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독자, 소비자이기만 했을 때는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싸게 살 수 있으니 좋지만 그래도 좋은 사회과학 서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할 때 마음이 아팠고 점점 동네 작은 서점이 사라져 가는 것을 봤을 때 안타까움을 느끼는 정도...


한동안은 풀무질, 레드북스 등을 애용하자고 마음 굳게 먹은 적도 있었으나 생활공간이 바뀌고 하면서 그 또한도 흐지부지....


이제 책을 읽는 독자일 뿐 아니라 책을 만드는 생산자의 입장도 겸하게 되니 생각이 달라진다. 


내 생각은 좀 미뤄두고 여러분들은 어찌 생각하시는지 궁금타.



온라인 서점 추가 할인 폐지

2013-01-15 11:13 | 데일리노컷뉴스 이진욱 기자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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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의 '10% 추가 할인'을 폐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은 도서정가제 강화 차원에서 마일리지와 쿠폰 등을 이용한 추가 할인을 제한하도록 했다.

현행 정가제는 출간 18개월 미만인 신간에만 할인율을 10%까지 제한하고, 18개월이 지나면 할인율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개정안은 기간에 상관 없이 할인율을 10%로 제한하도록 했으며 도서관에 판매하는 책도 정가제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10+10' 할인도 없애도록 하면서 온라인 서점이 반발하고 나섰다.

온라인 서점은 신간 10% 할인에 추가로 마일리지와 쿠폰 등으로 10% 적립 혜택을 주면서 구매 회원에게 사실상 19%의 할인 혜택을 제공해왔기 때문. 개정안은 직접적인 가격 할인 이외에 마일리지, 할인쿠폰 제공 등 모든 경제상의 이익을 포함해 총할인율이 10% 이내가 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한 온라인 서점 관계자는 "개정안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마일리지까지 제한하는 것은 소비자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처사"라며 "마일리지 10% 할인은 독자를 위한 서비스인 만큼 현행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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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3-01-1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값이 싸면 좋지만 애초에 책 정가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도 들어요. 온라인 서점에서 할인을 많이 해주니 책 정가 자체가 거품이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거고 그게 아닌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정가대로 사면 비싸게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죠. 책 정가가 적정하게 정해진게 아니라 할인율을 염두해두고 책정한다는 얘기도 들은적이 있어요. 저는 책을 한 두권 살 때는 서점을 이용해요. 신간이면 무료배송이 되겠지만 그 비용 역시 제가 지불하지 않지만 비용으로 잡힐테고 누군가는 그 비용만큼 손해를 보거나 시장이 왜곡될.. 아, 이렇게까지 생각하진 않는구나 ^^ 좀 오바했어요.

나무처럼 2013-01-16 10:49   좋아요 0 | URL
책의 정가가 너무 높게 책정되고 있다, 할인을 염두에 두고 정가를 정하는 것 같다는 부분에 동의해요.

그런데 책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디자이너에게 가는 비용, 외서의 경우 번역료, 르포와 같은 취재가 필요한 경우 그에 대한 선인세 등을 보면 사실 너무 적고, 10년 전에 비해 거의 인상되지 않는 측면도 있어서... 도대체 책이란 것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가 얼마인지 가늠이 안 되기도 합니다.

배송 부분에 있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 부분도 고민해봐야겠어요.

라주미힌 2013-01-15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출판사나 소형 서점을 위해서 저런 법을 만들었을까요?
재밌네요... 대형 유통업체나 제약 같은 분야의 미미한 '조치'에 비하면
출판 쪽에는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거 같은데요.
(신자유주의자들이 넘처는 이 나라의 자유시장에 제재가 웬말 ㅎㅎㅎ)
어떤 놈들이 입김 좀 불었나 보다 그런 정도...

정가가 오르던 내리던 사서 읽는 사람의 변동은 미미할테고 (출판시장이 애초에 크지는 않으니)
할인율을 고정시킨다해도 온라인의 장단점, 오프라인의 장단점도 크게 바뀔 정도로 할인이나 마일리의 위력이 쎌까 싶네요. (반값이 대세인 요즘에... )
그렇다고 올라갔던 책 값이 내려갈거 같지는 않고...
소비자의 입장만 놓고 보면 별로 좋은 법은 아니겠죠.
오히려 출판계의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온라인 서점의 반발에는 관심없구요.

