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 호소력을 가지려면 누구를 포용할 것이냐 만큼 누구를 배제할 것이냐도 중요하다. 포퓰리스트들이 대중을 선동할 때, 그들은 인종, 종교, 사회 계층 혹은 정치적 신념이 공통인 사람들을 내집단으로삼으며, 그 이해관계를 무시해도 별 탈이 없을 사람들을 외집단으로 몰아 배제한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국민demos의 경계선을 그으며, 암암리에 정치적 고려란 국민의 일부를 위한 것이며 경계선 밖에 있는 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정치학자 얀 베르너 뮐러가 적절히 표현했듯 ‘표현의 도덕적 독점moral monopoly of representation‘을하는 것이다. 45 - P59

포퓰리스트들이 공직을 노릴 때, 그들은 주로 그들이 진정한 국민의 일부로 인정하지 않는 소수인종이나 종교집단에 대한 분노에 집중한다. 공직을 차지하면, 그들은 점점 더 두 번째 목표물에 대한 분노를표출한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그들의 도덕적인 표현 독점권에감히 이의를 제기하는 모든 기관들에 대해.
그들이 집권 초기에 벌이는 독립 기관에 대한 전쟁은 종종 언론에대해 불신을, 심지어 노골적인 증오를 부추기는 형태를 띤다.
- P60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은 단지 첫 걸음일 뿐이다. 다음 단계로, 독립기관에 대한 전쟁은 민간 재단, 노조, 싱크탱크, 종교협의회, 그 밖의여러 비정부 기구를 목표로 바쁘게 전개된다. 포퓰리스트들은 사회 여러 부문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는 중개 기관들이, 오직 그들 자신만이국민을 대변한다는 허구에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고 있다. 따라서 그런기관들을 기득권이나 외부 세력의 도구로 몰아붙여 국민에게 불신을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으면, 재정적으로그들을 약화시키기 위해 외국에서의 송금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거나경영을 방해하기 위한 국가 통제를 합법화하기도 한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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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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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는 확정되어 있는 물리적 실제 혹은 구현태와 동일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픽션에 가깝다. 따라서 그것은 허구적인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실재와의 관련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거짓말‘과도 다르다.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 픽션의 성격으로 인해 세계의 다른 범주들이 비결정적 interterminate 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 픽션으로 인해 다른 범주들이 결정성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그리하여 현실 세계에서 중요한 일들이 가능하거나 가능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픽션은 매우 현실적인 힘을 가진 것이다. 

다만 그 현실적인 힘은 사람들이 그 픽션을 기꺼이 수용할 때 생성되는 것인데, 생성된 이후에는 그 나름의 독립적 지위를 갖게 된다. 그러나 어떤 이유와 경과에 의해 그 사람들이 더 이상 그 픽션을 수용하지 않게 되면 그 힘은 사라진다. 

따라서 우리는 중화와 같은 픽션을 마주했을 때, 그것이 그 자제로 현실적인지 비현실적인지를 재단하기 전에, 그것이 지속했던 동안은 해당 정치 공동체에서 현실적인 힘을 발휘했다는 점을, 그리고 그만큼 해당 공동체의 (특)성원들의 (특정한) 필요에 부응하고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 P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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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자치=배타성.
독재=통치=개방성.

이질성=파시즘. 동질성=민주주의



민주주의나 자치 공화국이 회원 자격규정에 관대하기란 훨씬 어렵다. 결국 국민이 지배할 수 있는 체제에서, 시민의 지위를 얻은 사람은 그의 모든 동포들에게 발언할 권리를 갖게 된다. 그리하여 로마 제국이 로마 공화국보다 더 관대한 회원 규칙을 채택했다는 사실은 민주주의와 시민권의 배타적 개념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음을 나타낼까?  - P211

같은 충동이 이탈리아와 독일의 자유주의적 민족주의자들을 자극했다. 그들이 받아들인 원칙은 여러 면에서 숭고했다. 그들은 언론의 자유와 종교적 반대를 허용하는 자치 정부를 수립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진정한 독일인 또는 이탈리아인으로 고려되는 사람들(그들이 만드는국가에 포함하고자 했던)과 다른 국가의 구성원이 되는 사람들(제외하려고 했던)을 구별하는 것은 그들의 사업에서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 P212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이탈리아나 독일 같은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실패했다가 1950년대, 1960년대에 확고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해당 국가의 인종 구성은 파시즘이 인민이라는 명목으로 의회 기관을 제쳤을 때 상당히 이질적이었고, 국민들이 자유민주주의 관행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상당히 동질적이었다. 이는 결코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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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정부와 대기업들은 대중매체를 통한 과점 행위를 즐겼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허용 가능한 정치적 담론의 기준을정할 수 있었다. 잘 작동하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이것은 인종차별적인내용. 음모 이론, 또는 노골적인 거짓말을 걸러냄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독재 국가에서는, 독재자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검열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억제하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 P191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이러한 기술적 특권은 거의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권위주의 국가에서 민주적 반대파는 오랫동안 확고부동히 군림해온 독재자를 전복시킬 더 많은 도구들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혐오의 선전꾼, 허위를 파는 상인들 또한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 더 쉬워졌다.
- P191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이란의 녹색 혁명과 ISIS의 소셜 미디어사용, 아랍의 봄과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모두를 한몫에 이해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가 일부 맥락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다른 맥락에서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역설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것은 동일한 기본 역학의 결과이다. 디지털 기술은 외부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전 세계의 정부 고위층들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한다. 그 효과는 우리에게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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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에 의한 친절의 확대. 그리고 탐욕 거짓 그리고 위선의 증가.














