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과 짐 에디션 D(desire) 6
앙리 피에르 로셰 지음, 장소미 옮김 / 그책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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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나에게 '사랑이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그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 푸근해지며 늘 나를 빛나게 하는 것이라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정은 무엇인가'라고 또 다시 물어본다면 어려울 때면 그저 아무말 없이 쉬어갈 수 있는, 살아가는데 있어서 나의 버팀목이라 대답할 것이다. 얼마 깊이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오랜 시간을 지내온 것은 아니지만은 나에게 있어서 사랑과 우정은 어느 정도의 개념은 고착화 되있는 상태였는데 문제는 이 <짐과 줄>을 읽고 나서 대체 이 사랑과 우정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이지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되짚어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사랑과 우정은 그 동안은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의 선을 너무도 쉬이 넘나들도 있었고 그러한 현상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이들의 삶을 보면서 과연 이 흙탕물과 같은 순간, 어디서 눈을 뜨고 그들을 제대로 바라봐야 하는 것인지 혼란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되면서도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는 것. 이 알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던 3시간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자유 분방한 독일인 줄과 호리호리하면서도 조용한 성격을 가진 짐은 마주한 순간부터 그 둘이 통한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고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간다. 그들에게 있어서 우정의 선이 어디까지인가, 라는 질문은 세상에서 본 적 없는 것이라 쉬이 답할 수 없지만, 어찌되었건 그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만나는 여자들과 그녀들을 공유하는 그들의 일상은 그들만의 세상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루시에게 청혼을 하기 위해 짐과 함께 그녀의 고향에 찾아가게 되지만 루시에게 줄은 친구 이상의 감정은 아니다. 그저 이대로 멈추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인생이 늘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듯 오리려 루시는 짐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고 짐 또한 루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기에 줄의 청혼에 대해 단호하게 거절하는 그녀를 보며 줄은 짐에게 다음과 같은 부탁을 하게 된다.

", 루시가 날 원하지 않네. 이대로 그녀를 잃을까 봐, 그녀가 내 인생에서 완전히 떠나버릴까 봐 두려워. , 그녀를 사랑하게, 그녀와 결혼해, 내가 그녀를 계속 볼 수 있도록 해주게. 내 말은 자네가 혹시 그녀를 사랑한다면 내가 장애물이라는 생각을 버리라는 거네." -본문

 이것이 그들의 우정이구나, 한 여자를 향한 연심이 이토록 깊어질 수 있구나, 라는 감탄도 잠시, 루시를 두고서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 그들이 마그다를 만나고 오딜을 만나다 카트린을 마주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여자를 공유하며 품는 줄과 짐의 이야기는 제 3세계를 마주한 듯이 생경한 느낌에 멍하게 된다.

 특히나 카트린과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화룡점정에 이르게 되는데 그리스 여신 상의 우아한 웃음을 지고 있던 카트린에게 짐과 줄은 동시에 그녀를 마음에 담게 된다. 운명의 장난처럼 짐과 만나기로 했던 카트린의 약속이 어긋나게 되면서 줄의 오랜 숙원이었던 결혼을, 카트린과 하게 되는데 전쟁으로 인해서 3년간 연락이 끊켰던 짐에게 줄은 편지를 보내게 된다. 두 딸의 엄마가 된 카트린을 위해서 짐을 초대한 것인데, 이 초대의 이유는 바로 카트린에게 새로운 사랑을 전해주기 위해서인 것이다. 줄은 새로운 삶을 나아갈 그녀를 위해 이혼과 함께 카트린이 짐과 함께 지내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는데 짐과 사랑을 나누고 있는 카트린을 보면서도 줄은 그 분노나 질투도 없이 한결같이 글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트린이 거실에서 기쁨으로 눈을 빛내며 짐을 맞았다. 전날의 계획적인 우롱은 아랑곳없다는 듯이! 그녀는 확신과 짐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되찾았다. 그 사랑이 모든 것을 정화하며 찬란하게 솟아올랐다. 그녀는 이것에 대해 소상히, 심지어 짐과 거리가 먼 사항들까지도 천재적인 말솜씨로 그럴 듯하게 늘어놓았다. -본문

 짐 사이에서 아이를 원했던 카트린은 결국 그 사이에 발생한 오해로 인해서 짐과의 생활마저도 청산하고서는 다시 줄에게 돌아가게 되는데, 이 오락가락한 관계 속에서 자유롭게 이 남자 저 남자를 떠도는 카트린을 오히려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모습이라 보는 내내 불안감이 엄습해 오게 된다.