어차피 반값으로 쏟아져나오는 책이 넘치는데, 정가가 무슨 소용..
중고시장으로 흘러나올 떄까지 책 사는 것을 미루는 사람이 늘지 않을까요.
요즘 시장을 흐리는건 중고시장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가격경쟁과 경제논리에 내몰리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저런 법을 만들었다는데
그건 '권장소비자가격'이 결정하는게 아니라,
생산, 유통, 소비 전분야에 있어서 공정한 뭔가가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택배비부터 인상하라.. 알라딘은 조금만 먹고. (이게 과연 할인율때매 오르지 않은 걸까요... 가격경쟁때문에? )

누가 싸다고 싼 책을 골라 읽나.. -_-;;;
출판계가 어려운걸 엄한 것을 원인으로 돌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무처럼 2013-01-16 10:52   좋아요 0 | URL
반값 할인은 정말 작은 출판사로서는 떨치기 힘든 유혹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출판일을 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았는데 창고에 쌓여 있는 책을 보면... 그래도 제가 있는 곳은 어렵게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지요.

배송, 택배에 중고시장 문제까지... 복잡하고 여러가지 고민할 게 참 많군요.

이진 2013-01-17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치고 싶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불현듯 생각나서 말 남겨요. 저는 시골 사는데요, 서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의 세상 살아가는 유일한 낙은 책 고르고 책 사는 것입니다. 10%추가 할인이 없어진다면 그 비싼 책을 거의 정가 그대로 주고 사야합니다. 학생에게 그건 정말 가혹해요. 요즘 책값이 만원 이하면 모를까 전부 만 오천원 남짓 되는데 어디서 그런 돈을 구한단 말입니까.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분명 저와 같은 입장의 사람들도 꽤 있을 겁니다. 애초에 이런 정책을 펼치려는 것이 동네 서점 살리고 출판사 살리려는 의도 아닙니까? 다른 방법도 충분히 많을텐데 무슨 이런 ... 이 세상 살아가는 유일한 낙까지 뺏어가려고 하는군요 ㅠㅠ

나무처럼 2013-01-17 16:06   좋아요 0 | URL
고민스럽네요. 예전에 집앞 작은 서점에서 책을 들춰보던 게 유일한 낙이었던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 그 유일한 낙을 빼앗은 건 또 누구인가 하는 생각도...

나무처럼 2013-01-18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조지오웰도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하나의 의문이 있습니다. 과연 한국의 책값은 비싼가? 테이크 아웃 커피 두세 잔 값, 영화 두편 값, 둘이 밥 먹어도 책 한 권 값이고 간단히 치맥 한 잔 해도 책 한권 값인데.... 과연 너무 비싼가요?
 

나는 찍고 또 노래하리

MB 5년을 카메라에 담은 칼라TV 프로듀서 처절한 기타맨



춥다. 겨울 아침 문을 나서면 무심결에 튀어나오는 말인데 요즘 이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혹한의 날씨에 어쩌자고 철탑 위로 올라간 노동자들 때문이다. 아니다. 10년 전에 세상을 떠난 두 사람, 김주익과 정은임 때문이다.


“새벽 3시, 고공 크레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00여 일을 고공 크레인 위에서 홀로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올 가을에는 외롭다는 말을 아껴야겠다고. 진짜 고독한 사람들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 2003년 10월 17일 방송에서



인터넷 방송 PD, 다큐멘터리 감독, 그리고 뮤지션


2012년 12월 9일 오후 2시, 영하 8도까지 내려간 강추위 속에서 서울 시청광장으로 독립뮤지션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철탑에 방한용품 보내기 노란봉투 공연’이란 제목의 6시간짜리 거리 공연을 위해서다. 경기도 동두천과 평택에서, 충남 아산에서, 울산에서 철탑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자며 만들어진 자리다.


