해 하나의 물체로서 파악된다. 즉, 거리에서 사람들은 그녀를눈으로 좇으며 그녀의 몸매에 대해 논평한다. 그녀는 자신이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그녀는 육체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육체가 보이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런 혐오감은 많은 젊은 처녀에게 여위고자 하는 의지로 나타난다. 그래서그녀들은 더 이상 먹으려 하지 않는다. 억지로 먹이면 토해 버린다. 끊임없이 체중에 유의한다. 다른 처녀들은 병적으로 소심해진다. 객실에 들어가거나 거리에나가는 것조차 고문이 된다. 거기에서 때로 정신병이 발전되기도 한다. - P437

어머니 대부분이 아이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않아, 아이는 초경의 위기가 시작되는 새로운 상태를 목전에 두고 불안에 가득차 있게 된다. 아이는 미래가 자기에게 또 다른 뜻하지 않은 고통을 예비해두고 있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혹은 이제부터는 단순히 남자와 함께 있거나 접촉만 해도 임신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하며, 남자들에 대해 진정 극도의 공포를 느낀다. 이해할 만한 설명을 해서 불안을 덜어 준다고 하더라도 아이에게 그리 쉽사리 마음의 평안을 안겨주지는 못한다. 이전에 여자아이는 조금은 기만적으로 자기를 무성적無性的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었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아이는 어느 날 아침에 깨어 보니 자기가 남자로 변해 있었다고 공상하는일까지 있다. 그러나 지금 어머니들과 숙모들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이제다 큰 처녀가 되었네" 하며 속삭인다. 부인협회가 승리한 것이다. 왜냐하면 여자아이가 그녀들에게 속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아이는 속절없이 여자들쪽에 서게 되었다. - P442

월경이 소녀에게 끔찍스러운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그녀를 열등하고 훼손된 범주 속으로던져 넣기 때문이다. 이런 실추의 감정이 그녀를 무겁게 짓누른다. 그녀가 인간으 - P446

로서의 자존심을 잃지 않는다면, 피 흘리는 자기의 육체에 대해 자부심을 간직할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녀가 이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보존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녀는 자기 육체에 대한 굴욕을 훨씬 덜 느끼게 될 것이다. - P447

남성에게 성욕은 공격적이며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그는 성적 욕구에서 자기의 주체성과 초월성을 긍정하고 확인한다.
이와는 반대로, 여자아이의 성적 생활은 언제나 은밀한 것이었다.
그녀가 청하는 것은 손과 입의 접촉, 또 하나의 육체의 접촉이지, 손과 입 그리고 다른 사람의 몸 자체가 아니다. - P452

그녀는 자신이 타인에게 소유될 운명인 이유가 스스로 그것을 청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그래서 그녀는 자기의 욕망에 반항한다. 그녀는 요구에 응하여 먹이가 되는 수치스러운 수동성을 희망하는 동시에 꺼린다. - P453

어떤 교육을 하더라도, 소녀가 자기 몸에 대해 의식하고 자기 운명에 대해 꿈꾸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고작해야 그녀에게 엄격한 억압만을 강요할 수 있을 뿐이고, 그 억압은 이후 그녀의 모든 성생활을 무겁게 짓누를 것이다. 바람직한 것은 이와 반대로 자기 자신을 냉철하게 수치심 없이 받아들이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소녀는 자기의 여성성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어른이 될 수 없다. 그녀는 자기의 성이 자기를 거세되고 응고된 삶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그 사실을 불순한 병과 이해하기 힘든 죄의 형태로 발견하고 있다. 그녀의 열등함은 처음에는 오직 상실로서만 파악되었다. 그런데 이제 페니스의 결여는 치욕과 결함으로 바뀌었다. 상처를 입고 수치심을 느끼며 불안과 죄의식을 지닌채, 그녀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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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굵직한 이 책들을 주문하며 마무리한다.
덤으로 올재 클래식스에서 40차로 신동우 화백이 그린 <풍운아 홍길동>도 나와서 같이 주문했다.
읽고 싶은 책들은 많지만 그 중 고심하여 선택하는 과정은 즐겁고 좋다.
이거 다 읽으면 연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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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의 표상, 그중에서도 사회적 유형은 일반적으로 대립어의 쌍으로 명확하게 표현되며, 양면성은 영원한 여성의 내재적 속성으로 보이게 된다. 상관어로서 성스러운 어머니는 잔인한 계모, 천사 같은 소녀는 타락한 처녀와 대비된다.
그래서 때로는 생명과 같은 어머니나 죽음과 같은 어머니라고 말하기도 하며, 모든 동정녀를 순수한 정신이라고도 하거나 악마에 바쳐진 육체라고도 한다. - P370

사실 실존자라면 누구나 내재인 동시에 초월이다. 실존자에게 목표를 제시하지 않거나 혹은 어떠한 목표에도 도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승리감을 맛보도록 허락하지도 않을 때, 그의 초월은 헛되이 과거 속에, 즉 내재로 다시 떨어지고 만다. 이것이 바로 가부장제에서 여자에게 할당된 운명이다. 그러나 노예제가 노예의 소명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그것은 결코 여자의 소명이 아니다. 이런 신화가 오귀스트 콩트의 이론에 전개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여자를 이타주의와 동일시하는 것, 그것은 남자에게 여자의 헌신에대한 절대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며, 여자에게 절대적 의무를 강요하는 것이다.
신화를 의미의 파악이라는 것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의미는 대상에 내재적이다. 그 의미는 살아 있는 경험에서 의식에 드러나는 것이다. 반면에 신화는 의식이 아무리 도달하려 해도 끝까지 달아나는 초월적 이념이다.

