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기운에 졸고 있던 제게
향기로운 소포가 날아왔습니다.
꼬부랑 꼬부랑 솰라솰라~
내가 읽어낼 수 없는 요상한 글자, 프랑스 글자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속포장지까지 다 풀어보니
향긋한 종이 상자 둘.
"차"를 보내주셨더군요.난티나무님이.
바닐라향과 사과향,
둘 다 향그럽습니다.
종이티백이 아닌
천티백인데 고급스럽고 우아합니다.
자, 차맛 좀 볼까요?
차를 마시자니 평소처럼 그저 마실 순 없잖아요.
왠지 오늘같은 날은 음악도 있어야 할 거 같아서 바흐의 플류트 소나타BWV1034도 올렸습니다. 화분에 물도 줘야 할 거 같고 걸레질도 좀 더 해야할 거 같고..치마폭에서 샤사샥 소리가 날만큼 분주하게 설치는 제가 괜히 부끄러워 열적게 웃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달그락 달그락,
찻물이 끓고 설레임으로 찻잔을 마주합니다.
혼자 마시는 차, 그러나 마음은 프랑스에서 지금 갓난아기 품에 안은 난티나무님을 찾아갑니다.
준서를 낳기 직전에 제게 부쳐 주셨군요. 그 바쁜 틈에....
음.......온집에 사과향이 그윽합니다,
난티나무님. 고맙습니다./060421ㅂㅊ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