먼저 도착한 이들은 처음 공연을 제안했던 가수 백자와 그의 펜클럽, 그리고 발전기를 돌리고 음향을 손보느라 여념이 없는 ‘처절한 기타맨’(김일안, 44세)이다. 인터넷 방송 칼라TV 프로듀서, 한국독립영화협회 회원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명동성당과 청계천 전태일 다리 그리고 각종 투쟁현장에서 노래하는 뮤지션, 처절한 기타맨과의 인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삶이보이는창 르포문학교실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깡마른 체격에 꽁지머리를 한 그는 글쟁이보다는 전위예술가가 더 어울려보였다. 술자리에서 “소싯적에 일본에 밀항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던 것 같다. 알고 지낸지 6년이 넘어가는데 그에 대해 별로 알고 있는 게 없다. 그를 만난 첫 번째 이유다.


인터뷰를 위해 장장 여섯 시간을 추위에 떨다가 공연을 마치고 칼라TV 사무실이 있는 합정동 한 막걸리 집에 마주 앉았다. 그런데 웬걸? 지극히 평범한 ‘학출’이란다.


“학번 물어보는 거, 대학 때 화염병 운운하며 무용담하는 거 정말 싫어한다고 꼭 써줘요. 얼마 전에도 무슨 술자리에서 어느 대학 CA출신 모임이 있다며 무용담을 하는데 옆에 사노맹 출신 한 명이 그러더라고. 난 초등학교밖에 안 나왔는데 쓰발~. 일본 밀항은 누가 그래요? 내 입으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이래서 문제야. 돈 벌러 브로커 통해서 갔죠. 불법체류. 1년도 못 채우고 누가 찔러서 추방됐고.”


집이 좀 살았던 덕택에 피아노를 배울 수 있었고 그래서 클래식을 즐겨 들었던 사춘기 소년. 파스퇴르와 파브르를 좋아해 생물학자를 꿈꿨고 고3 때 ‘들국화’의 <행진>을 듣고 밴드를 하고 싶었던 청년. 1987년 항쟁의 해에 대학에 들어갔지만 사회과학 서적보다는 이외수의 소설에 탐닉했던 그는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갔고 제대를 하고 친구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 가면 빠징코장에 취직을 시켜준다고 해서 보름짜리 비자로 갔는데 가보니 자리가 없다고 그래요. 사기당한 거지. 운이 좋아서 친구 아버지가 있던 공장에 취직을 할 수 있었죠. 아마 그 시절에 자본주의가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학습을 하게 된 것 같아. 돌아올 때 한 100만 엔 정도 모았나. 엄마한테 줄 전기밥통하고 전자기타 하나 사가지고 왔죠.


복학하고 야학도 하고 알바로 노가다도 하고 그러다 졸업할 때가 됐는데 머리 깎는 것도 싫고 양복도 입기도 싫어서 이벤트 업체에 들어갔어요. 군대에 있는 드럼 치는 친구가 제대하면 밴드를 하기로 해서, 기다리면서 틈틈이 다큐멘터리 음악작업에 참여하다가 ‘지하창작단 파적’이라는 다큐멘터리 팀 활동도 했고.”


친구가 제대하자마자 다니던 이벤트 회사도 그만두고 결성한 밴드는 여러 이유로 “망했다.” 때마침 IMF가 한국 경제도 거덜이 났으니 먹고살 길이 막막해졌다.


“그래도 알바하며 근근이 버텼죠. 달리 알바라고 드라마 촬영 현장에 깔려 있는 레일 위로 크레인 밀고 달리는 일. 일당 5만 원 정도였는데 한 달에 네다섯 번 나가서 그걸로 먹고 살고. 그 무렵 게임에 빠졌어요. 아는 선배가 피시방을 차려서 놀러갔다가 리니지란 게임을 하게 됐는데 딱 30분 만에 충격을 받아서, 앞으로는 영화가 아니라 게임의 시대다. 그때 나온 아이디가 ‘처절한 기타맨’이에요. 허영만 만화 『고독한 기타맨』있잖아. 근데 그건 누가 벌써 했더라고요. 그래서 뭐로 할까 하다가 처절한 기타맨. 그때 머리가 좀 돌아갔더라면 선배한테 피시방 팔아서 NC소프트 주식을 사라고 했을 텐데.(웃음) 피시방 알바 하면서 음악작업도 하고. 그러다가 막내 동생이 게임에 미쳐서 그것으로 게임 중독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하나 만들었죠.”