 과연 이들의 사랑과 우정을 무엇이라 정의할 수 있을까. 수 많은 관념과 선을 그리며 이것이 '사랑이자 우정이야'라고 말하며 주장하는 내가 맞는 것일까, 그들을 바라보며 도리도리 고개를 젓고 있는 것이 답인 걸까. 삼각관계에 대한 불멸의 고전이라 불리는 이 소설을 아직 내 안에 담기에는 아직 내 그릇이 턱없이 협소한 듯 하다. 아직 그들의 이야기는 어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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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지 / 조세핀 하트저


 

 

독서 기간 : 201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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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마이너스
손아람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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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뒤흔들었던 IMF 경제 위기 속에서도 그저 늘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던 나는 당시 누구랄 것도 없이 집안에 모아두었던 금을 모으는 모습을 보면서 그저 신기하다, 는 생각만을 했었다. 그 때는 어렸다는 핑계로 뉴스 속에 보이는 세상은 어른들의 것이라며 무관심했다면, 어른이 된 지금은 내가 아니여도 세상은 돌아간다는 핑계로 또 멀찍감치 떨어져 세상에 뒷짐지고 바라보고 있는 나에게 이 <디 마이너스>라는 소설은 동일 선상에서 지내왔던 10여년의 역사 속에서 당신을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했으며, 그리하여 어떠한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물론 나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저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만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마치 그 시대를 지나지 않아도 아무 문제 없다는 듯 오늘을 살고 있지만 과연 나의 삶이 옳은 것인가, 에 대한 뒤늦을 반성과 함께 책을 읽어내려가게 된다.

 이야기는 진우의 청첩장을 받아든 박태의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제는 서른 두평의 집에서 아내와 다섯살이 된 딸과 평범한 삶을 지내고 있는 그에게 들린 진우의 청첩장은 파란했던 그의 20대는 물론 1990년와 2000년대의 시간으로 다시금 회기하게 하는 타임머신 같은 존재가 되어 태의 앞에 그 처절했던 시간을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서울대에 입학한 태의는 잔디밭에서 선배들과 함께 신입생 환영회라는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하는 신입생에게 선배들은 노래를 권하고 있고 이를 거부하는 태의에게는 엉덩이로 이름쓰기라는 유치한 벌칙이 가해지게 되는데 건성으로 이름을 휘갈기며 있던 그에게 '마르크스'에 대해 묻는 현승 선배와 인문대학의 빛나는 별로 거론되는 미쥬는 그의 평범한 20대의 시간을 파란하게 만드는 거대한 축이 되어 그의 삶에 또 다른 포문을 열게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미쥬를 숭배했다.
 
줄자처럼 정확하고 유연한 그녀의 언어. 세계의 빈틈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그녀의 농담. 목젖을 흔들며 기분 좋은 공기의 떨림을 만들어내는 그녀의 웃음. 나는 그녀를 베끼고 싶었다. 그녀의 모든 것을 내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결국 나는 그녀를 소유함으로써 그녀가 했던 말의 뜻을 깨우쳤다.
 
무엇가를 좋아하는 것만이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가진 것을 내버리고 갖지 못한 것을 좇기도 한다. -본문

 그의 가슴 속에 박혀버린 미쥬를 따라 철학 연구 학회에 들어간 태의는 자연스레 '전국학생연대회의'라는 학생 운동에 함께하게 된다. 이곳을 통해서 공과대학의 거목이 될 것이라 주목받는 진우도, 미쥬의 남자친구인 대석과도 마주하게 되는데 그들에게 드리울 앞으로의 이야기가 무엇인지도 모른채 그들은 서로의 논리를 가지고 심각한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그들 스스로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끊없는 고민을 하는 시간들을 보내게 된다.

 서울대에 떠돌고 있는 이른바 미친 남자가 태의의 눈에 띈 것은 그저 우연은 아니었을 것이다. 남영동 대공분실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그는 살기 위해서 제 정신을 놓아버리고 자신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 믿게된 정신적 분소인 이 서울대에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는 그의 모습은 진실을 바라보려 했던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냉혹한 사회가 전해주는 경고였는지 모를 일이다. 물론 태의는 당시만 해도 이것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말이다.