사실상 맨더빌은 매우 일찍부터 향후 펼쳐질 새로운 상업 사회의 특징이 무엇인지 제대로 간파했다. 그에 따르면, 성공은 개인의 가장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행동을 자극하는 것에 좌우된다. 그 행동은 타인에게 호감을 얻을 필요성 때문에 절제되고 감춰졌지만, 거짓과 위선을 낳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탐욕과 위선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스미스는 자본주의 정신을 이처럼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을 우려하면서 그 위험성을 알아차렸다.
- P343

상업화된 사회의 번영에 필수적인 소유욕을 유지하면서도, 그 소유욕을 억제할 수 있는 대안이 종교다. 이 종교를 통해 수용 가능한 특정한 행동을 내면화, 즉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다. 베버의 해석에 따르면, 이는 개신교가 자본주의의 성공과 연관성이 있는 이유일 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자본가들의 노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이유다. - P344

아울러 이는 상류층이 예의 바름을 유지하고, 대중들이 불평등한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종교적 내면화는 과거 엘리트들의 특징이었던 자기 과시와 막무가내식 행동을 삼가도록 만들었다. 이는 엄격했다. 이런 종교적 내면화는 엘리트의 소비를 제한하고, 부를 과시하는 정도에 일정한 한계를 만들었다. 그것은 과거의 윤리 규제 법령, 즉 사치 금지법을 내면화하는 것이었다.
- P345

존 롤스는 소득과 부에서 비롯되는 필연적인 불평등이 부당한 질투나 원한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더 가난한 사람들이 인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유층 사람들의 과시하지 않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많은 재산을 내보이며 자기 과시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덜 가진 사람들의 상태를 비하하려는 계산된 행동을 하지 않을수록,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러운 행위는 더 존중받는다 (Rawls, 1971)." - P459

바람직한 행동의 내면화는 종교의 제약과 암묵적인 사회 계약 덕분에 가능했다. 롤스에 따르면, 이런 바람직한 행동이란 일상의 행동을 한 사회의 주된 신념으로 다시 확인하는 행동이다. 실질적으로 어떤 방법이든 이런 제약이 없다면, 부를 획득하는 데 그토록 전념하는 사회에서 혼란이 급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하긴 어렵다.
- P345

부자들(또는 그 문제와 관련된 모든 사람)의 행동을 올바른 길로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두 개 난간, 즉 법률과 자율적 규제 가운데 이제 단 하나, 법만 남았다는 점이다. 내부적으로 완전히 파괴된 도덕성은 이제 온전히 표면화됐다. 도덕성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사회 전반에 걸쳐 아웃소싱, 즉 외주화됐다.
- P348

우리는 여기서 거듭된 결론에 이른다. 상업화된 세계를 거스르는 유일한 방법은 모두가 함께 철수하는 것이다. 개개인이 따로 떨어진 외딴 공동체로 도피하든지, 또는 국가와 같은 덩치 큰 집단의 경우 기꺼이 고립된 외톨이가 됨으로써 상업화된 세계를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에게 지금의 세계에서 철수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업화된 세계가 주는 편리함을 포기하고, 훨씬 더 낮은 생활수준을 감내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소유욕을 통해 사회화됐고, 모든 목표가 거기에 맞춰져 체질화됐다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 P358

그러나 이보다 더 여유 있는 삶의 방식을 따르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그런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데 드는 돈이 바닥날 것이다(만일 이전에 재산을 충분히 쌓아놓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들의 자녀는 자신의 부모가 한가하고 나태한 삶을 선호한다고 화를 낼 것이다. 자녀들은 자신의 또래들이 누리는 것을 가질 수 없고, 비싸고 좋은 학교에도 다닐 수 없다. 이 때문에 부모들은 훨씬 더 높은 신분 상승을 성취하고, 자신들의 자녀에게 모든 특권을 전수해주려는 노력을 멈출 수 없다. 2부에서 검토했듯이 그 특권은 자유자본주의 체제에서 스스로 지속적인 상류 계층을 형성하도록 이끌어내는 중요한 방편이다. 버락 오바마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대중 연설에서 온갖 수사적 언변을 동원해 공교육을 강조했다. 그러나 자신의 두 딸은 엘리트 사립 고등학교에 보냈고, 나중에는 가장 비.... -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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