자, 여기까지가 기타맨의 탄생, 혹은 칼라TV의 전사(前史)쯤 되시겠다. 자리를 옮겨 이번에는 동태찌개에 소주다. 텔레비전에서는 대선 보도가 한창이다.



칼라TV가 기록한 MB 5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만든 <백년전쟁-두 얼굴의 이승만>과 <백년전쟁 번외편-프레이저 보고서, 누가 한국경제를 성장시켰는가>란 영상물이 화제다. 유튜브 조회 수가 100만 건에 육박한다고 한다. 고 김근태 씨의 수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남영동 1985>와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5.18 학살자 처벌을 다룬 영화 <26년>도 있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과거를 ‘성공’적으로 청산한 나라로 꼽힌다. 학살자였던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워 사형을 구형했던 나라,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라는 국가기구를 만들었던 나라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난 5년간 우리의 과거청산이 얼마나 허술했으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약했는지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기록노동자들의 노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트위터에 릴레이 성명을 한다고 하기에 멋진 문구를 찾다가 밀란 쿤데라의 『웃음과 망각의 책』에 나온 “인간의 권력투쟁은 망각에 맞서는 기억의 투쟁”이란 구절을 발견하고 용산참사를 다룬 연분홍치마의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이 떠올랐다. 지랄 맞았던 MB정부 5년을 카메라에 담았던 칼라TV의 ‘처절한 기타맨’에게 전화를 걸었던 두 번째 이유다.


“삶이보이는 창 르포문학교실에서 지금은 칼라TV를 그만둔 조피디(조대희)를 만나 민주노동당 영상팀을 도와주게 됐죠. 그때가 민주노동당이 분당될 때였으니까 진보신당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 찍게 된 거죠. 당이 만들어지고 총선에 돌입하면서 칼라TV에 본격적으로 결합을 하게 됐고, 총선 직후 2008년 촛불이 터졌고. 촛불 때는 서울 시청 광장에 텐트를 치고 한 달 반을 거기서 먹고 자고 했지. 촛불이 기본적으로 한미FTA 문제였으니까 진보신당 게시판에 정태인 선생이 와주면 좋겠다고 글을 올렸어요. 그랬는데 다음날 바로 오더라고.”


아무도 예기치 못했던 100일간의 시위, 명박산성과 국민토성, 물대포와 ‘온수! 온수!’라는 구호, 폭력·비폭력 논쟁과 깃발논쟁, 다음 아고라와 유모차부대, 광화문에서의 72시간 연속 집회……. 한국 사회운동과 민주주의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현장을 인터넷 생중계라는 첨단의 방식으로 전했던 칼라TV는 언론을 넘어 촛불시위의 일부분이었다.


“그때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칼라TV 후원 배너를 달아달라고 그랬는데 당에서 일주일 넘게 안 달아주더라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그 일주일 사이에만 진보신당으로 후원금이 1억 원 정도 들어왔대요.

6월 6일 72시간 생중계를 하면서 막연히 촛불이 이대로 가다 꺼지겠구나 싶기는 했지. 막막해보였으니까. 마지막 날 장면이 인상적이야. 무대에서는 사회자가 ‘촛불이 승리했다’고 외치고, 뒤편에서는 술판이 벌어지고, 한쪽은 시민들이 전경버스 밀고 있고, 한쪽에서는 음악에 맞춰 춤추고 있고. 그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해요. 그것마저 없었으며 MB정부의 남은 5년 동안 더 후퇴했겠지. 나는 촛불이 구운동권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 거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지금 좌파의 상황이 그때부터 예견된 것이기도 하고.

촛불이 한창일 때 촛불 말고 다른 데를 찍어보자고 해서 작전을 짰어요. 칼라TV를 보는 사람들이 운동권, 노동운동에 대한 거부감이 많아서 매우 조심스러웠거든. 처음에 인천에 화물연대 파업하는 데 갔고 그 다음에 기륭을 갔지. 당연히 말이 많이 나왔어요. 그런 데를 왜 가냐? 그래도 나중에는 촛불과 비정규직, 노동운동이 함께 이야기가 되기도 했지.”


촛불시위가 끝나고 칼라TV는 진보신당과의 관계를 재정립했다. 당에서 독립해 좌파 언론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한 것이다. 지엠대우 비정규직지회 천막농성, 강남성모병원 촛불시위, 기륭전자 농성장의 용역 침탈 현장 등을 누비던 칼라TV는 2009년 1월 19일 용산으로 간다.


