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책세상 니체전집 1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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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견딜 수 있었겠는가, 아리스토파네스가 없었다면 말이다!

 

결국 그 누가 지금까지의 어느 위대한 음악가보다 훌륭한 창의와 발상, 말에 있어서 빠른 속도의 장인이었던 페트로니우스를 감히 독일어로 번역할 수 있겠는가 : ㅡ 우리가 그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내닫게 하면서 모든 것을 건강하게 만드는 바람의 걸음걸이를, 들이마시고 호흡하는 바람을, 바람의 자유로운 조롱을 지니고 있다면, 병들고 사악한 세계의 수렁이나 '고대 세계' 의 수렁이 결국 무슨 문제가 된다는 것인가! 저 신성하게 변용시키면서 보완하는 정신 아리스토파네스에 관해 말하자면, 그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에 있었던 그리스 세계 전체를 용서하게 된다. 그곳에 있는 모든 것에 용서와 변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가 가슴 깊이 이해했다고 전제한다면 말이다 : ㅡ 그렇기 때문에 저 다행스럽게도 전해져 내려온 사소한 사실보다 더 내가 플라톤의 비밀스러움과 스핑크스 같은 본성에 대해 꿈꾸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을 나는 알지 못한다 : 즉 우리가 그의 임종의 베개 밑에서 발견한 것은 《성서》도, 이집트의 책도, 피타고라스의 책도, 플라톤의 책도 아닌, ㅡ 아리스토파네스의 책이다. 플라톤 또한 삶을 ㅡ 그가 부정했던 그리스적인 삶을 ㅡ 어떻게 견딜 수 있었겠는가, ㅡ 아리스토파네스가 없었다면 말이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2장> 자유정신, 제2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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