 평범한 학생으로 살아가던 그들의 삶을 한 순간에 변모시킨 일이 발생한 것은 바로 대우 자동차의 부도가 발생하게 된 시점이다.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이 이 모든 사태의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노동자를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것은 물론 임금을 삭감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그러니까 사태를 만든 것을 머리에 앉아 있는 그들이지만 책임을 지워야 하는 이는 꼬리에 자리하고 있는 노동자들이었던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울분을 토하던 대석은 태의에게 이 일을 바로 잡을 것을 종용하게 되고 김우중 회장의 자택을 습격하는 일에 가담하게 되지만,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던 빨간 패딩이 꼬리를 밟히게 되면서 그들의 무리를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진우와 나는 대공분싱릐 지하 복도까지 나란히 걸었다. 양옆에 형사 한 사람씩이 붙어 있었다. 빛은 희미하게 미쳤다. 열댓 걸음 간격으로 설치된 낡은 백열등의 덮개 안에는 하루살이의 시체들이 액체처럼 진득하게 고여 있었다. (중략)
 "
누가 먼저 풀려나든, 부모님 찾아뵙고 별일 없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기로 하자."
 
옆에 붙어 있던 형사가 뒤통수를 찰싹 때리더니 진우를 질질 끌고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본문

 대학가에 불어닥친 학생 운동 긴급 소집령으로 인해 대석을 시작으로 해서 태의와 진우까지 대공분실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서 다음 누군가를 지목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진우는 끝까지 그 뒤를 이을 누군가를 지목하지 않고 버티고 있으며 그에 대한 처벌 마저도 월드컵 기간이라는 이유로 한참 후에 처리되는 것을 보노라면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에 대한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게 된다.

 곧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개최되는데 너 같은 놈들이 또 후배들 끌고 거리고 뛰쳐나와 활개치게 놔둘 수는 없지. 축제 기간 동안만 머리 식히고 나와라. 너만 처넣는 건 아니니까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고
 
진우가 기소된 실질적인 이유였다. 도로교통법 위반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도, 국가 보완법 위반도,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관한 법률 위반도 아니었다. 독재에 대항했기 때문도, 혁명을 계획했기 때문도 아니었다. 월드컵이 한국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누구도 세계인의 축제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본문

 그렇게 세상의 뜨거운 맛을 보았던 이들은 다시금 뿔뿔이 흩어져 그들의 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태의는 군대를 갔고 미쥬는 헬싱키로 떠나고 진우와는 한참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되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사건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 찬란했던 그들의 시간은 이제 과거라는 이름으로 역사 속에 고스란히 묻히게 된다.

 책의 마지막에 쓰여있는 '잃어버린 10'이라는 연보를 보노라면 참으로 수 많은 사건들이 지나왔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휘청거렸던 대한민국을 뜨겁게 바라보았던 당시의 20대의 청년들은 이제는 어느 새 사회에 물들어 평범한 30대의 삶을 보내고 있다. 낙제인 F는 면했지만 최악의 점수인 D-를 말하는 이야기를 보며 나는 치열하게라도 그들처럼 살아본 적이 있었던 가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도서관에서 학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대학생의 삶의 전부라 믿었던 나는 과연 사회 속에 있기는 했던 것인지. 소설이지만 너무도 생생한 이야기는 나를 향해 채찍을 건네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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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의 시선 / 조정래저


 

 