“월요일이었는데 월요일 저녁마다 나는 명동성당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어요. 그날 공연을 마쳤는데 용산 철거투쟁 현장에서 화염병이 나왔다고 하더라고. 나는 몸이 안 좋아서 집으로 갈까 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교대해줘야 하니까 사무실에서 잠을 잤죠.

내가 예지몽을 좀 꾸는데 그날도 꿨어요. 바닷가인데 유원지에 천막을 치고 서커스를 하는 거야. 들어갔더니 너무 시끄러워서 못 있겠더라고. 그래서 바닷가를 걷고 있는데 하체는 거미, 상체는 사람인 예닐곱 되는 생명체들이 나한테 오더니 같이 가자고 하는 거야. 그런데 얼굴이 숯검댕이같이 까만 거야. 난 가기 싫다고 실랑이를 하다 눈을 뜨는 순간 애들이 사람이 죽었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새벽에 교대하러 가서 시신들 나가는 걸 찍었죠. 연행당하는 사람들 찍고.

남일당 망루에서 불이 나던 순간을 찍었던 박성훈은 아직도 망루에 불길이 확 올라와서 그 열기에 카메라를 들고 물러섰던 그때를 꿈에서 꾼다고 하더라고. 나도 그날 시신이 나가던 모습, 그날 꿈은 평생 못 잊을 거 같아요.

희망버스 촬영하러 내려갔다가 연행된 적이 있는데 그날 아침에도 사나운 꿈을 꿨어요. 쌍용자동차에서는 구사대에 맞은 적이 있는데 그때 기억도 오래 남지. 두들겨 맞은 것 말고 쌍차 마지막 진압 때였는데 정말 이상한 공간이었어요. 헬기가 뜨고 아수라장인데 이상하게 고요하고 적막이 흐르는 것 같은.”


어쩌면 칼라TV는 카메라 너머 23명의 죽음이 어렴풋이 보였던 것은 아닐까. 현장을 기록하는 일은 목격을 하고 증언을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건을 재구성하는 일이기도 하다. 상처자국을, 사건의 이면을 끊임없이 들춰봐야 하는 일.


“많은 사람들이 칼라TV의 역할이 중요하고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고 해요. 그런데 현장에서 답을 찾기가 쉽지 않죠. 현장에서는 프레임으로 보게 되잖아요. 전국의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을 쭉 돌아다니며 찍는데 그것을 찍어놓은 영상이, 현장이 다 똑같은 거야. 시작할 때 묵념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르고, 투쟁사 하고, 민중가수 나와 노래하고, 연대사, 몸짓패 공연……. 카메라가 아니라 프레임 밖에서 보면 분명히 차이, 다름이 존재하는데 그건 적어도 한두 달 현장에서 눌러 앉아서 기록해야 영상에 담을 수 있는데 칼라TV는 스쳐가면서 찍을 수밖에 없거든요. 현장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더 깊이 들어가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재정이나 여러 조건이 쉽지 않죠.”


2009년 3년 넘게 기륭전자 투쟁을 영상으로 기록해오던 김천석 씨가 목숨을 끊었다. 2011년에는 ‘숲속홍길동’이라는 예명으로 유명했던 영상 활동가 이상현 씨도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이 두 죽음을 계기로 2012년 3월 ‘현장을 지키는 힘을’이라는 단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천석이 죽었을 때 정말 힘들었죠. 정말 똘똘한 친구였는데……. 죽기 얼마 전에 자기가 찍은 영상을 피디수첩에 제공해서 그 돈으로 노트북을 샀어요. 나한테 자기도 이제 칼라TV처럼 인터넷 생방송을 할 거라면서, 칼라TV는 너무 편파적이라고 농담하고 그랬는데.”


