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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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학에는 예술을 가르치는 교수진이 있고, 그들은 수적으로나 대중의 눈으로나 예술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수만 명의 학자와 수백만 장의 논문은 '왜 인간은 예술을 추구하는가'라는 질문에 거의 어떤 답도 제시하지 못한다. 예술의 기능이 두터운 베일에 싸여 있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800쪽

첫째, 예술은 미적 심리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지위 심리를 반영한다. 진화생물학에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예술의 무용성이 경제학과 사회심리학에서는 너무 잘 이해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면, 배를 채워 주거나 비를 막아 주지는 못하지만 값비싼 재료, 오랜 세월의 훈련, 불명료한 텍스트에 대한 능숙한 이해, 또는 엘리트 계층과의 친분을 요구하는 장식품과 묘기에 돈을 쓰는 것보다 더 좋은 증거가 무엇이겠는가?-800쪽

소스타인 베블런과 쿠엔틴 벨은 취미와 유행에 대한 분석에서 소비, 여가, 위반을 통한 엘리트 계층의 광고물들이 하층 계급에 의해 모방되면 엘리트 계층은 모방하기 어려운 새 광고물을 찾아 나선다는 이론을 제시하는 한편, 이 이론이 아니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예술의 기이한 특성들을 적절하게 설명했다. 연대기적 호칭인 동시에 비판적인 용어이기도 한 단어들(고딕, 매너리즘, 바로크, 로코코)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세기에 호화로웠던 양식들이 다음 세기에는 낡은 것이 된다. 예술의 확고부동한 후원자들은 귀족과 귀족 계층에 속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8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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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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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서 얻을 희귀한 자원이 없는 경우에도 호전적 애국주의는 무서우리만큼 쉽게 촉발된다. 사회심리학자 앙리 타즈펠과 그의 동료들이 수행한 수많은 실험에서, 사람들은 예컨대 화면에 뜬 점들의 수를 과대평가하는지 과소평가하는지, 또는 클레의 그림을 좋아하는지 칸딘스키의 그림을 좋아하는지와 같은 우연하고 표면적이고 사소한 기준에 따라 두 패로 나뉜다. 각 패에 속한 사람들은 즉시 상대편 사람들을 싫어하고 더 나쁘게 생각하며, 자기 집단에 손해가 될 경우에도 그들에게 보상이 돌아가지 않게끔 행동한다. 이 즉흥적인 자민족 중심주의는 심지어 실험자들이 점이나 그림으로 하는 촌극의 막을 내리고 그들의 면전에서 동전을 던져 패를 나눌 때에도 발생한다!-789쪽

그로부터 나오는 행동상의 결과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한 권위있는 실험에서 사회심리학자 무자퍼 셰리프는 중산층 출신의 착실한 미국 소년들을 신중하게 선발해 여름 캠프를 연 다음 소년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스포츠와 촌극으로 경쟁을 붙였다. 며칠 내에 양 집단은 막대기, 방망이, 돌을 넣은 양말 등으로 상대방 집단을 습격하고 폭행하여 결국 소년들의 안전을 위해 실험자들이 개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7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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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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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비와 코즈미디스는 더 나아가, 마음에 설계된 우정의 감정들이 수많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소외와 외로움의 원천일 수 있다고 추측한다. 눈에 보이는 교환과 주고받기식 호혜는 우정이 없고 신뢰가 낮을 때 의존하는 낮은 차원의 이타주의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장경제에서 우리는 수도 없이 낯선 사람들과 호의를 교환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다른 인간들과 깊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어려움이 닥치면 쉽게 버림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우리에게 물리적 편안함을 주는 환경이 정서적으로는 우리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환경에서는 위기가 최소화되어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를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7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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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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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류의 이타주의처럼 친구 관계도 사기에 취약하다. 우리는 그 사기꾼들을 '좋은 날만의 친구 fair-weather friend'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부른다. 사이비 친구들은 가치 있는 사람들과 교제하면서 그로부터 나오는 이익을 거둬 가고, 그들 자신도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온정의 표시를 흉내 낸다. 그러나 빗방울이 떨어지면 그들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사람들에겐 좋은 날만의 친구를 솎아내도록 설계된 것처럼 보이는 감정 반응이 있다. 곤경에 빠졌을 때 도움의 손길은 대단히 감동적으로 느껴진다. 우리는 뭉클한 감동을 느끼고, 그 관대함을 결코 잊지 못하고, 또 그것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고는 못배긴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우정의 요점은 곤경에 빠진 친구를 구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7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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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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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 자신을 누군가에게 가치 있게 만들면 그 사람도 나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다. 내가 그(그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그(그녀)도 내가 곤경에서 벗어나는 것에 이해관계가(비록 이기적인 이해관계이지만)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그 사람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그들은 나를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한다, 나는 나의 재능이나 습관 때문에 그들에게 소중할 뿐만 아니라, 궂은 날에 그들을 곤경에서 구하는 일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소중하다, 내가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면 여길수록 그 사람은 나를 더욱 소중히 여긴다. 이렇게 계속되는 과정을 우리는 우정이라 부른다. 만일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왜 친구냐고 물으면 그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우리는 좋아하는 것이 같고, 서로를 위해 항상 옆에 있어 줄 것임을 안다."-7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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