독서 기간 : 2015.01.1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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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목민심서 - 상
황인경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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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받은 묵직한 세 권의 책을 보면서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두툼한 두께에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정약용 선생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은 실학자였다는 것, 그의 호가 다산이었다는 것, 거중기를 발명했으며 목민심서라는 책을 후대에 남겼다는 것,이렇게 두 줄 정도로 모든 것이 정리되는 나로서는 과연 저자는 무엇을 말하기 위해서 이토록 방대한 이야기를 세 권에 나눠 말하고 있는 것일까. 그 방대한 양에 놀라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마나 내가 그에 대해 모르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책을 펼치기 전에 먼저 다시금 반성을 해 본다. 15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 안에서 광활하게 펼쳐지고 있는 그에 대해서 몇 개의 단어로만 알고 있는 나로서는 머리가 절로 숙여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밥은 굶지 않고 살려는 게 욕심 부리는 것은 아니질 않은가?”
답답한 생각에 약용의 어조에는 짜증기가 배어 있었으나 천만호는 별도리가 없다는 몸짓으로 묵묵부답이었다. 약용은 어조를 누그러뜨리며 정색을 하고 물었다.
자네 소원이 있다면 무엇인가?”
늘 백성들의 헐벗음과 굶주림에 마음이 쓰였던 터에 한집안 식구나 다름없는 그의 딱한 사정을 알고 난 지금 모른 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어떻게든 밥을 굶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매일매일 일거리나 있었으면 원이 없겠습니다요.” -본문

 조선 후기의 당시 시대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함 그대로였다. 백성들은 늘 굶주리고 있었고 배불리 한끼만이라도 제대로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으니. 그야말로 곤궁 속의 삶을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정약용과 정약전은 과거를 준비하고 있었고 그들의 집에 함께 살고 있었던 천만호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은 정약용은 그를 돕기로 결심하나 그의 형인 약전은 과거를 앞에 두고 다른 곳에 눈을 돌린다며 그를 채근하게 된다. 그러나 약용은 학문의 모든 것은 결국 백성을 위해 쓰여야 한다 말하고 있고 그 모습에 감복한 약전 또한 그를 도와 천만호에게 솜틀기계를 마련해주게 된다.

 신분제가 여전히 확고히 하고 있었던 상황 속에서 정약용의 모습은 시대를 뛰어넘어 모든 백성들을 아우르는 깊은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당시 그의 나이 21. 만인을 위한 인재가 세상에 널리 널리 뜻을 펼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는 이야기 속에서 그의 뛰어난 재능과 인자한 성품은 정조의 눈에도 띄게 되는데 정조가 그를 곁에 가까이 두려는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를 향한 비수의 화살들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벽을 마주하게 되면서 천주교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는 당시 유교 사상이 깊이 자리잡고 있던 조선시대에 제사를 지내지 않고 모두가 평등하다 외치는 등, 시대에 맞지 않는, 위험한 사상이었다. 천주실의라는 책을 통해서 조선에 점차 퍼져나가던 천주교의 주축이 당시 조정에서 그다지 힘이 없는 변방의 인물들이었던 남인이 주축이었으며 조정을 호령하고 있던 노론의 눈엣가시였던 정약용이 이 천주교의 물살에 함께 했다는 것은 그의 앞날이 파란만장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임지를 따라 옮겨 다니면서 세상의 여러 가지 단면을 대한 약용은 한층 성숙한 시각을 키울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약용은 아전들의 못된 행각에 곧잘 분노하였다. 어머니에게 그들의 소행을 이른 것은 까닭 모를 모순이 한없이 답답해서였다.
 
그러나 이제 화순과 예천에서 만난 아전들의 모습은 예전과는 다르게 비쳐졌다. 그들도 백들의 입장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
 
아버지 정재원은 노략질과는 거리가 먼 청백리였기에 지방 수령으로 이리저리 밀려다녀야 했지만 대부분의 관리들은 윗사람에게 뇌물은 바치고 외지를 전전하는 고달픔을 면하려 하였던 것이다. –본문

 정약용이 천주교의 교리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남인 뿐만 아니라 정조의 신임을 시기했던 이들은 그를 계속해서 비난하는 상소를 정조에게 올리지만 그를 진심으로 아끼던 정조는 그에게 곡산부사라는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백성들은 먹을 것 조차 제대로 없어 배를 곪고 있으나 관리들은 매점매석과 같은 비리를 통해 그들은 호위호식하며 살고 있고 이러한 모습에 격분한 백성들이 민란을 일으키지만 그 찬란한 불꽃은 다시금 민초들에게 전해지고 있었으니 이 참혹한 현실을 알고 있었던 정약용은 곡산에 있는 동안만큼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백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그들의 노고를 이해하고서는 모든 이들이 잘 지낼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던 그의 노력은 결국 곡성의 백성들을 부유하게 만든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그 당시는 물론 현재의 우리에게도 너무도 필요한 리더의 모습이 아닐 수 없는데 모두를 위해 완벽했던 인재를 당시 벽파들의 눈에는 정약용이 사라져야만 하는 인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정조의 신뢰는 점차 깊어지고 그로 인해 자신들의 지위와 권력마저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던 그들은 정약용이라는 인물 하나만 사라지면 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그들의 치밀한 계략은 결국 약용 형제를 귀향길로 오르게 만든다.