원래 계획대로라면 2012년 총선에서 진보신당이 자리를 잡고 칼라TV도 안정되면 개인적인 다큐멘터리 작업과 음반 작업을 하려 했다고 한다. 물론 오늘도 그는 공중파 TV에서는 볼 수 없는 대통령 후보 김소연, 김순자의 일정을 좇으며 틈틈이 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나이 60을 먹고 머리가 하얗게 됐을 때도 한 달에 한 번 전태일 다리에서 노래해야죠. 최근에 토지, 임꺽정을 읽었는데 결국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피 값으로 이만큼 나아진 거잖아요. ‘괜찮아, 어차피 잘 안 될 거야’라고 우스갯소리로 노래하기도 하지만 결국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서 그 사람들의 힘으로 세상은 나아지고 있고 칼라TV도 나도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술집을 나오니 역시 날은 찼고 술 마시는 내내 그는 외로워보였다. 그래. 추우면 춥다, 외로우면 외롭다 말하자. 그래야 추운 사람끼리 외로운 사람끼리 손도 잡고 어깨도 걸 것 아닌가.  






- 삶의보이는창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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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맨 2013-01-2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약간 틀린 부분 올려봅니다. 지하창작집단 '파적'은 극영화 만드는 집단이였구요.
칼라TV 시작전에 민주 노동당 소속의 영상팀이 아니고
조피디랑 자발적으로 분당때 마지막 당대회등을 찍었고,
현장을 지키는 '카메라에' 힘을 이고요. 명동성당 앞 '들머리'에서 거리공연(월)
전태일 거리는 한달에 한번이라(도)...걱정하지마! 어차피 잘안될거야,고...
김순자 선본은 결국 못찍었고 김소연 선본만 주로 찍음
요샌 외로움 < 괴로움 이 더 큰 듯

나무처럼 2013-01-14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S까지 해주시는 친절한 기타맨, 감솨^^

kmk 2013-02-06 0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기조직동두천경찰 폭파 daum qkmk
 

일천구백팔십팔년, 그야말로 쌍팔년도 이야기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반실에서 담배 피우는 선배들을 동경한 탓에 덜컥 들어갔던 문예반. 책꽂이에 꽂혀있는 교지를 빼들었는데 맨 뒤에 실린 편집후기 중에 인상적인 것이 있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다."


다음 해 내가 교지를 만들고 보니 그 심정이 이해되었다. 


그때만 해도 충무로 골목 여관방을 잡고 교정을 봤다. 두꺼운 종이에 기름 종이 같은 게 덧씌워져 있어 거기에 교정 부호를 그려넣는 작업. 갱지를 반으로 접어 손수 가제본을 하고. 


처음부터 끝가지 수작업이 병행된 교지는 그야말로 자식 같은 느낌인데 어느 누구도 그렇게 소중히 다룰 것 같지 않은 느낌... 


그 뒤로 15년 쯤 뒤에 잡지를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다. 잡지가 나오면 불쑥 보이지 않던 오탈자가 눈에 들어온다. 아니 가시처럼 박힌다. 


잡지를 만들며 표지갈이를 한 번, 낱장 갈이를 한 번... 그 뒤로 나는 나를, 내 눈을, 내 두뇌를 믿지 못한다. 교정교열 실력이 하도 형편이 없어 심각하게 나란 인간에 대해 고민한다. 


왜 순간에 충실하지 못한가? 왜 이리 대충대충인가? 


출판사로 직장을 옮긴 요즘에도 마찬가지다. 정말 공들인 책을 얼마 전에 출간했는데 오늘 버스에서 문득 심각한 오자를 발견했다. 


이 책을 읽고 있을 독자에게, 저자에게, 책에게, 인쇄 노동자에게, 심지어 이 책을 찍어내느라 굉음을 질렀을 인쇄기에게도 미안하다. 


내가 쓰는 글이 그렇듯 내 삶이란 결국 오류를 범하는 것, 오점을 생산해내는 것인가... 누구는 엄살이라고 오바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되풀이된다는 것... 삶이란 한없이 가볍기도 하지만 때론 한없이 무겁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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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나라 대한민국 - 박근혜로 한국 사회 읽기
조윤호 지음 / 오월의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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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에서 보수 세력을 지지하라거나, 진보 세력을 지지하라고 주장할 생각이 없다. 열심히 투표해서 훌륭한 대통령을 뽑자고 말할 생각도 없다.”

문재인-안철수 후보 극적 단일화, 초접전, 박빙의 대선승리…
이렇게 되면 한국 사회는 진보할까?

