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붕괴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05년 11월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하던 핵심 가치가 이제 생존과 양립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될 때 그 가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런 일이다. 그렇다면 과연 현실과 타협해 살기보다는 차라리 죽기를 원하는 때는 언제인가? ...... 이와 같은 모든 결정들은 도박에 가깝다. 기존의 핵심 가치를 고수하면 파멸에 이르게 될 것인지, 반대로 기존의 핵심 가치를 포기하면 생존할 수 있을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592쪽

아마도 한 사회가 생존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떤 가치관을 고수할 것인지, 어떤 가치관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관으로 대체할 것인지를 현명히 판단하는 데 있는 듯하다. 지난 60년간 세계 주요 강대국들은 다른 가치들은 보존하면서도 과거 오랫동안 중심적인 국가 이미지를 고수해왔던 가치를 포기해왔다. 영국과 프랑스는 수세기에 걸쳐 독립적으로 움직였던 세계 강대국의 역할을 단념했다. 일본은 군국주의 전통과 무력을 포기했다. 러시아는 공산주의라는 오랜 실험을 그만두었다. 미국도 실질적으로 인종 차별 합법화, 동성애 불법화, 여성의 종속적 역할, 성적 억압이라는 이전의 가치로부터 후퇴했다(완전히 후퇴한 것은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적인 정체성을 지니고 있는 목축 사회라는 자신의 지위를 재평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593쪽

따라서 이런 어려운 결정을 내릴 용기를 지니고 있고 또 도박에서 이길 수 있는 행운을 가진 사회와 개인이 성공에 이르는 듯하다. 오늘날 개별 국가가 아닌 세계 전체도 환경 문제를 놓고 유사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59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