 그날부터 주막에는 사람이 끊이질 않았다. 멀리 약방까지 찾아가기 힘든 동네 사람들이 죄다 병증을 호소하며 몰려들었다. 약용은 인파를 반기지 않았으나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동안은 죄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강진 사람 그 누구도 눈길 한 번 준 적이 없었던 그였지만 이젠 스스로 찾아와 조언을 구하고 기쁘게 돌아갔다. 사람이 모이는 덕분에 주모의 주머니도 한결 두둑해져 갔다. 아른 아들놈이 배고프다 칭얼대면 국밥이라고 한 사발 먹일 밖에 도리가 없는 탓이었다. 결국, 약용은 주모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사람들의 병증을 돌보아주었다. 큰 병이 아닌데도 몰라서 죽어가는 이가 허다했다. –본문

 세상을 떠나면서까지 약용 형제들을 걱정했던 정조의 모습은 앞으로 그들에게 드리울 풍파를 알았기 때문이었을까. 18년이라는 시간 동안의 유배 생활을 해야 했던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안타까움에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을 테지만 그 순간에도 그는 백성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기나긴 유배기간 동안에 그는 세상의 핍박으로 현재 강진에 갇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해서 조선을 위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러한 고뇌의 시간이 바로 <목민심서>의 모든 것인데 후대인 우리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사료이나 그가 유배생활 동안에 지냈던 모습을 책을 통해 마주하는 순간에 먹먹함이 눈앞을 가리게 된다. 형제간의 우애가 깊었던 약전과 약용은 바다를 건너 만날 수 있는 곳에 있었지만 해배될 날만을 기다리다 결국 약전의 죽음만을 마주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약전이 남긴 <자산어보>는 도배지로 사용되고 있었으니. 세상이 그에게 던져준 고통은 깊다 못해 그의 모든 것을 갈기갈기 파헤치고 있었다.

 역사 소설을 볼 때마다 만약에, 라는 생각들을 하곤 했다지만 이번처럼 간곡하게 이 말을 붙잡게 될지 몰랐다. 옳은 말을 하고 옳은 일을 하던 그들에게 힘이 있었더라면, 누구라고 그들의 안위를 위해 조금만 힘을 써줬다면, 정조가 조금만 더 오래 버텨줬더라면, 그도 안 된다면 그들이 조금만이라도 더 늦게 세상의 빛을 보았더라면. 당시의 조선은 엄청난 변화들을 맞이했을 터인데 당시 권력에 눈이 먼 이들은 이 찬란하게 빛나는 그들을 매장시키기에만 급급했으니 실로 안타까움을 넘어 개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인재가 있었음에도 그들을 지키지 못했던 당시의 모습과 현재 우리는 또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약용이 그의 삶의 다해서 남기고 간 지난날의 행적을 또 다시 고스란히 답습하는 오늘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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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정약용저


 

 

독서 기간 : 2014.12.20~201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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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5-01-19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입니다. 꼭 읽고 싶군요
 
이별까지 7일
하야미 가즈마사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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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누군가와 영영 마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이별의 시간을 건네야 하는 날들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누구라고 그 시간이 촉박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그 동안 주어졌던 수 많은 시간들을 어찌하여 그토록 허망하게 지내온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남은 시간은 왜 이토록 짧아야만 하는 것인지. 이 소설은 이 세상의 자식들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밖에 없는 부모님에 대한 부족한 자신의 모습에 대한 회한이자, 너무도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이별의 순간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한 마디의 이 책에 대한 변을 남기자면, 슬픔에만 취해 눈물만 쏟는 그런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뭉클한 눈물보다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개개인의 현실에만 취해 있던 모습들이 점차 하나로 모여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기에 때론 비정하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가족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에 마냥 슬픔기만 할 것 같아 외면하려는 이들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는 말을 먼저 전해주고 싶다.