야권 지지자를 빨갱이와 종북 좌파로, 여권 지지자를 꼴통보수로
서로를 매도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탐구하는가?

보수 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박근혜를 통해
한국 사회 보수의 정체, 그 속내를 들춘다.


50년 전에 혁명을 통해 독재자를 권좌에서 쫓아낸 나라.
30년 넘게 지속된 군사독재를 마침내 시민항쟁으로 물리치고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나라.
1996년 전 세계가 깜짝 놀란 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이 벌어졌던 나라.
불과 5년 전만 해도 국제사회에서 민주화와 과거청산, 인권 증진의 모범으로 꼽혔던 나라가 한국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아직도 보수의 나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남긴 말이다.

보수주의가 지배하는 보수의 나라
대한민국은 어쩌다 이런 나라가 되었을까?


15대 대선에서 1.6%, 16대 대선에서 2.3%의 차이로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탄생했다. 한국의 정치지형은 야권연대, 후보단일화 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쓰고서야, 그것도 가까스로 보수 세력을 누를 수 있다. 그렇게 두 차례 정권을 연이어 잡았음에도 보수 세력에게 밀려 제대로 된 진보적 정책 하나 펴지 못했다.
반면 온갖 비리가 터져 나오고 수차례 무능함이 증명되었음에도 보수 세력, 새누리당의 지지층은 견고하다. 새누라당의 대선 후보 박근혜의 지지율이 등락을 거듭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콘크리트 지지율’이라 불리는 40%는 확고부동이다. 비단 정치에서만이 아니다. 보수언론은 신문시장 70%를 장악하고 있고 대기업의 횡포는 갈수록 기승을 부린다. 종교와 교육 등 사회 전반에서 보수는 기세등등하다.

“더 기가 막힌 노릇은 (…)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보수의 노력이 먹혀들어가고, 많은 이들이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며 보수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보수단체에 가입하고, 거의 무조건적으로 보수 정치인을 지지하며, 돈 많은 자본가와 기업인들을 존경한다. 가진 게 많은 기득권뿐만이 아니다. 돈 없고 가난한 이들 중 많은 수가 보수를 동경하고, 존경한다.” -p7

어쩌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서 살게 된 것일까? 대체 무엇이 한국 사회를 보수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만들었을까?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그들은 보수를 지지하고 동경하고 존경하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점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대한민국 보수의 적통, ‘모태보수’ 박근혜를 통해
한국 사회 보수의 정체를 파헤친다


박근혜에 대한 보수 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박근혜에게 보내는 열광적인 지지의 이유는 무엇인가? 박정희와 육영수의 생물학적인 딸이므로, 경제 성장과 유신독재의 정치적 계승자이므로, 원칙과 신뢰 혹은 고집불통의 정치인이므로…. 박근혜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지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그러나 IMF 사태 직후 “아버지가 일으켜 세운 나라가 이렇게 무너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정치를 시작한 박근혜는 그동안 새누리당을 두 번이나 벼랑 끝에서 구해냈고, 국가보안법과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세종시 이전 문제 등 각종 현안과 이슈에서 보수적 정치인으로서의 확고한 정체성과 능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박근혜의 반대자들은 ‘공주’라고 비난하지만 박근혜가 가진 고귀한 이미지와 위기에서 발휘되는 고도의 절제력은 백성의 고달픔을 헤아리고 어루만져 주는 어진 성군과도 같은 지도자로 서민층에게 어필한다.

“박근혜 지지자들이 박근혜를 지지하는 이유는 박정희의 딸이자 여성이자 서민의 편인 그녀가 ‘진짜’ 자신들의 편을 들어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박근혜는 원칙과 소신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신뢰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p114

그러므로 우리는 박근혜를 통해 한국의 보수 세력이 무엇을 욕망하는지, 박근혜가 꿈꾸는 나라를 통해 박근혜 지지자들이 바라는 국가와 사회가 어떠한 국가와 사회인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보수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인가?