그리고 여자는 단순히 육체적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육체는 각자에게 그리고 각각의 경험속에 독특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여자가 - 남자처럼 -자연에 뿌리박고 있는 존재라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여자는 남자보다 더 종에 예속되어 있으며, 그 동물성이 더 뚜렷하다. 그러나 남자에게서와 마찬가지로 여자에게자연적으로 주어진 조건은 실존으로 수용되고, 여자 역시 인간계에 속한다. 여자를 자연과 동일시하는 것, 그것은 단순한 편견일 뿐이다. - P371

확실히 대부분의 신화는 자기의 실존과 자기를 에워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남자의 자연발생적 태도에 뿌리박고 있다. 그러나 경험을 초월적 이념으로 높여 놓은 것은 가부장제 사회이며, 이는 자기 정당화의 목적으로 결연히 실행되었다. 그리고 그 사회는신화를 통해서 법칙과 풍습을 다채롭고 감성적인 방식으로 개인들에게 강요했던 것이다. 집단의 명령은 신화의 형태로 각 개인의 의식에 침투하였다. - P376

여자들을 가장 진정성 있게 소중히 여겼던 시대는 궁정풍 사랑의 봉건 시대도, 여자의 환심을 사려 한 19세기도 아니다. 그것은 - 예를 들면 18세기처럼 - 남자들이 여자들을 동류로 보았던 시대다. 바로 이때 여자들은 진정 몽상적으로 보였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험한관계」, 『적과 흑』, 『무기여 잘 있거라』를 읽는 것으로 충분하다. 라클로, 스탕달, 헤밍웨이의 여주인공들은 신비스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들에게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 P377

오늘날 남자들의 태도에는 이중성이 있다. 그 이중성은 여자에게 실로 대단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남자들은 여자가 자기와 동류이고 동등한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여자에게 비본질적 존재로 남아 있기를 계속 요구한다. 여자에게는 이 두 운명이 양립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어느 쪽에도 정확하게 적응 못하고 여자는 양자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다. 여자의 불안정은 여기서 온다. 남자의 경우 공적 생활과 사생활 사이에 어떤 충돌도 없다. 남자는 행동과 일에서 세계에 대한 자기의 세력을 확인하면 할수록 더욱더 남성적으로 보인다. 그에게는인간적 가치와 생명의 가치가 뒤섞여 있다. 반면에 ‘진정한 여자‘에게는 객체가 되고 타자가 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여자의 자주적 성공은 그녀의 여성성과 모순된다. 이 점에서 남자들의 감수성과 섹슈얼리티마저 변해 버릴 가능성이 아주 짙다. - P378

우리가 희망해야 하는 것은 현재 새로 태어나는 상황을 남자들 쪽에서도 기탄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면 여자는 비로소 그 상황을 고통 없이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라포르그의 기원이 성취될 수 있을 것이다. "오 젊은 처녀들이여, 그대들은언제 우리의 형제, 우리를 착취하려는 저의 없이 우리의 친한 형제가 될 것인가? 우리는 언제 서로 진실된 악수를 하게 될 것인가?" 그러면 "남자만으로 인해 여자위에 맹위를 떨치는 운명의 무게 아래서 멜뤼진 역시 더는 짓눌리지 않고, 해방된멜뤼진…"이 "자기의 인간적인 기반을 되찾게 되리라. "남자 - 지금까지는가증스러운 - 가 동의함으로 해서 여자의 끝없는 속박이 풀리고, 여자가 자신을위해 자신에 의해 살게 될 때," 그때 여자는 완전히 한 인간이 될 것이다. - P379

페니스는 남자아이가 우월감을 끌어내는 직접적 특권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아니라, 반대로 페니스에 대한 높은 가치 부여가 두 번째 이유離乳의 가혹함에 대한 하나의 보상 - 어른들에 의해 고안되고 아이가 열렬히 받아들인 - 같이 보인다. 그렇게 해서 남자아이는 이제 더는 아이도, 여자아이도 아니라는 아쉬움으로부터보호를 받는다. 이후 그는 자기 성기 속에 자기의초월과 자랑스러운 주권을 구현하게 된다. 여자아이의 운명은 아주 다르다. 어머니와 유모들은 여아의 생식기에 대해 존경심도 애정도 보이지 않는다. 그녀들은 표면밖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그 은밀한 기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여아는 성기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여아는 이 부재를 결핍처럼 느끼지 않는다. 그녀의 신체는 그녀에게 당연히 하나의 완전체다. 그러나 그녀는 남자아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 세계에 놓여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여러 요소가 복합되면, 그녀의 눈에 보이는 이런 차이가 열등함으로 변형될 수 있다. - P394

현대 서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여자들은 쭈그려 앉고, 남자들은 서서 보는 것이 관례다. 이런 차이는 여아에게 가장 놀라운 성적 구분이다. 소변을 보기 위해 여아는 쭈그려 앉아서 엉덩이를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숨어서 일을 봐야 한다. 그것은 부끄럽고 불편한 속박이다. - P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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