 시작은 장어라는 단어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중년의 여성 이야기로 시작된다. 젊은 이들도 깜빡 하는 일들이 종종 있기에 별다른 일이 아니겠거니, 하고 바라본 레이코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무언가 점점 이상하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전화를 받는 그녀의 모습도 그러하고 둘째 아들인 슌페이를 만나러 갔을 때 아들을 알아보지 못한 그녀의 모습, 며느리인 미유키의 임신을 축하하기 위해서 사돈 댁과 함께 저녁을 하는 시간 동안 보여지는 그녀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가족들로 하여금 그녀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즉시하게 한다.

 그렇게 찾은 병원에서 레이코의 뇌 속에 그림자가 보인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와 함께 앞으로 앞으로 7일이 고비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이야기는 첫째 아들인 고스케, 둘째 아들인 슌페이, 그리고 레이코의 남편인 가쓰아키의 각각의 시선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천천히 다가가 퍼즐 조각을 하나 주었다. 그 빛바랜 살색을 보며 겨우 무슨 그림인지 생각해냈다. 형을 위해 일을 그만둔 어머니가 완성한,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였다.
 
슌페이는 그 그림이 너무 싫었다. 처음에는 퍼즐을 장식하는 행위 자체가 촌스러워 보였는데, 얼마 지나자 소녀의 초연한 눈매가 마음에 안 들었다.
 
만일 정말로 가족이 각각 맡은 역할을 연기하고 있었다면, 이 소녀만 그들의 진짜 모습을 보고 있었던 셈이다. 빚 독촉에 괴로워하던 어머니의 모습도, 불확실한 장래에 두려워하던 형의 모습도, 이 소녀만이 신처럼 태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본문

 자신의 가정 환경이 버겁기만 했던 고스케는 집을 떠나는 그 순간부터 모든 책임은 부모님의 몫이라며 그들의 문제를 외면하고 있었다. 슌페이는 그 나름대로의 생각에 빠져 세상과의 타협보다는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가겠노라며 레이코의 마음을 쓰이게 했으며 좀처럼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할 줄 모르는 남편은 어느 새 집에만 오면 적막만을 유지하고 있는 채 레이코의 지갑에는 점차 대부 업체의 카드만이 쌓여가고 여기저기서 빚 독촉이 날라오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음에도 그 누구도 이 진실을 바라보고자 하는 이 없었던 이들에게 어머니의 병은 모든 것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는 시발점이 된 셈이다.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려가고 있는 레이코 앞에 서서히 드러나는 부모님의 부채를 보면서 7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어머니의 시간보다도 그들에게 드리운 돈의 무게가 이들 가족을 더 힘겹게 짓누르게 된다. 이 순간이 이 가족에게 드리운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인데, 아버지는 잠시 동안의 여행을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게 하고 슌페이는 엄마의 통장 속에 담긴 보험회사의 존재가 무엇인지 찾게 하고 고스케로 하여금 이 모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가장 가까이에 있던 미유키에게 자신의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는 등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견뎌가며 각자의 군도 속에서만 살고 있던 이들의 간극을 조금씩 줄어들게 하고 있었다.

 기적 같았다. 어머니만이 아니다. 겐타가, 미유키가, 아즈사가, 아버지가, 형이 있다. 이 집에서 어느 누구 하나 모자라지 않은 것은, 절대 당연한 일이 아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돌이켜보면 어머니가 쓰러지기 전에도 이랬다. 만나면 다들 즐겁게 웃고, 걱정 같은 건 없다는 듯 굴었다. 어머니가 빚을 졌을 줄은 상상도 못했고, 하물며 암에 걸렸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사람이 죽음과 등을 맞대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어머니가 쓰러졌던 그날까지는 잊고 있었다. 어머니가 위기를 넘겼다고 해서 가족의 삶이 즐겁게 막을 내린 것은 아니다. 다음 순간에는 또 누가 쓰러질지 모르고, 누가 큰 빚을 진 게 드러날지 모른다. 그러니 지금만이라도 웃어야 한다. –본문

 다시금 그들이 한자리에 모여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 모든 것이 기적이라는 느낌의 환호보다는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밀려든다. 7일이라는 시간을 넘어 54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들에게 이 시간이 계속되기만을 바라본다. 그들의 시간이 연장될수록 나에게 주어진 시간도 같이 연장되는 듯한 안도가 함께할 테니 말이다.