반공 국가에서 시장 국가로…
보수주의자들은 무엇을 욕망하는가


보수주의는 인간 이성에 근거한 진보를 불신하며 현실과 전통을 중시한다. 혼란스러운 다수의 지배보다 현명한 소수 엘리트의 안정적인 통치를 선호한다. 그런 점에서 1970년대는 한국 보수주의자들에게 전성기이자 신화의 시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신화를 재현할 21세기형 군주, 믿음직한 보스를 찾아왔다. 이회창에서 이명박, 그리고 박근혜로.
박근혜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여 절대왕정 군주 리더십,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으로 보수 세력에게 안정감을 심어주었으며 동시에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한 ‘국민 행복도우미 리더십’으로 지지층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한국 보수 세력과 서민들은 믿음직하고 든든한 지도자,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애로사항과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강력한 힘과 자상함을 동시에 갖춘 리더로 박근혜를 호명한다.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국익을 위해 통합되고 단결하는 국가, 기회의 균등과 공정한 경쟁이란 미명 아래 시장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사회. 이것이 바로 보수가 꿈꾸는 대한민국, 박근혜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국민이 되는 길은 험난하다. 시장과 국가, 사회구조나 시스템 따위에 딴지걸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히 일하는 사람만이 국민이 될 수 있다. 국가가 제공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성공을 위해 뛰어야 한다. 하기에 박근혜와 보수 세력은 끊임없이 과거의 적과는 화해를 시도하고 통합을 외치지만 현재의 정치적 반대자는 비국민, 종북 좌파, 국가의 적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박근혜는 박정희가 김대중을 탄압하던 시절이 아니라, 박정희가 죽고 김대중도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 이후에야 김대중과 화합할 수 있었다. 박근혜는 노무현이 죽고 나서야 노무현과 화해했다. 박정희가 노동자들을 때려잡던 시절에는 전태일과 화합할 수 없었다. (…) 박근혜는 과거와 화합할 수 있어도 현재와 화합할 수 없다.” -p190

“박근혜의 나라는 매우 편향적인 나라다. 박근혜의 나라에서 국민이 되는 건 너무 힘들다. 박근혜의 나라에 저항하다 죽으면, 박근혜와 싸운 뒤 수십 년이 지나고 나면 박근혜가 찾아와 국민으로 인정해주지 않을까?” -p200

진보는 보수를 넘어설 수 있는가? 전략과 대안은 무엇인가?
중요한 것은 선거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가치와 상징을 넘어서는 것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하루가 다르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 한다. 야권연대, 후보단일화가 되면 박근혜를 이길 수 있을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야권으로의 정권교체’에 대한 응답이 50%를 넘어섰음에도 대선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며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대선에서도 박빙의 승부가 이뤄질 것이라는데 의견 일치를 보고 있다.
그러나 또 다시 극적인 드라마를 통해 대선에서 신승을 거둔다고 한들 안심해도 좋을까? 한국 사회에서 단 한 번도 기득권을 놓쳐본 적 없는 보수 세력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세밀한 진단 없이 한국 사회는 제대로 된 진보를 꿈꾸기 어렵다.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라는 진보 진영의 아젠다를 선점한 보수 세력의 유연성, 경제 위기 속에서 점점 커지는 불안 심리를 잠재울 강력한 리더라는 상징성, 엄격한 아버지인 동시에 자애로운 어머니 같은 지도자 이미지를 넘어설 수 있는 진보의 전략은 존재하는가?

“진보 진영은 박근혜의 상식과 원칙, 국가관을 뛰어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 위기를 끝장 낼 방법이 무엇인지, 자본과 기업을 통제할 방법이 무엇인지 모색해야 한다. 박근혜가 내세우는 국익이 누구에게 이익이고 누구에게 손해인지도 낱낱이 밝혀야 한다. (…) 짓밟힌 평범한 사람들의 연대를 통해 국가와 지도자가 내세운 국익을 넘어설 대안을 보여줘야 한다.” -p263

보수의 가치를 넘어설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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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쓴 신간 보도자료... 그래도 역시 서평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좋은 서평인지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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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책임 - 레옹 블룸, 알베르 카뮈, 레몽 아롱… 지식인의 삶과 정치의 교차점
토니 주트 지음, 김상우 옮김 / 오월의봄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지식인... 늘 흔들리지만 그 흔들림으로 인해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바늘같은 존재... 한국의 지식인 하면 누가 떠오르나요? 김수영 시인. 리영희 선생... 몇 분 떠오르는데 생존인물 중에는 딱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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