 

 

아르's 추천목록

 

안녕이라고 말할때까지 / 수전 스펜서 웬덜저


 

 

독서 기간 : 2015.01.1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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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5 : 심연의 리플리 리플리 5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그책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s Review

 

  36년이라는 시간을 걸쳐 전해지는 5부작의 리플리 연작소설은 현대 문학사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을 그리고 있는 톰 리플리를 전해주고 있으며 그는 범죄 소설 속 가장 완벽한 사이코 패스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고 한다.

 괴기 스러운 표지가 광기 스러운 무언인가를 전해줄 것만 같아 공포감과 과연 그 뒤에 숨은 주인공의 정체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안고서 마주한 이 소설은 만약 이 표지가 아니었더라면 그저 평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 시작은 너무 평범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프리처드 부부는 확실에 찬 표정으로 지나갔다. 데이비드 프리처드는 앞을 제대로 내다보지 않고 자신을 보며 운전하는 재니스에게 씩 웃어 보였다. 차가 벨 옹브르의 열린 대문 앞을 지나는 순간, 톰은 재니스에게 차를 멈추고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명령하듯 말하고 싶었다. 주먹을 불끈 쥐고 그들을 겁주고 싶었지만 그런 명령을 내릴 일은 없었다. 차가 이미 서서히 지나갔기 때문이다. 톰은 흰색 푸조 차량의 번호판이 파리 것임을 놓치지 않았다. -본문

 주인공인 톰 리플리는 아내와 함께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행을 준비하고 있던 그에게 디키 그린리프의 전화가 걸려오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분명 그가 죽였다고 생가했던 디키에게 아직 살아있다, 라는 목소리를 전해들은 것은 물론 주변의 프리처드 부부의 의심이 계속되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이 모든 것들이 그 부부가 꾸민 계략이라는 생각이 스치게 된다. 그리하여 리플리는 프리처드 부부가 누구인지에 대해 하나씩 찾아보게 되는데 그들은 생각보다 리플리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는 것에서, 그리고 그것이 리플리의 과거 행적이라는 것에서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되게 된다.

 이미 누군가를 죽인 그이지만 리플리에게는 그 어떠한 죄의식이 없다. 그저 과거 속 기억의 한 조각일 뿐 그는 오히려 상류 사회로의 진출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을 뿐, 과거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어떠한 죄책감마저 없이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만 그의 신경을 거슬리는 프리처드만이 현재 그의 눈엣가시일 뿐이다.

 남편인 리플리가 무언가 석연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고 그저 눈감고 있는 아내의 모습은 보는 내내 답답함이 밀려든다.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보다는 그저 안고 가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겠지만 톰이 지난날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가 말하는 과거의 범죄 현장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엘로이즈를 구해내야할 것만 같은 두려움이 밀려들게 된다

 톰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에드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프리처드 얘기를 엘로이즈에게 곧 알려야 한다는 생각일 것이다. 엘로이즈가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에 물어본다면 톰은 에둘러 대답하지 않을 참이었다. 엘로이즈가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아 그에게는 다행이었다. -본문

 수 년 동안 비밀을 안고 있던 유골이 모습을 드러내자 리플리과 프리처드는 모로코와 영국 등을 옮겨 다니며 숨기려는 자와 파헤치려는 자의 모습을 대조시키며 계속해서 오벼주고 있다. 리플리가 전 동료들에게 프리처드 부부에 대해 알리는 모습이나 가짜 그림을 그린 화가의 약혼자를 만나는 등 그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 보이는 리플리의 대범함은 그의 전반적인 성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현실을 부정하고 허구의 세계를 진실로 믿는 리플리 증후군을 알고 있는 그이기에 그에게 있어서 자신이 벌인 범죄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일까. 이 안의 톰은 그저 책 안에만 갇혀 영원히 살기를 바라게하는 섬뜩하면서도 그 때문에 정신없이 읽어내려간 이야기였다. 그 뒤의 톰이 또 어떠한 모습으로 등장할 것만 왠지 모를 두려움은 금새 잊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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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알사냥꾼 / 제바스티안 피체크저

 

 

독서 기간 : 2014.12.18~12.20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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